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 - [8대교재교본] 말씀선집030권 PDF전문보기

복귀의 기점

[기 도]

아버님, 1970년 3월 15일, 새로운 하루를 맞이했사옵니다. 오늘은 이달 들어 세 번째 맞는 안식일이옵니다. 이 아침에도 당신의 자비와 긍휼과 보호하심으로 여기에 같이하여 주시옵길, 아버님이여, 바라옵니다.

전국에 널려 있는 당신의 자녀들이 이곳을 흠모하면서 아버지 앞에 간구하고 있사옵니다. 그런 곳곳마다 당신의 동정을 베푸시옵고, 그들의 몸과 마음을 덮으시사 위로하시옵고 권고하시옵고 축복하여 주시옵기를 바라옵니다.

세계에 널려 있는 당신의 자녀들에게도 당신께서 영원한 사랑과 칭찬으로 같이하여 주시옵고, 당신께서 사랑하는 아들딸의 모습이라고 증거하여 주시옵기를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옵니다.

한국의 삼천만 민족을 대신하여 통일의 자녀들이 오늘 이 아침에 당신 앞에 경배드리오니, 이 경배가 당신 앞에 진정한 자랑이 될 수 있고, 기억이 될 수 있는 경배가 되게 허락하여 주시옵길, 아버님,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옵니다.

이 민족을 중심삼고 만민이 아버지 앞에 회개하고 수많은 인류가 당신을 부르고 만나기를 고대하는 그 소원의 일치점이 저희들만으로써 연결되는 것이 아니라, 아버지를 중심삼고도 연결될 수 있는 것을 아오니 그럴 수 있는 한때를 맞게 허락하여 주시옵소서.

그러한 과정에 있어서는 통일의 역군들이 수많은 탕감의 노정을 거쳐 가야 할 것을 아옵니다. 아버님, 그 노정 앞에 저희들은 충실해야 되겠습니다. 솔직한 자신을 가지고 수많은 사람들과 아버지를 상봉시키는 최후의 사명을 다짐하는 아들딸이 되어야 되겠사옵니다. 그리하여 아버님을 모시고 아버지와 두터운 사랑권내에서 참의 인연을 맺어 자랑하게 해주시고, 인류와 형제의 인연을 맺어서 탕감복귀시켜야 하는 저희들의 책임을 감당해 낼 수 있게 허락하여 주시옵기를, 아버님,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옵니다.

저희들이 아무리 아버지를 부른다 하더라도 아버지께서 저희들을 부르시지 않으면 저희들은 아버지와 인연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기나긴 역사과정을 통하여 간절한 마음을 가지고 처참한 자리에서, 혹은 고생의 자리에서 저희들을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부르신 아버지인 것을 저희들이 다시 한번 심중으로부터 느껴야 되겠사옵니다.

그 아버지 앞에 합당한 아들의 자세를 갖추지 않고는 아버지라 부를 수 없는 것을 생각할 때, 그런 아들의 모습을 당신은 얼마나 그리워했습니까? 그리움에 사무쳤던 아들을 만나 당신의 노정 가운데에 있었던 사연을 나누는 자리를 당신은 얼마나 고대했습니까? 당신의 모든 사명을 분부할 수 있는, 최후의 통첩을 할 수 있는 자리를 당신은 얼마나 바라고 나오셨습니까?

저희들이 그럴 수 있는 한 자리를 마련해야 되겠사옵니다. 그리하여 당신의 그 모든 명령 일체에 순응할 수 있는 자신이 되어 `아버지여! 뜻대로 하시옵소서' 할 수 있는 아들딸이 되고, 역사시대에 있어서 탕감의 사명을 짊어졌던 선조들의 기백을 상속받기에 부족함이 없는 아들딸이 되어야 되겠사옵니다.

이 시대에 당신이 칭찬하고 자랑하실 수 있는 아들의 모습, 딸의 모습을 얼마나 그리워하셨습니까? 아버지, 당신은 내적으로 약속하시고 축복하시며 명령하셨지만 역사과정에 왔다 갔던 저희 선조들은 번번이 당신의 마음에 못을 박고, 아버지를 고독의 자리로 추방시킨 일이 한두 번이 아닌 것을 저희들은 알게 될 때에, 저희들이 아버지의 아들이 될 수 있는 인연은 기쁜 일이오나, 사명적인 면에 있어서는 슬픈 내용이 깃들어 있다는 것을, 저희들은 선조들이 걸어간 복귀의 한스러운 길을 더듬어 볼 적마다 생각하지 않을 수 없사옵니다.

저희들이 내적으로는 아버지라 부를 수 있지만 동시에 외적으로는 아버지로부터 책임을 명령받아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사옵니다. 그리고 당신은 기쁜 자리에서 저희들에게 그 책임과 사명을 명령하시고 분부하시는 것이 아니라, 슬프고 외로운 죽음의 교차로에서 명령하시고 분부하셔야 하는 처참한 입장에 계신다는 것을 저희들이 생각하게 됩니다.

그 아버지를 만나기 위해서는 그 아버지의 그 처참함을 치유해 드리지 않고는 만날 수 없는 것이요, 아버지와 상관(相關)하기 위해서는 세상의 모든 인연을 넘어서지 않고는 상관할 수 없는 것을 알게 하여 주시옵소서. 이와 같은 인연이 누구로 말미암아 되어졌는가를 생각할 때, 아버지로 말미암아 되어진 것이 아니라 우리 인류의 조상, 인간으로 말미암아 되어졌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때 부끄러움을 느낄 줄 아는 당신의 아들딸이 되어야 되겠사옵니다.

그리하여 천번 만번 죽어 마땅한 저희 자신을 아버지 앞에 통고하게 될 때 지금까지 불쌍했던 아버지의 사정과 통할 수 있고, 그 모양이 같을 수 있는 자리에 서거나 그보다도 더 비참한 자리에 있게 될 때 슬펐던 아버지께서 우리를 위로해 줄 수 있는 것이요, 그런 한때가 있다면, 여기서부터 아버지와 인연이 맺어질 수 있는 것을 아옵니다. 저희들이 아버지를 부르고 아버지에게 요구하는 입장에서 인연이 맺어지는 것이 아니라, 당신이 저희들을 붙들고 사연을 나눌 수 있는 입장에서 인연이 맺어진다는 것을 알게 하여 주시옵소서.

아버님, 부족하고 불초한 저희들이 아버지 앞에 나타날 적마다, 영광의 실체로서 만우주를 주관하시는 당신의 그 거룩한 모습을 사모하느냐 할 때, 비천하고 부족한 자신임을 통회(痛悔)하면서 직고하지 않을 수 없는 저희들을 용납하여 주시옵소서.

내일의 소망과 희망이 저희들 앞에 약속되었다는 벅찬 사실을 느끼면 느낄수록 저희들은 오늘의 불초한 자신의 모습을 붙들고 시달리지 않으면 안 될 입장에 있는 것을 깨닫게 되옵니다. 이러한 저희들이 아버님으로부터 기쁨의 동정을 받기 위해서는 사망의 혈통을 받고 태어난 우리들은 사망의 길에서 쓰러져 가야 한다는 것을 아옵니다. 그러나 사망의 혈통을 이어받은 저희들을 당신은 버리실 수 없어서 인류의 배후에서 역사와 더불어 지금까지 싸움을 해 나오셨습니다.

그런 아버지인데 반해 저희들은 이 싸움터를 회피해 가고자 했습니다. 그 누구에게 의지하여 가고 싶어했습니다. 그러나 아버지께서는 회피할 길이 없었사옵고, 의지할 존재가 없었사옵니다. 아버지께서는 도리어 회피하고자 하는 무리를 수습해야 할 입장이었사옵고, 의지하고자 하는 무리들을 지켜야 할 입장에 계신 불쌍하신 아버지였사옵니다. 그런 아버지라는 것을 알게 될 때 아버지께서는 언제나 참혹한 길을 걸어왔사옵고, 언제나 불쌍한 자리에 서서 모든 것을 빼앗기고 모든 것을 희생하면서 나오셨사옵니다. 그런 아버지라는 것을 저희들이 알게 하여 주시옵소서.

저희들은 아버지의 복귀의 심정과 아버지의 내정이 이러하고 아버지의 사연이 이러하고 아버지의 자세가 이러하다는 것을 알고, 이제 자세를 갖추어 당신의 경륜 앞에 설 수 있는 아들딸이 되어야 되겠사옵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를 앞에 놓고 겟세마네 동산에서 최후로 "아바 아버지여 할 수만 있으면 이 잔을 내게서 옮기시옵소서. 그러나 나의 원대로 마옵시고 아버지의 원대로 하옵소서(막14:36)"라고 절규하며 최후의 몸부림과 더불어 당신의 심정에 자기 자신을 접붙이기 위한 일념으로 찾아 헤맸던 것과 같이, 저희들도 아버지 앞에 저희의 내심 전체를 통고하고 아버지의 내심 전체를 통고받을 수 있는 아버지의 아들딸이 되게 허락하여 주시옵기를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옵니다.

1970년대를 맞이했습니다. 1970년도 3월을 맞이했습니다. 이해도 4분의1이 지나려 하는 고비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아버지께서는 이해에 저희들에게 무엇을 요구하시옵니까? 저희 자신을 몽땅 산제물로 바치기를 고대하고 계시옵니까? 그렇다면 저희 자신을 산제물로 바쳐 드려야 되겠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안팎으로 일체화되어야 되겠사옵니다. 그리하여 저희 자체를 드림에 있어서도 아버지께서 기쁘게 받으실 수 있도록 바쳐 드려야 되겠사옵니다. 그러나 그러지 못한 저희 자신들임을 알고 후회하는 자신으로서, 통탄하는 자신으로서 아버지 앞에 봉헌될 수 있는 저희들 자체가 되어야 되겠사옵니다. 부족한 것을 부끄러워하며 저희 자체를 바칠 수 있는 아들이 되고 딸이 되어야 할 줄 알고 있사오니, 그렇게 몽땅 바칠 수 있는 저희들이 되게 허락하여 주시옵기를, 아버님,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옵니다.

전국에 널려 있는 당신의 자녀들이 이 아침에 정성을 들이고 있사옵니다. 아버지, 그들에게 천배 만배 복을 베풀어 주시옵고, 세계에 널려 있는 뭇 자녀들이 한국 땅을 바라보면서, 혹은 스승을 바라보면서 생명을 걸고 싸우고 있사오니 그들 앞에 당신의 가호의 손길을 같이하여 주시옵소서. 저희들이 그들에게 뒤떨어져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아야만 되겠습니다. 하루의 생활도 그들에게 본이 되어야 하는 것이 저희들의 책임이요, 그들을 아버지와 연결시켜 주어야 하는 것이 저희들의 책임임을 아옵니다.

불쌍하신 아버지여, 불쌍한 아들딸들을 지켜 주시옵소서. 저희들은 불쌍한 아벨의 모습으로 그들을 붙들고 사정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알게 하여 주시옵소서. 그와 같은 입장에 선 자가 가인을 대신한 아벨이요, 타락한 아담을 복귀하기 위한 아벨임을 아옵니다. 하오니 두 세계의 사람들을 구원하기 위하여 제물로서 바쳐지게 허락해 주시고, 그 자리에서부터 아벨의 피살, 죽음의 고비가 시작되었사오니 뒤넘이쳐 가야 할 복귀의 한을 저희들이 상속받게 하여 주시옵소서. 이 민족에 남아진 한, 이 세계에 남아진 한을 풀어드릴 줄 아는 아들과 딸이 되게 하여 주시옵소서.

저희들은 아버님으로부터 버림받은 자식이 되었습니까? 혹은 담 너머에서 아버지를 부르는 자식이 되었습니까? 혹은 문전에서 아버지를 부르는 자식이 되었습니까? 혹은 아직 쫓겨 나가지 않고 아버지의 무릎 앞에서 아버지를 부르는 자식이 되었습니까? 자신이 어떠한 자리에 있는가를 스스로 깨닫고, 아버지의 그 귀하고 영광된 가치를 몰랐던 것을 재인식하지 않으면 안 될 입장인 것을 알고, 아버지를 부를 줄 아는 저희들이 되게 하여 주시옵소서.

그리하여 아버지께서 저희의 모든 환경을 지켜 주시고 저희 전체를 덮으시사 승리의 한날을 이룩할 수 있게 하여 주시옵소서. 저희 자신을 위하여 일하시는 아버지이심을 알고, 아버지의 대신 실체로서 원수 세계 앞에 강하고 담대한 하늘의 정병이 되어, 그 나라의 권위와 그 나라의 모습을 높이 드러낼 수 있는 하늘편 사람이 되고 아들딸이 되게 허락하여 주시옵기를 간절히 부탁드리고 원하옵니다.

이날 모든 전체를 아버지 앞에 부탁하오니 축복하여 주시옵길 바라면서, 참부모의 성호 받들어 아뢰었사옵나이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