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인 인연이 깃들어 있는 나
어떤 존재물이 존재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동기가 있어야 됩니다. 그와 마찬가지로 `나'라는 존재도 동기가 있어야 존재하며 그 동기 앞에 결과의 입장에 있다는 것을 우리들은 알아야 됩니다. 더구나 인간의 시조가 타락한 이후 6천년이란 역사과정이 지난 현재의 시점에서 볼 때, 자기 개인의 존재 이면에는 역사적인 인연이 깃들어 있습니다. 또 대한민국이면 대한민국, 세계면 세계에도 그런 인연이 엉켜져 있습니다. 그래서 과거와 현재의 인연을 중심삼고 하나의 목적을 향하여 가는 것이 인생길이라는 것입니다. 이 인생길을 가면서 대다수의 사람들은 자기를 중심삼고 생각하고 행동합니다. 그러나 오늘날 타락한 우리 인생에 있어서 자기만을 중심삼고 모든 것이 처리되고, 자기만을 중심삼아 모든 행복의 여건이 해결될 수 있느냐면 그렇지 않다는 것입니다. 자기 자신에게 있는 문제의 새로운 해결점을 찾기 위해서는 반드시 역사에 엉켜진 사연을 해결지어야 되고, 시대의 사연을 중심삼아서 완전히 해결짓지 않으면 역사가 소망하는 자리, 혹은 시대가 소망한 자리에 설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러한 결정적인 위치에 있는 내 자신이 과거와 현재의 입장을 완전히 해결짓지 못하면 역사의 인연을 벗어날 수 없는 것이요, 시대의 인연을 중심삼고 새로운 출발을 할 수 없는 것입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에 역사는 지금까지 하나의 소망, 다시 말하면 어떤 목적을 향해서 나왔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또 이 시대도 하나의 소망의 세계를 향해 나가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과거에 바라던 소망과 현재에 바라는 소망이 차이가 있다면 우리 인생에서 새로운 행복에의 출발은 할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과거와 현재에 소망하는 목적의 기점을 `나' 하나에서 어떻게 해결짓느냐 하는 것이 문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