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 - [8대교재교본] 말씀선집008권 PDF전문보기

기 도

아버지여! 청춘시대가 지나가는 것이 서글프다 하오나 아버지를 향하여 타오르는 우주사적인 정열을 갖지 못한 것을 한하지 않을 수 없사옵니다.

아버님, 피살의 인연이 역사와 더불어 시대와 더불어 있고, 미래에도 연결되어 나가는 어마어마한 순간에 제물로 나타난 저희임을 알게 하여 주시옵소서. 저희들이 지금까지 무엇을 위해 살았사옵니까? 과거나 현재는 어떠하였으며 미래는 어떻게 되겠사옵니까? 이것이 간단한 문제가 아님을 이들이 오늘 말씀을 들어 알았을 줄 아옵니다.

목적을 찾아가야 할 인간이요 목적을 이루어야 할 이때이옵니다. 아버지께서는 그 목적을 성취하여 인간을 사랑하셔야 할 아버지이시지, 저희만을 위하여야 할 아버지가 아니옵니다. 그러나 저희가 슬픔을 당하면 같이 슬퍼하시고, 저희가 통분해하면 같이 통분해하시고, 몇 천년의 역사적인 슬픔에 시대적인 슬픔을 가하여 느끼시며 미래의 슬픔도 감당하셔야 할 입장에 계신 아버지이심을 아옵니다. 아버님! 얼마나 수고하셨사옵니까. 얼마나 그리워하셨사옵고 얼마나 참으셨사오며 얼마나 지치셨사옵나이까? 자신이 비록 상처를 입고 험한 자리에 있을지라도 그것을 잊어버리고 아버님의 수고 앞에 자기도 모르게 눈물 흘려야 할 인간이온데, 타락한 인간들은 이 사실을 알지 못하고 있사옵니다.

아버님, 이들을 그런 자리까지 어떻게 끌어올려야 할 것인가가 문제이옵니다. 저희의 모든 것을 다 잃어버리고 모든 것이 밟히는 한이 있더라도 그것을 위하여 일할 수 있게 하여 주시옵소서. 그리하면 저희의 마음이 기울어지고 몸도 허덕이며 가고 싶어하는, 심정이 머물고 싶어하는 그 곳을 갈 때가 올 것입니다. 그 곳을 저희의 마음이 갈래야 갈 수 없고 몸이 갈래야 갈 수 없고 심정이 갈래야 갈 수 없는 것은 아버지를 모르는 연고이옵니다. 역사적인 아버지요 시대적인 아버지요 미래적인 아버지이심을 아는 자가 있다 할진대, 몸이 천만번 찢긴들 어이 안 가겠사오며, 마음에 억천만번 슬픔을 당한들 어이 안 가겠사옵니까? 이러한 것을 느낄 줄 아는 참다운 효자 효녀의 정열을 가진 아들 딸들을 아버지께서 고대하신다는 것을 오늘 여기에 모인 당신의 아들 딸들이 알게 하여 주시옵기를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옵나이다.

오늘 이 교단, 이 교회를 따르는 이들은 슬픈 자리에 있사옵니다. 외로운 자의 길을 따르는 이들은 외로운 행로, 처참한 행로를 가야 하고, 눈물을 지어야 할 처지와 환경에 있음을 아옵니다. 이때는 기쁘게 살 수 있는 때가 아니고, 희희낙락 춤추며 살 때가 아닌 것을 아오니, 저희의 모든 것을 다 잃어버리고 기쁨과 행복이 잘려버릴지라도 동기와 목적의 세계를 부둥켜 안고 몸부림칠 줄 아는 자들이 되게 하여 주시옵소서. 겟세마네 동산에서 '내 뜻대로 마시옵고 아버지 뜻대로 하시옵소서' 하시던 예수와 같은 고난의 주인공들이 되게 하여 주시옵기를 간절히 바라옵나이다.

가야 할 길은 멀고 끝날은 가까와오니, 바쁜 마음 금할 바 없사옵니다. 무지한 인간들은 알지 못해도 하늘은 가야 한다는 것을 저희들이 알게 하여 주시옵고, 사망세계를 개척해야 할 사명이 저희들에게 남아 있는 것을 뼈살에 사무치도록 느끼게 하여 주시옵소서. 그리하여 그 목적을 위하여 사는 당신의 아들 딸들이 되게 하여 주시옵기를, 아버님,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옵니다.

잠들어 있는 이 민족을 깨우시옵고, 비참한 사망세계에서 허덕이고 있는 인류를 깨우치시옵고, 방황하는 이들을 위하여 천상에 있는 억천만 영인들이 동원되어 있음을 알게 하여 주시옵기를, 아버지, 간절히 바라옵나이다.

하늘을 품고 땅을 품고 아버지의 심정을 품은 마음으로 아버지를 위로해 드릴 수 있는 하나의 왕자가 나타나기를 간절히 바라시는 아버지의 심정을 부족하나마 알았사옵니다. 아버님을 받들고 모실 수 있는 한 사람을 내세워서 그러한 형태라도 갖추어야 할 책임이 저희에게 있음을 알게 하여 주시옵소서.

그 일을 위하여 동원된 저희이오니, 하늘을 대한 일편단심의 충절로써 하늘을 높이 찬양하는 자리에서 쓰러지고, 하늘을 위한 비료가 되고, 재료가 되고, 하늘의 도구들이 되게 하여 주시옵기를 간절히 부탁드리고 원하옵나이다.

모든 것을 맡아 주관하여 주시옵소서. 저희의 생애와 전체 소망을 아버지께 위탁하고 아버지를 따라 나갈 수 있는 저희들이 되게 하여 주시옵기를 간절히 바라오며, 주의 이름으로 아뢰었사옵나이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