하나님이 주신 봄절기를 맞았더라면 - [8대교재교본] 말씀선집031권 PDF전문보기

하나님이 주신 봄절기를 맞았더라면

이러한 문제를 두고 볼 때, 오늘날 환경이 정상적으로 갖추어진 봄날의 이 한 자리가 얼마나 중차대하고 절박한 자리인가 하는 것을 다시 한번 우리는 알아야 되겠습니다. 하나님이 바라셨던 것은 우리 인간이 본연의 봄절기를 맞이하는 것이었음을 우리는 다시 한번 상기해야 되겠습니다.

우리는 봄절기를 맞이할 때 자연 가운데 꽃이 만발해 있는 것을 연상하게 됩니다. 그러면 하나님을 중심삼은 인간 자체는 온 천하만상에 있어서 하나의 꽃과 같은 존재들이 아니었겠느냐? 그런 꽃과 같이 되었어야 할 인간이 어떻게 해서 이렇게 되었느냐 하는 것이 문제입니다.

꽃이 있다면 그 꽃은 아름다워야 할 뿐만 아니라, 그 아름다움 가운데는 짙은 향기가 깃들어 있어야 합니다. 우리 인간도 꽃과 마찬가지로 무한한 아름다운 미를 갖춤과 동시에 무한한 향기를 내포해야 합니다. 그래서 사방으로 발산하는 향기를 맡고 나비와 벌들이 자연히 날아들 수 있는 하나의 주체적인 기반을 가진 자체가 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인간은 모든 피조세계의 봄동산 가운데에 하나의 꽃과 같은 존재가 되어야 합니다. 이처럼 인간이 꽃의 구실을 하기 위해서는 나비와 벌의 활동을 필요로 합니다.

우리는 하나님께서 인간세계를 지음과 동시에 천사세계를 지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면 천사세계는 어떠한 세계인가. 인간이 하나의 결실을 위해서 꽃과 같은 존재로서의 미를 갖추고 향기를 풍기며 나타나게 될 때에, 비로소 사랑의 보금자리가 갖추어지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생명력은 거기에서부터 출발하게 되고, 모든 생명의 인연을 가진 존재들이 거기에서부터 화동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이처럼 화동할 수 있게 되는 기원이 바로 인간이라는 것입니다.

그런 인간을 중심삼고 하늘에 있는 천군천사들이 나비와 벌같이 인간과 서로 주고 받을 수 있는 화동의 주체권을 이루게 되면, 그야말로 하나님이 기뻐하시고 인간이 기뻐하고 천사가 기뻐하며 온 피조만물이 사랑에 잠긴 화동의 꽃동산이 되었을 것이고 봄잔치가 시작되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럴 수 있는 인간의 가치는 어디에 갔는가? 만일 그러한 인간이 되었더라면 얼마나 영광스러울 것이며, 무한한 가치를 지닌 자기 자신을 얼마나 존중시할 것인가? 그런데도 불구하고 그런 본연의 자세를 잃어버린 우리 인간은 역사시대에 있어서 탄식과 절망과 자포자기의 역사노정을 지금까지 끌고 나온 것입니다. 그래도 인간은 미래의 실낱 같은 소망의 한 점을 바라보면서 선이라는 거룩한 푯대를 세워 가지고 싸워 나왔습니다. 지금까지 그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석양길을 향하는 만추의 계절을 맞이한 역사적인 종말시대에 처한 인간들의 운명이 얼마나 비참한가 하는 것을 우리들은 다시 한번 생각해야 되겠습니다.

사랑의 품에 안기어서 어머니의 젖을 흠뻑 먹고, 어머니의 마음속 깊이에 있는 심정을 뼛골에까지 느끼며 영원한 생명력을 일생 동안 지니고 살아야 할 내 모습은 어떻게 되었는가? 우리 인간은 그처럼 끊을래야 끊을 수 없는 애정적인 터전을 갖지 못한 불쌍한 인류가 되어버렸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우리의 형제끼리는 부모의 혈육과 인연맺고 태어나서 한 종족이 되어야 했는데 그 반대의 결과를 이루어 놓았던 것입니다. 그래서 수천년 역사과정에서 서로 서로가 골육상쟁으로부터 민족 국가를 넘으면서 전쟁을 통하여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 가고 망해 갔던 것입니다. 피를 흘리게 하며 피를 흘렸던 것입니다. 이러한 사실을 두고 볼 때에, 우리 인간은 이런 역사의 배후에 있어서 하나님 앞에 충을 드릴 수 없는 인연을 거친 비참한 인류였던 것입니다.

우리는 지금 당장이라도 내일의 소망을 품고 인간으로서 갖추어야 할 무한한 내적인 가치를 자랑할 수 있는 입장에 있지 못합니다. 현실의 입장은 스스로 믿을 수 없는 시점에 놓여 있고, 내일의 소망을 가질 수 없고 앞으로 가야 할 길에 있어서도 두려움이 우리를 가로막고 있습니다. 이러한 처지에 놓여 있는 자체인 것을 생각하게 될 때에, 만일 이러한 자리에서 인간이 스스로 탄식하고 자포자기해 가지고 스스로를 부정하는 자리에 들어가게 된다면 이 이상 비참한 일이 어디 있겠느냐 하는 것입니다.

그런 자리에서 생각하게 되면 하나님도 없는 것이요, 이 자연은 왜 생겨났으며, 또한 이 우주는 무엇 때문에 있느냐 하는 문제를 생각하는 것이 도리어 귀찮을 것입니다. 또한 인간이 슬픔의 존재가 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나타나는 모든 환경, 보여지는 세계의 모든 정경은 반박의 대상이요, 혹은 규탄의 대상이 된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런 무한한 탄식의 조건으로 우주가 생겨났다고 생각할 수 없습니다. 하나의 목적이나 하나의 결실을 향하여 움직이는 이 계절의 형태를 바라보게 될 때에 그러한 결론을 가져 가지고는 이 자연과 환경을 대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오늘날 인간들의 모습이 정상적인 모습이 아니라, 비정상적인 모습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