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 - [8대교재교본] 말씀선집051권 PDF전문보기

하늘이 가는 길

[기 도]

아버님, 1971년도도 이제 40여 일을 남기고 있사오니, 이 기간을 아버지께서 지켜 주시옵길 바라옵니다.

'승리적 통일기반 확보' 라는 표어를 바라보고, 이해를 아버지의 뜻에 합당할 수 있는 해로 거두어들이기 위해서 저희들은 부족한 정성들을 모아 10여 개월을 지내고 이 자리에 당도했습니다.

아버님, 어린 것들을 이끄시기에 얼마나 수고하셨사옵니까? 미숙한 것들을 가누시기에 얼마나 수고하셨사옵니까? 아버지께서 이 미급한 것들을 목적의 자리까지 재촉하시기에 노고가 얼마나 많으셨다는 것을 생각 하게 될 때에, 아버님을 대할 적마다 항상 부족한 것이 저희 자신들인 것을 이 시간 다시 한 번 생각해야 되겠습니다.

아버지의 사랑이 임하는 곳에 진정한 아들이 있는 것을 생각하게 될 때에, 당신이 마음으로 그리워 찾아오는 당신의 참다운 아들의 모습이 기쁜 자리에 있어야 할 텐데도 불구하고, 그런 자리에 서지 못한 자녀들을 찾아오시는 아버지의 마음은 늘쌍 외로와야 되고 늘쌍 슬퍼야 되는 것을 생각하게 될 때, 그런 아버지를 아는 저희들은 어서 속히 한스러운 복귀의 노정이 지나가기를 바라고 있나이다.

개인을 찾아 싸워 나오시던 아버지의 슬픔의 길도, 가정을 찾아 민족을 찾아 국가를 찾아 나오시던 아버지의 수난의 길도 저희들은 잘 아옵니다. 수많은 생명을 잃어 가면서 세계적인 최후의 승리의 길을 다짐하시던 아버님이 절대적인 각오를 하고 절대적인 승리를 결정하려는 신중한 자리에 서실 적마다, 땅 위에 있는 인간들은 항시 당신의 바람 앞에 상대의 자리를 결정하지 못한 채 올라갔다가는 떨어지고 가다가는 지쳐서 후퇴하는 일들이 얼마나 많았사옵니까? 아버님, 저희들도 그와 같은 운명길을 따라서 이 자리까지 찾아왔습니다.

오늘날 아버지 품안에 있는 것을 자랑할 수 없는 스스로의 모습을 바라보게 될 때, 또 나머지의 길을 지켜야 할 책임이 저희 앞에 있는 것을 생각하게 될 때, 타락한 인간들은 언제나 타락권내의 환경을 벗어날 수 없는 것이요, 습관성과 그 인연을 벗어나기 힘든 것을 잘 아시는 아버지, 그러한 환경을 벗어나게 하기 위하여 개인을 몰아내신 아버지의 입장이 참으로 불쌍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끼옵니다. 그 몰림 받은 개인을 따라 나서는 과정이나마 아버지께서 사랑하고 품고 갈 수 없는 한스러운 복귀의 길인 것을 알고 있습니다.

수를 가하여 가게 될 때는 원수들이 진을 치고 막아 같이 갈래야 같이 갈 수 없는 길이기에 항상 헤쳐 놓고 자기 스스로 가려 가게 하지 않으면 안 되었던 수난의 길, 아버지의 노고의 노정을 저희들이 생각하게 될 때, 저희 눈앞에 보이는 높은 산정이 있으면 그 산정은 당신이 가야 할 길을 대표한 것임을 연상하지 않을 수 없사옵고, 험한 행로가 있으면 복귀의 행각의 노정에 있어서 슬프신 아버지의 정성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사오며, 또한 그것이 인생의 길을 걸어가고 있는 저희의 환경이요, 사정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할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당신의 마음대로 갈 수 없는 노정인 것을 생각하게 될 때, 늘쌍 승리권에 서서 만민을 통치하는 권위의 자리에 계심에도 불구하고 그 모든 것을 뒤에 두고 수난길을 따라서 타락한 인생들을 수습하면서 오시는 아버지의 비참함을 저희는 진정한 의미에서 동정해 드리지 못하였습니다. 당신이 걸어가시는 도상 앞에 당신의 슬픔을 제거시키기는커녕 고통과 비참을 가해 주었던 역사과정의 선조들을 저희들은 연상하게 되옵니다.

그러한 선조들의 혈통을 이어받은 후손들인 것을 자인하게 될 때, 오늘날 처해 있는 초췌한 자기의 모습이 불쌍하다면 불쌍한 모습이요, 처량하다면 처량한 모습이요, 그 누구도 사정을 보아 줄 수 없는 자신의 모습인 것을 느끼게 되옵니다. 하늘에 계시는 저희 아버님은 이와 같은 무리를 찾아오셔서 이 길을 가야 된다고 얼마나 재촉하셨는가 하는 사실을 느끼게 될 적마다, 가기는커녕 도리어 짐을 가해 드리던 저희 자신들이었음을 생각하게 되옵니다.

아버님, 해가 가고 때가 지나감에 따라 당신 앞에 효의 도리를 세우지 못할까 봐 염려하는 무리들을 그리워하셨다는 사실을 생각하게 될 때, 과연 불쌍하신 분은 아버지이심을 저희들은 진정으로 알아야 되겠습니다. 타락한 인생을 맞은 그날부터 수난의 나그네의 생활을 계속하시던 아버지의 사정을 돌아보고 다시 한 번 저희 스스로를 회고해 보게 될 때, 당신 앞에 면목없는 무리인 것을 자인하지 않을 수 없사옵니다. 그와 같이 역사노정을 이끄시어 복귀의 한계선까지 끌어오기 위해 얼마나 얼마나 수고하신 아버님이신가를 생각하게 될 때. 저희는 허리띠를 졸라매고 아버지 앞에 결의하고 나서지 않으면 안될 자신들인 것을 다시 한번 발견해야 되겠습니다.

내 손이 쉬기를 바라는 자리에는 아버님의 손길이 가해진다는 것을 알아야 되겠습니다. 내가 가야 할 발걸음을 주저하는 자리에는 아버지의 눈물의 발자국이 남아진다는 것을 저희들은 늘 생각해야 되겠습니다. 내 몸이 쉬기를 바라는 자리에서는 아버님께서 나를 업고 험한 골짜기와 산정을, 수많은 수난을 넘어야 되는 것을 알고, 복귀의 운명길에 들어서신 아버지를 저희들은 동정해야 되겠습니다. 아버님이 쉬시기 전에는 쉴 수 없는 인간이 되어야 될 텐데도 불구하고, 쉬지 못하시는 아버님을 더욱더 쉬지 못하시게 하는 불쌍한 것들이 우리 인류였고 저희들 자신인 것을 느껴야 되겠습니다.

저희가 편안한 한날을 맞아 가지고 활기찬 자세로 웃어 보는 자리에서도 그 웃을 수 있는 자리를 기쁨으로 맞이할 수 없는 아버지이시요, 도리어 그 웃음길을 통하여 사탄의 조종과 저주가 남아질 것을 염려하시는 아버지이신 것을 생각하게 될 때, 얼마나 심각하고 얼마나 기막힌 사정으로써 저희를 다짐하게 하시지 않으면 안 될 아버님인가를 생각할 적마다, 불쌍한 분은 아버님이요 고독한 분도 아버님이요 비참한 분도 아버님인 것을 느끼게 되옵니다.

생사의 접경에서 자유의 모습을 가리지 못하여 우왕좌왕하는 입장에서 아버님이 찾으시는 하나의 모습, 아들과 딸을 그리워해야 할 아버님이라는 것을 생각할 적마다, 그런 정상을 참작하지 못하는 저희들로서는 아버님의 심정을 바랄 수 있는 입장이 못 된다는 것을 느끼게 되옵니다. 그러나 아버지로부터 버려지면 저희들은 원수들 앞에 찢길 것이고 원수들 앞에 제물로 사라진다는 것을 생각하게 될 때, 이 길은 포기할 수 없는 복귀의 길이요 포기할 수 없는 인생길인 것을 알았기 때문에 수많은 선조들은 죽을 고비를 넘나들면서도 이 길을 이어왔다는 사실을 생각할 때, 아버님이 가시는 그 길을 따라가는 길은 용이한 길이 아닌 것임을 느끼게 되옵니다.

그러나 용이한 길이 아니더라도, 그 길이 아무리 험하고 길다 하더라도 인간들에게 있어서는 그 길이 일생, 일세기 이내에 멎어지는 길이지만, 아버님에게는 수천년 역사의 고비를 넘고 또 넘어야 할 책임이 있었사옵니다. 그러기에 아버지의 그 책임이 얼마나 지중한가를 생각하게 될 때, 저희 자신 앞에 가중되는 십자가가 아무리 과중하고 크다 하더라도 아버지의 노정을 확실히 알고 당신의 아들딸이 됐다는 것을 자인할 적에, 그 길은 아니 갈래야 아니 갈 수 없는 인생길인 것을 깨닫는 저희들이 되어야만 되겠습니다.

그러한 자리에서 아버지의 뒤를 따라가는 길이라는 것은 눈물의 길이요 고통의 길이요 한숨의 길이 아닐 수 없는 것을 생각하게 될 때, 신앙 길을 더듬어 나오면서 이 땅 위에서 행복을 그리는 그 자체가 어리석다는 것을 저희들은 깨달아야 되겠습니다.

아버님의 존영을 바라보게 될 때, 과연 수십억 인류를 당신의 나라에 이끌어들이지 않으면 안 될 책임이 당신에게 있다는 것을 저희들이 생각 하게 될 때, 내 한 생명이 언제나 당신 앞에 지름길로 달려가지 못하는 생활과 생애노정을 더듬어 온 것을 보게 될 때, 저희가 가는 길을 가로 막고 가로질러서 저희를 이끌어야 할 아버지의 입장이 얼마나 불쌍한가를 저희들은 느껴야만 되겠습니다.

아버지 이 시간, 여기에 모여든 어린 자녀들을 굽어살펴 주시옵소서. 저희 마음에 무엇을 지니고 있는가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 되겠습니다. 저희 자신들이 어떠한 길 모퉁이에 서 있으며, 어떠한 형상으로 가고 있는가를, 다시 산 자의 입장에서 응시하지 않으면 안 되겠습니다.

내가 어떠한 자리에 서 있으며 어떠한 길을 가느냐 하는 문제를 두고 볼 때에, 하늘 것이 아니면 안 될 것을 저희들은 아옵니다. 지팡이를 짚더라도 하늘이 넘겨 준 지팡이를 짚지 않으면 안 될 것이고, 옷을 입더라도 하늘로부터 이어받은 옷을 입지 않으면 안 될 것입니다. 생활하는 모든 일체가 하늘과 화합되지 않고는 어느 때 원수의 화살에 맞아 쓰러질까 염려되는 저희의 자리가 아닐 수 없다는 것을 생각하게 될 때, 그야 말로 조심스러운 인생길이요, 신앙길이요, 복귀의 행각의 노정인 것을 생각하게 되옵니다. 나는 어떠한 자리에 섰느냐 하는 것이 문제가 아닐 수 없사옵니다.

아버님이여, 깊은 심정으로 아버지를 사랑하고, 마음을 다하여 아버지를 그리워하고, 심정을 기울여 당신의 거룩하심을 찬양할 수 있는 그런 때가, 자기 생애에 있어서 모든 것을 잊고라도 그럴 수 있는 때가 있었느냐고 묻게 될 때, 그런 때가 없었거들랑 불효막심한 자식이었던 것을 다시 한 번 회개해야 되겠습니다.

아버님과 저희들 사이에 한치의 거리를 남겨 놓고 붙들어야 할 손이 맞붙여지지 못하는 순간에 서 있다는 것을 느끼는 자리에 얼마나 있었느냐 할 때, 자기 일신이 죽음의 구렁텅이에 떨어지는 한이 있더라도 아버지의 손길을 붙들기 위하여 죽음을 각오하고 나서는 때가 있었느냐고 반문하게 될 때에, 저희는 그러한 때가 없었지만 아버님은 얼마나 얼마나 그런 때가 많았었는가를 생각하게 될 때, 과연 아버지 앞에 부끄러움밖에 갖지 못하는 자신들인 것을 자인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아버지, 이 시간 찾아오시옵소서. 저희의 부족한 마음들을 당신이 점령해 주셔야 되겠습니다. 부디 부디 저희가 사탄에게 삼켜지게 되어서는 안 되겠사오니, 아버님만이 주관하시고 아버님만이 임재하시옵소서. 내일의 승리를 바라는 무리가 되고 오늘의 험산준령을 타개하는 데 있어서는, 자신의 일체를 희생시켜 가면서 오늘 이 시간을 사수하는 무리가 되어야 된다는 것을 저희들이 다시 한 번 깨달아야만 되겠습니다.

철모르는 사이에 한 해가 가고 십년이 지나가고 청춘시대와 장년시대가 지나고 장년시대가 노년시대로 바뀌어 인생의 석양길, 혹은 숙명길을 바라보는 그런 길 앞에서 아버님으로부터 위로 받을 권한을 갖지 못하고 승리의 자기 자신을 발견하지 못하는 덧없는 자리에 서 있다 하게 될 때는 얼마나 비참한 인생이 되는가 하는 사실을 생각하게 될 때, 오는 청년시대가 무서운 것임을 느껴야 되겠고,오는 장년시대가 무서운 것임을 느껴야 되겠습니다. 노년시대가 찾아와 황혼길에 접어드는, 인생의 마지막을 바라보는 그 자리가 두려운 자리라는 것을 느껴야 되겠습니다.

그때가 오기 전에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죽고 죽고 또 죽는 한이 있더라도 슬픔의 최후를 남기지 않겠다고 모진 싸움에서의 승리를 다짐하는, 아버지의 마음속에서 사라질 수 없는 아들딸이 되고. 당신이 점령한 고지를 지키는 하늘의 용사들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 가지고 여기 불초한 몸들이 아버지 앞에 부복하였사오니, 저희의 연약한 손길을 다시 더듬으시사 붙들어 주시옵고, 저희의 고독한 몸들을 아버지께서 찾아와 안아주시옵소서.

아버지, 저희들은 당신의 입김으로부터 나오는 말씀과 권고의 사연을 듣고 당신이 바라시는 소원을 저희의 소원으로 이어받아야 되겠고, 당신이 승리를 다짐하신다면 그 승리의 도상에 일치될 수 있는 하늘의 용사가 되어야 되겠고, 당신의 최후의 승리의 영광과 당신의 최후의 결정을 다짐하는 판정의 노정이 있다 할지라도 저희들은 그 길을 선택해야 한다는 것을 생각하게 될 때, 그것이 그러한 복귀의 노정을 아시는 당신이 말씀하신 살고자 하는 자는 죽고 죽고자 하는 자는 산다는 사실을 과히 짐작할 수 있는 길인 것을 알겠나이다.

아버님, 이제 부족한 저희의 마음들을 수습하시고 이 아침을 기억하여 주시옵소서. 이제 11월 중순을 또다시 맞이한 이때에 당신의 사랑으로 더욱 같이하여 주시옵소서. 남아진 이해를 빛나고 영광스럽게 하기 위해 당신의 터전 위에서 최후의 길을 지키고 나서는 무리가 되게 하여 주옵기를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옵니다.

전국에 널려 있는 어린 자녀들을 기억하여 주시옵고, 일선에 나가 있는 어린 딸들을, 아버지, 지켜 주시옵소서. 이 나라 이 민족의 운명을 아버지, 보호하여 주시옵소서. 준비하지 못하는 백성은 불쌍한 백성이 된다는 것을 저희들은 알아야 되겠사옵니다. 준비하지 못하는 가정이나 개인은 불쌍한 무리가 된다는 것을 알아야 되겠습니다.

안일 도식하는 자리에서는 평화의 기원이 있다 하더라도 그것은 자기가 가질 수 있는 것이 되지 못하는 것이요. 승리의 권한이 있다 하더라도 자기가 공고한 승리의 자리 위에 설 수 없다는 것을 생각하게 될 때, 여기에 모인 당신의 자녀들만이라도 스스로 책임을 다하여 아버지 앞에 은사를 갚아 드리고 남아지는 것을 자기 것으로 만들기 위하여 싸움의 길, 수난의 길도 달갑게 가는 모습들이 되어야 될 것을 다시 느끼오니, 부디 부디 당신이 가는 길 앞에 일체를 맡기고 의논하고 따라가는 무리가 되게 하여 주시옵소서.

저희들이 충성하여 당신의 뜻을 헤아릴 수 있는 자리에 섰거든 모든 짐을 짊어지고 가야 하는, 가고 싶지 않은 길을 당신이 저희들 앞에 맡기지 않으면 안 될 사연이 있다는 것을 생각하게 될 때, 이것을 아는 저희들이 그런 길을 원치 않는 자신들이 되었다면 이 이상 부끄러움이 없다는 것을 느껴야 되겠습니다.

내 몸이 으스러지고 마음이 상심되더라도, 아버지를 중심삼고 그러하기를 바라는, 효자의 인연을 따라가고 효녀의 인연을 따라가는 통일의 무리들이 되게 하여 주옵기를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옵니다.

아버지, 지금 수택리에는 대학가의 무리들이 모여서, 이 시대적인 사명을 결정하는 기로에 서서 수련을 받고 있사오니. 그 자리에 친히 같이하여 주시옵소서. 그들이 얼마나 수고로운 역경을 거쳐 가지고 그 자리까지 찾아왔사옵니까? 이 나라와 접하고 대학가와 최후의 고비를 넘어야 할 이런 숨 가쁜 시점에 놓인 것을 생각하게 될 때, 내일의 이 나라 운명을 가름지어야 할 그 젊은이들을 아버지께서 품고 길잡이로 할 수 있는 때가 이제 다가왔사오니, 당신이 원하시는 뜻대로 당신이 그렇게 바라던 승리의 그 한 길로 수습하시사, 내일의 소망을 드높이고 영광을 다짐할 수 있는 대한민국의 한날이 어서 속히 오게 하여 주옵기를 간절히 부탁하고 원하옵니다.

아버지,1971년도도 이제 석양길을 달리고 있사옵니다. 여기서 저희들이 각각 지니고 있는 염원이 무엇이며 남긴 선물이 무엇이며 짐이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될 때, 아무것도 갖지 못한 가벼운 몸을 가진 무리가 되어서는 안 되겠습니다, 나라를 바라볼 때 숨 가쁜 짐을 짊어지고 있는 것을 느끼고. 교회를 바라볼 때 역시 수난의 피를 흘리지 않으면 안 될 입장에 선 것을 느끼고, 자기의 가정과 개인에게 남아진 십자가를 다 청산짓고, 교회와 나라를 위하여 일신 전체를 바치고 나서야 할 시급하고 위급한 시대에 처해 있는 것을 느끼게 되옵니다.

아버님이여, 당신이 대한민국을 삼팔선으로 갈라 놓았사오니 삼팔선을 아버지께서 치워 주시옵소서. 남북이 갈라져 가지고 숱한 심정적인 사연이 엇갈리고 있는 것을 알고 있사옵니다. 북녘 땅을 바라보면서 눈물짓는 사람도 많을 것이고, 또한 이 시간 이북에도 남녘 땅을 바라보면서 한스러운 환경에서 신음하고 있는 무리들이 있을 것을 생각하게 될 때, 불쌍한 이 대한민국의 운명을 이와 같은 비참으로 끝나지 말게 하여 주시옵소서. 저희들을 당신 앞에 이끄시어 민족적 회개의 때가 오게 하여 주옵기를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제물이 되어야 할 책임을 짊어진 무리가 있어야 될 것을 생각하오나, 지금까지 그러한 그 어떤 단체도 그 어떤 종교 단체도 없었다는 것을 저희들은 여실히 알고 있습니다. 기성교단도 그러한 무리가 아닌 것을 알고 있습니다. 보잘것없는 저희들이 아니면 안 된다는 이 엄청난 사실을 생각할 적마다, 저희들이 가는 이 길 앞에 가중된 십자가의 노정이 아버지와 더불어 있어야 된다는 것을 알게 되옵니다. 그 십자가의 노정을 기꺼이 책임지고 나서겠다는 격동되는 마음을 가질 수 있는 비참한 곤경의 자리가 없어 가지고는 안 된다는 것을 생각하게 될 때, 오늘날 일신의 안일을 바라는 자들이 있사오면 아버지 앞에 면목 없는 무리들밖에 되지 못한다는 것을 느껴야만 되겠습니다.

아버지, 여기에 모인 무리들은 아버지와의 인연을 두터이 하고 아버지의 분부를 받기 위해서 모였사옵니다. 저희의 빈 마음 가운데 아버지의 은사만이 꽉차게 하여 주시옵고, 저희의 소심한 마음 위에 강한 아버지의 마음이 임재하시어서, 암흑의 자리에서 방황하던 저희들이 해방의 함성을 지를 수 있는 기쁨의 모습을 갖추어 가지고 최후의 결전장을 향하여 힘차게 달려가는 아버지의 믿음직스러운 자녀들이 될 수 있게끔 권고하여 주시옵소서. 그렇지 못하게 될 때는 아버지께서 또 슬퍼하신다는 것을 저희들은 느끼면서, 빛을 남기고 가는 무리가 되는 것이 아니라 진 빚을 청산짓고 뭇사람에게 빛을 지우고 가는 당신의 자녀들이 될 것을 다짐하게 하여 주시옵소서.

전국에 널려 있는 자녀들을 이 시간 굽어 살피시옵고, 해외에 널리어서 분투하고 있는 어린 자녀들을 이 시간 당신의 심중에 기억하시옵소서. 어두운 이 땅, 험악한 이 땅 위에 당신이 안식할 수 있는 터전을 그 누구도 모르는 고요한 자리에서 개척하게 하여 주시옵기를 재삼 부탁드리옵니다. 모든 것을 맡으시옵소서. 참부모님의 이름으로 아뢰었사옵나이다.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