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결에서 화해시대로 전환되는 국제정세 - [8대교재교본] 말씀선집198권 PDF전문보기

대결에서 화해시대로 전환되는 국제정세

우리 모두 제2차 세계평화를 위한 정상회의에 함께 참석하여 '한국의 통일과 동서 협력' 이라는 주제를 놓고 논의할 수 있게 된 것을 무척 기쁘게 생각합니다. 또한 본 정상회의의 개최와 동시에 지난 7년 동안 라틴 아메리카의 화합과 단결이라는 면에서 엄청난 업적을 쌓은 단체로서 흔히 아울라(AULA;The Association for the Unity of Latin America)로 불리는 중남미 통합기구의 제8차 회의도 개최하게 되어 더욱 기쁘게 생각하는 바입니다.

본인은 본 회의가 개최되는 이 시점이 갖는 의의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시점은 1990년의 시작이요, 새로이 열리는 1990년대의 시작이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10년 후면 서기 2000년을 맞이하게 됩니다. 우리의 생애 중에 새로운 세기의 시작을 우리는 목격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중요한 시기에 살면서 인간생활의 극적인 변화를 목격할 뿐만 아니라 인간생활을 변화시키는 그 사건들을 실제로 만들어 나간다는 사실의 중요성을 우리는 느껴야 합니다. '새로운 세기는 진정한 평화의 세기로 특징 지울 수 있었으면…'하는 것은 우리 모두의 공통된 염원입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향후 10년 동안 많은 도전을 극복하고 노력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오늘 이 자리에서 개회하는 세계평화를 위한 정상회의와 아울라(AULA)는 향후 10년 동안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야 합니다. 지금까지 평화를 달성하기 위해 기울여 오신 여러분들의 노고와 업적에 심심한 치하의 말씀을 드리며, 동시에 여러분들께서 1990년대에도 계속해서 평화의 투사가 되시도록 독려하고자 합니다.

제2차 세계대전의 종전시부터 약 40여 년의 기간은 서로 정반대로 대립하는 이데올로기를 숭앙하는 두 진영간의 대결의 시대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사람들간의 분쟁 및 국가들간의 분쟁이 수없이 많았으며, 군비의 지출도 계속 경쟁적으로 증가시켜 왔습니다. 이 시기에 사람들이 마음속으로 평화를 느낄 수 있었던 순간은 사실 없었습니다.

그런데 1985년부터 고르바초프가 소련의 정권을 잡고 일련의 변화를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소련 내에 더 많은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고 소련 경제의 구조적인 개편을 단행하였으며, 그보다 더 중요한 것으로서 그는 브레즈네프 독트린을 부인했습니다. 짧은 기간 내에 소련 진영에서는 극적인 정치적 변화가 매일매일의 다반사로 되었습니다.

지난 몇 달 동안 우리는 폴란드, 헝가리, 동독, 체코슬로바키아, 불가리아, 그리고 마침내는 루마니아까지 민주화가 되는 것을 목격했습니다. 이 사건들을 뒤이어 동서 대결의 상징인 베를 린 장벽이 허물어졌습니다. 그 후로 화해의 새로운 시대가 열려 오고 있습니다.

우리로 하여금 새로운 협력의 시대를 맞이할 수 있도록 이러한 건설적인 변화를 주도할 수 있었던 용기와 지도력을 갖춘 고르바초프 서기장에게 본인은 진심으로 치하의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본인은 개인의 인권을 존중하고 경제개혁과 그리고 더욱 중요한 신앙의 자유를 실현하고자 하는 소련의 참된 노력을 지지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여러분께서도 이미 알고 계신 바와 같이 본인은 중화인민공화국과 함께 일할 것을 언약한 바 있습니다. 이 거대한 국가는 세계 인구의 4분의 1이 되는 인구를 갖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13억의 중국인을 빼놓고서는 세계의 평화를 논할 수 없다고 봅니다. 필요한 고용창출, 기술제공 및 소득향상을 돕기 위하여 본인은 지금 중국에 세계 최대 규모의 자동차 조립공장을 건설하고 있습니다. 이는 우리의 세계 평화를 이루기 위한 노력의 일환인 것입니다.

또한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본인은 1981년에 국제평화고속도로 프로젝트에 착수했습니다. 이 고속도로가 완공되면 승용차로 도쿄에서 런던까지 갈 수 있게 됩니다. 본인은 지금 일본, 한국, 그리고 중국 정부와 이 프로젝트에 대해 진지한 논의를 하고 있으며, 소련도 이것을 환영해 주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물론 이것은 아주 고차원적인 꿈입니다. 그런데 모든 위대한 일은 꿈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사람이 달 위를 걷는다는 것은 아무도 꿈조차 꾸지를 못했었습니다. 그러나 앞을 내다보는 비전과 근면과 노력의 결과로 그것이 현실로 다가왔던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국제평화고속도로도 꿈이 아니라 현실로 되어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