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 - [8대교재교본] 말씀선집027권 PDF전문보기

기 도

아버지, 나와 당신이 멀리 떨어져 있기를 원치 않는다는 것을 아옵니다. 우리가 여기 있을 때 당신도 여기에 계시기를 원하시고, 우리가 저기로 갈 때 당신도 저기에 가고 싶고, 언제나 같이 있고, 같이 살고, 같이 죽고 싶은 것이 당신의 마음인 것을 저희들은 알고 있사옵니다. 이것은 인간이 자기 자식과 같이 있고 싶고, 살고 싶고, 죽고 싶어하는 마음과 같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저희들의 그런 마음이 아버님으로부터 시작된 것이니, 저희들도 그래야만 되겠사옵니다.

아버님이여! 저희들이 언제 아버님이 그리워 최고의 정성을 들이고, 있는 힘을 다하여 팔을 벌려 아버지라고 절규해 본 적이 있었사옵니까? 없었다면, 저희들은 부끄러운 자식들이옵니다.

내가 바쁘고 바쁘게 두 발을 구르면서 아버지의 뜻을 위하여 달려 봤습니까? 그러지 못했다면, 저희들은 부끄러운 자식이옵니다. 저희들이 아버지의 뜻을 위해 가슴을 조이며 소망의 길을 찾을 수 없어 쓰러지는 경지에 들어가 아버지의 뜻을 품고 얼마나 몸부림쳐 보았나이까? 그러지 못했다면, 아버지 앞에 죄인된 자신을 발견해야 되겠사옵니다.

저희가 언제 아버지를 사랑하기에 미친 듯이 세상의 모든 것을 다 저버리고, 또는 다 저주해 버리고 차 버리면서 사랑해 보았으며, 언제 아버지의 사랑이 그리워서 밤잠을 이루지 못하며 몸부림쳤사옵니까?

아버님은 저희들이 그러기 전에 저희들을 찾기 위하여 얼마나 몸부림쳐셨는가를 이제야 알았사옵니다.

알고 보니 세월이 많이 흘러갔습니다. 알고 보니 저희들은 염치없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알고 보니 그 복귀의 사연을 다시 아버님께 권고 받아야 할 입장에 있사오니, 용납하여 주시옵소서.

민족을 대하는 당신의 사정을 민족과 더불어 싸움으로써 배웠고, 세계와 더불어 싸움으로써 실감하게 되었사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제일 불쌍하신 분은 아버지이시며 제일 외로운 분도 아버님이시라는 것을 알았사옵고, 천번 만번 죽음의 길을 걸으신 분도 역시 아버님이시었다는 것을 알았사옵니다. 그런 아버지 앞에서 저희들이 억만 번 죽고 억만 번 밝히며, 억만 번 쫓기고 억만 번 억울한 자리에 있더라도 아버님을 모셔야 된다는 것을 알았사옵니다.

이제까지 이렇듯 높고 귀하신 분이 우리의 부모 형제들보다도 더 가까운 자리에 계신 것을 저희들이 몰랐사옵니다. 아버지께서 그 누구보다도 생명의 중심으로 계신다는 것을 알게 될 때, 아버님으로 말미암은 아버님의 영광의 한날을 위해서 모든 것을 바치고 가야 하는 자신을 발견하는 그 기쁨을 알게 허락하여 주시옵소서.

이것이 인생의 보람 있는 생활이요, 이것이 인생의 가치 있는 생활이라는 것도 알게 허락하여 주시옵소서.

세상이 아무리 저희들을 조롱하고 모욕을 주어도 그것은 한때 지나가는 것이옵니다. 그 조롱하는 사람들이 스스로 굴복하여 머리를 숙여 회개의 마음으로 돌아서는 그날을 바라보며, 아버님의 아들로서의 자세를 갖추어 나가겠다고 몸부림치는 통일의 자녀가 되어야 되겠사옵니다.

이 아침 여기에 모인 당신의 아들딸이 무엇을 찾겠사옵니까? 무엇을 바라겠사옵니까? 그것은 아버지의 편에 서는 것이요, 아버지의 뒤를 따라 아버지의 옷자락을 붙들고 험한 길을 가더라도 아버지의 품에 안겨 가는 것이요, 죽을 길을 가더라도 아버지의 품에 안겨 죽는 것이 소원이 아니겠사옵니까? 저희들은 그 길을 위하여 가야 되겠사옵니다.

민족을 위해 가는 길에 아직 원수가 가로막고 있사옵니다. 민족을 사랑하지 못한 저희들의 죄를 회개해야 되겠사옵니다. 세계를 향하여 가야할 길 앞에 담벽이 가로 놓여 있사옵니다. 세계를 위하여 희생하고 몸부림치지 못한 자신을 발견하여, 그 길을 가야 한다는 것을 알게 하여주시옵소서.

원수를 사랑하면서 당신의 마음세계를 더듬어 가는 저희들의 길은 외로운 길이라는 것을 알았사옵니다. 그 길에는 눈물이 그치지 않고, 원수의 화살촉이 끊이지 않으며, 조롱과 비난과 비소가 끊이지 않는 길이라는 것을 알았사옵니다. 이것은 아버지가 그렇게 헤쳐 나오신 역사이기 때문에, 저희들도 응당 당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허락하여 주시옵소서.

곱게 맞고, 곱게 억울함을 당하고, 곱게 슬픔을 당하고, 곱게 분함을 느끼면서, 당신의 마음세계를 찾아들 수 있는 아들딸이 되기 위하여 노력하는 모습들이 되게 하여 주시옵기를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옵니다.

아버님이시여, 이제 1969년은 저물어 가고 있사옵니다. 1970년은 제2차 7년노정의 세번째 해이옵니다. 여기에 모인 당신의 자녀들이 책임을 다해야 되겠사옵니다.

아버지로부터 진 빚과 선조로부터 진 빚을 자기 일대에 청산지어 이것을 횡적으로 열매를 맺고 전개시켜야 할 책임이 종족과 민족 앞에 남아 있는 것을 저희들이 알고, 엄숙히 그 사명을 다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당신의 자녀들 되게 허락하여 주시옵기를 간절히 부탁드리고 원하옵니다.

남아진 뜻 앞에 충성을 다하는 청지기가 되기를 다시 한번 다짐하는 자녀들 되게 허락하여 주시옵기를 부탁드리오면서, 모든 말씀 참부모의 이름으로 아뢰었사옵나이다.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