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과 사랑 - [8대교재교본] 말씀선집033권 PDF전문보기

참과 사랑

참이라는 것은 둘이 아닙니다. 동에서나, 서에서나, 남에서나, 북에서 볼 때 그 방향은 다를지라도 그 모습은 누구나 공통적으로 인정할 수 있는 하나의 모습인 것입니다.

그 참된 하나의 모습을 어디에서 발견할 수 있을 것이냐? 외형적으로 나타난 자기의 모습이나 우리가 생활하고 있는 환경적인 내용을 가지고 참된 모습이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참이라는 것은 영원한 것이요, 변하지 않는 것입니다. 진실 중의 진실로서 모든 것을 규합할 수 있는 절대적인 하나의 표준이 되지 않고는 참이 될 수 없습니다. 그러면 그 참이 정착할 수 있는 자리가 어디냐? 이것이 문제입니다. 그 자리는 '나'라는 관념을 초월한 자리입니다. 그러기에 내 몸과 마음은 수시로 참을 그리워 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참이 현실적으로 결정될 수 있는 자리는 어디냐? 그 자리는 우리가 흔히 바라듯이 넓고 넓은 세계를 중심삼고 결정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또, 사회나 가정을 중심삼고 결정될 수 있는 자리도 아닙니다. 가정이 있기 전에 먼저 내가 있는 것이기 때문에 참이 정착하는 결정적인 자리는 '나'라는 것입니다. 그러면 나 가운데 있는 무엇을 정착점으로 삼겠느냐? 막연하나마 사랑이라는 명제를 제시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러면 그 사랑은 어떠한 사랑이어야 되느냐? 영원히 지속될 수 있는 사랑이어야 됩니다. 그 사랑에 접하게 될 때 영원한 행복이 깃들고, 그 사랑과 관계를 맺게 될 때 어떠한 거리와 환경도 초월하고 시간성을 넘어서 연결될 수 있는 내용을 가질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한 사랑이어야 합니다. 또한 그 사랑은 절대적 사랑이어야 됩니다. 역사적으로 어떤 시대도 그 사랑을 옮길 수 없는 그런 절대적인 것이어야 합니다. 과거도 옮길 수 없고, 현재도 옮길 수 없으며, 미래도 옮길 수 없는 그런 사랑이어야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옮길 수 없는 그 자체와 상봉하려던 어떤 한계를 느끼는 사랑으로는 안 되는 것입니다. 무한한 사랑이어야 되는 것입니다.

봄절기를 품고 남을 수 있을 정도로 여유가 넘쳐 흐르는 사랑, 차고 냉랭한 겨울절기에 있어서는 눈과 얼음을 녹일 수 있는 사랑, 높이로 보나 넓이로 보나 우리가 측량할 수 없는 무한한 사랑이어야 합니다. 그런 사랑이 나와 관계를 맺어 나에게서 영원히 떠나지 않고 안정된 중심의 자리를 결정해야 합니다. 그런 사랑이 무한히 감촉되고 감각될 때 그 사랑이야말로 우주와 겨루고도 남음이 있는 것입니다. 세상의 그 어떤 가치도 그 사랑을 떠나서는 찾을 수 없습니다. 시작과 끝이 동일한 절대적인 사랑을 내 심지의 복판에 정한 사람이 있을진대, 그 사람은 비록 개인이로되 세계와 겨룰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만일 그런 사랑을 느끼고 가졌던 사람이 그 사랑을 잃어버렸다면 그것은 슬픔 중의 가장 큰 슬픔일 것입니다. 그것을 잃어버린 슬픔 이상의 슬픔이 없는 것입니다. 또, 불행 중의 제일 큰 불행은 무엇이냐? 그 사랑을 가졌다가 잃어버려서 그 사랑을 다시 찾을래야 찾을 수 없는 입장에 있는 것입니다. 이런 것을 우리가 생각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오늘날 우리가 그런 사랑을 나 자신과 어떻게 결부시키느냐 하는 것이 문제가 되는 것입니다.

그러면 그 사랑이 이 우주 가운데 지극히 높은 자리에 있겠느냐, 낮은 자리에 있겠느냐? 다시 말하면, 고기압권내에 있겠느냐 저기압권내에 있겠느냐 하는 것이 문제입니다. 만일 이 사랑이 고기압권내의 중심된 자리에 있다면 그 자리에 도달하기 위해서 여러분 자신이 고기압권을 형성해야 합니다. 그러지 않고는 거기에 찾아갈 수 없는 것입니다. 대등한 고기압권을 갖추지 않고는 접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 사랑을 흡수하고 이 사랑과 관계를 맺기 위한 단 하나의 방법은 고기압권을 만드는 것입니다.

그러면 그것을 어떻게 만드느냐? 마태복음 5장 3절을 보면 가난한 자가 복이 있다고 했습니다. 그 가난한 자가 없는 자 중의 없는 자를 도와 주면 무한한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입장에 서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런 사람은 부모의 사랑이라든가, 부부의 사랑이라든가, 혹은 자녀의 사랑이 라든가 하는, 인간들이 흔히 그리워할 수 있는 그런 사랑에서 행복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말할 수 없는 불행을 느끼는 것입니다. 그 사람들이 본질적이고 고차원적인 사랑을 그리워할 수 있는 마음의 바탕을 가지고 있다 할진대는, 그들은 현실의 모든 것을 부정하고 새로운 길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는 것입니다. 새로운 인연이 맺어질 수 있는 단 하나의 길이 있다면 그렇게 하는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