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길을 가는 데는 본래의 자리에서 출발해야 - [8대교재교본] 말씀선집127권 PDF전문보기

뜻길을 가는 데는 본래의 자리에서 출발해야

자 여러분, 어떤 때는 밥이 맛있지요, 밥? 밥이 맛있지요? 「예」 어느때가 밥이 맛있어요? 배가 고플 때, 밥하고 먼 시간을 갖게 될 때는 밥이 맛있게 마련입니다.

고향을 중심삼고 보면 말이예요, 고향에서 어머니 품안에서 잘 때, 안방 건너방 다닐 때는 말이예요, 엄마 아빠 코 고는 소리가 원수예요. '엄마 아빠는 왜 저렇게 코를 고나?' 한다는 거예요. 우리 어머니도 그런다구요. 선생님이 고단하면 코를 고는데, 코를 고는 데도 아마 세계 제일 가는, 넘버원 코를 곤다 이거예요. (웃음) 고단해서 코를 고는데 그 동기를 생각해 보면, 뜻에 대해 밤새껏 얘기하고, 며칠 동안 쉬지 못해서 곤드레만드레되어 떨어져 가지고 코를 고는데, 씩씩 하고 고는 게 아니예요? 왕왕 골아댄다는 거예요. (웃음) 와…앙, 어…엉 사자가 영각하듯이 불어 제끼는 겁니다. 그렇게 되면 우리 어머니는 말이지, 보따리를 싸 가지고 딴 방으로 갑니다. (웃음) 그것도 생각할 문제가 많습니다. 생각이 단순하지가 않아요. 자, 왜 갔을까? 남편이 거기서 한마디를 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어서 말이예요, '아이구, 이거!' 하며 코를 막고 싶은데 그러면 안 되기 때문에, '고단해서 코 고는 남편을 깨우면…. 얼마나 고단한데 내가 도와주지는 못해도 그럴 수 있나' 해 가지고 보따리를 싸 가지고 딴 방으로 갈 때는 오케이예요. 그건 괜찮다 이겁니다. (웃음) 그렇지만 '아이구, 나 잠 못 자게 저렇게 매일같이 코를 고니 살아 먹겠나! 아이고, 될 대로 되라!' 할 때는 그것은 낙제예요, 낙제. 만사가 그렇게 되어 있다구요.

싫다 해도 그를 위해서 싫어할 때는 하늘이 봐 줄 수 있는 것이지만, 자기를 위해서 싫다 하게 될 때는…. 세상만사가 그렇게 되어 있어요. 비슷한데 출발도 달라지고 목적도 달라집니다. 그것은 공적인 것과 사적인 문제에서 갈라집니다. 알겠어요?

또 그러면, '나'라는 사람은 코를 골아도 눈을 떠서 여편네가 옆에 없으면 절대 참지 못하는 남자다 이거예요. 없으면 야단이 벌어지는 남자인데 눈을 떡 떠 보니 엄마가 어디 갔거든요. '왜 갔소?' 하고 찾아본다구요. '아이구, 당신 나발 부는 소리에 잠을 자겠소? 듣기 싫고 화가 나서 갔소' 하면 야단이 벌어진다구요. 그러나 '나 당신이 너무나 고달픈 것을 알면서도 그거 듣고 손을 대지 않고는 못 견디겠고 해서 그래서 당신 더 자라고 할 수 없이 저 옆방에서…' 할 때는 '응 그래!' 한다는 거예요. 그건 손 못 대는 거예요. 암만 손을 가지고 피스톤 작용을 잘한다 하더라도 말이예요.

자, 밥 좋아하지요? 밥 좋지요? 고향도 멀리 떠나면 멀리 떠날수록 그리워지는 거예요. 멀리 떠나 가지고 부모를 생각하는 마음,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으면, 멀리 가 가지고 그리워하고, 가고 싶어하는 그 자리는 만사가 환영한다는 겁니다. 고항 땅에서 전체가 환영한다는 겁니다. 멀리 가면 갈수록 부정적이 아니고, 멀리 가면 갈수록 긍정적인 도수가 높아지는 것입니다. 그것이 정(情)의 세계라는 겁니다.

그것을 무엇으로 비유할 수 있느냐 하면 말이예요, 밥 먹는 것에 비유할 수 있어요. 밥은 언제 맛있느냐 할 때는, 밥 먹은 시간이 가까울수록 맛이? 맛이 뭐요? 있다, 없다? 「없다」 없다! 가까울수록 맛이 없습니다. 언제가 제일 맛이 없느냐? 배가 불러 가지고 숟가락을 놓을 때가 제일 맛이 없습니다. (웃음) 끝났다 이거예요. 더 먹으라고 하면 '아아─'그래요. 숟가락을 놓고 한 시간쯤 되면 한 술은 먹지요. 그런 이치예요.

그러면 그 밥의 조상이 누구냐? 밥의 조상이 누구예요? 밥의 조상은 쌀이라는 것입니다. (웃음) 이 쌀님이 이제 마나님에 의해 소쿠리나 혹은 함박에 담겨져서 일어지는 겁니다. 쌀을 담아다가 이는데, 그거 좋다고 하겠나요, 싫다고 하겠나요? '아이구, 나 가만히 있어도 귀찮은데 이거 왜 자꾸 볶아쳐!' (웃음) 그럴 겁니다. 사람하고 바꾸어 생각해 보라구요, 얼마나 여러분이 몹쓸 사람인가? 내가 얼마나 잘나지 못하고 얼마나 동정받지 못할 패인가 생각해 보라구요.

아, 이거 참 새벽같이 덜거덕덜거덕, 따뜻하게 새벽잠을 자고 있는 나를 깨워다가, 더운물이면 모르는데 찬물에다, 동삼삭 12월이 되었는데 찬물에다 철썩 집어넣고는 사정없이 비벼대나? 싹싹싹! 그저 비벼댄다구요. 동정이나 해요? '찬물에 들어가게 되면 죽는다'고 허리를 구부리고 있는데 등을 차고, 배를 차고 막 흔들어 댄다 이겁니다. 그거 좋겠어요? 좋겠어요, 나쁘겠어요?

또 그것으로 그만두느냐? 그다음에는 일어 놓게 되면 어떻게 하느냐 하면, 그저 불을 때고, 물이 펄펄 끓는 데다가 사정없이 곤드레만드레 뭐라고 할까요? 빳빳하게 얼어 가지고 고슴도치같이 되어 있는데 이것을 더운물에다 철썩 집어넣는 겁니다. 그럴 때 '악' 하고 소리를 지르겠어요, '흐흐' 하고 좋다고 웃겠어요? 틀림없이 '아이구, 나 죽는다' 할 거예요. 이건 뭐 천지에 대지진이 난 셈이라구요. 대변동이 벌어지는 겁니다.

그다음에는 울룩울룩 끓어대네요. '아이구, 내 옷이 전부 다 녹아나는구만. 아이구, 제1의 깝대기가 녹아난다. 제2의 살이 녹아난다. 제3의 힘줄이 녹아나는구만. 아이구, 제4 뼈다귀가 녹아난다' 이거예요. 그래서 물렁물렁해질 때 그 쌀님이 얼마나 고통스러울까요? 그거 생각해 보라구요.

그래 놓고는 이건 또, 밥 푸는 것이 뭐예요? 주걱인지 무엇인지 하는 걸 가지고 탁탁탁…. 이거 달라붙은 걸 때려 가지고 제멋대로 갈라지든 말든, 가루가 되든 말든 탁탁탁 해 가지고 그릇에 퍼서 끽─ (웃음) 입안에다 집어넣는다 이겁니다. 또, 집어넣어 가지고는 존경도 안 하고, 존경은 커녕 고맙다는 생각, 미안하다는 말도 안 해요. 그다음에는 도적놈 손길로 주워다가 마구 찧는다 이겁니다. 갈밭에 가면 갈게라는 것이 있다구요. 똥을 싸 놓으면 막 헤쳐뜨리며 산다구요. 그렇다는 거예요. 고맙다고 인사나 해요?

그래도 가만히 있다는 거예요. 그거 말을 못 해서 그렇지, 얼마나 데모를 하겠어요? 그래, 쌀이 데모하며 가라사대 '인류는 망할지어다. 아멘' 그런다는 겁니다. 이 강도단 같은 인간 세상이라고 보는 거예요. 만사가 그렇다구요, 만사가.

여러분, 공기를 왜 그렇게 많이 잡아먹어요? 공기님이 가라사대 '우리는 인간 코에 들어가지 않기로 결정했소. 오늘부터 데모요' 할 때에 인류는 어떻게 되겠어요? 다 뻗을 거예요. 일시에 다 뻗어요. 5분 이내에 다 뻗는다 이겁니다. (웃음) '그러한 위력을 가졌으면서도 그 위력을 자랑하지 못하는 원통함이여!' 공기가 그럴 겁니다. 태양빛도 그렇지요? '이런 특권적인 우리의 능력을 인간 하나 때문에 무시를 당하고, 점령을 당하고, 파괴를 당하는데 천리의 대주재 되시는 신이 있다면, 신이 어떤 연고로 그것을 보호해 주지 않느냐?' 할 거예요. 문제가 복잡하다구요. '그렇게 권세 당당하던 내가 복귀라는 뜻 앞에 서 가지고 이렇게 쫄딱 망할 줄이야!' 할 거예요. 거 분하지요? 분해도 할 수 없다구요. 할 수 없어요.

뜻길을 어디서부터 출발할 것이냐? 심각한 문제입니다. 뜻길은 본래의 자리에서 출발하지 않고서는 십년, 백년 세월이 가도 소용이 없습니다. 일생을 갖추어 가지고 가야 합니다. 보라구요. 내가 여기서부터 비행기를 타고 워싱턴에 간다고 했다구요. 왕왕왕 열여섯 시간 날아가 가지고 도착했다, 내리라고 해서 내려 보니 모스크바다 이거예요. 어떻게 해요? 레버런 문이 모스크바에 왔다고 환영대회 해주겠어요? '잘왔다' 하는 겁니다. KGB요원들이, 아이구, 무엇이 굴러들었다구? 제대로? 「제물」 제물, 제물이라고 해서 제사드리는 제물인지 모르겠지만, 제물로 걸려들어 왔다고 할 겁니다. 그럴 수 있는 사정이 얼마든지 있는 것입니다. 이거 심각한 문제예요.

그래서 여러분 자신이 오늘 아침에 '너는 어디서부터 출발하여 어디로 가고 있느냐?' 하고 물을 때 가느라고 갔고, 티켓도 샀고, 돈도 썼고, 모양새, 모든 것을 갖출 대로 다 갖추었는데, 난데없는 결과의 자리에 섰다는 결론이 난다면 누구를 원망할 거예요? 그걸 청산해야 돼요. 이를 악물고 다시 가야 돼요. 누구를 원망할 자격이 없다는 걸 알아야 됩니다. 하늘을 대해서 원망해도 소용없고, 비행기를 대해서 원망해도 소용없고, 시간을 걸고, 무엇을 걸고 아무리 큰소리해도 소용이 없다는 거예요. 문제는 자기를 걸고…. 맞아요, 안 맞아요? 나라를 걸어도 안 되고, 세계를 걸어도 안 되고, 나라의 대통령을, 사랑하는 남편, 아들딸을 걸더라도 그건 상관이 없습니다. 안 통한다 이겁니다, 안 통해요. 그렇게 행동한 것을 싫더라도 또다시 부정해 가지고 본연의 자리에 올라가야 됩니다. 그래야 제2의 출발을 해서 제1의 출발의 목적지를 찾을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생각할 때 심각한 문제예요. 어디로 가고 있느냐? 여러분이 떠 가지고 나는데 제1의 착륙지가 어디냐? 그게 문제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