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사랑의 길을 떠나서는 살 수 없어 - [8대교재교본] 말씀선집115권 PDF전문보기

인간은 사랑의 길을 떠나서는 살 수 없어

그러면 이제 회고를 하는 데 있어서 여러분의 일생의 사연을 걸어 놓고 회고할 수 있는 재료가 무엇이겠느냐 한번 생각해 보라구요. '아, 금덩이를 얻었다! 좋다!' 그 좋은 것은 그저 한번 생각하면 그것으로 끝나는 거예요. 두고두고 그것이 나에게 기쁨의 상대가 못 되는 거예요.

아, 내가 서울대에…. 요즈음 고등학교에서는 무슨 병? 입학병이라 해 가지고 야단인데, 내일 모레 무슨 국가시험을 친다고 해 가지고 암만 머리 좋은 사람도 나쁜 사람도 그 병에 안 걸린 사람이 없다는 거예요. 그렇지 않아요? 국가시험, 아이구…. 국가시험을 치면서도 그저 잊을 수 없는 것은 돈 보따리를 원하는 것이 아니라구요. '아이구, 내가 출세해 가지고 세계를 움직일 수 있는 힘을 가질 것이다' 하고 지식을 원하는 게 아니예요. 그 가운데에서도 그것을 잊고 그릴 수 있는 것은, 그 가운데서도 흠모할 수 있는 것은, 지금 바쁘고 병든 것을 넘어서 생각할 수 있는 길은 사랑의 길입니다.

나는 그렇게 말은 하지만 모르겠어요.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해요?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해요? 그거 그렇다고 생각하우, 그르다고 생각하우? 그렇다고 생각하우,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우? 몰라요? 모르면 그거 그럴 것 같소, 안 그럴 것 같소? 「그럴 것 같습니다」 그럴 것같지요? 그럴 것 같으니까 타락한 사람들이예요. 그렇다구요.

돈을 벌려고 고생한 것을 일기에 기록해서 '내가 이렇게 고생했다. 아이구' 하며 일대 명작품을 썼다고 결론을 떡 내리고 꺼꾸로 보면 다 막혀 버린다는 거예요. '거기에 눈물진 가치가 어디에 있느냐, 이놈의 돈!' 이렇게 되는 거예요. '내가 수고한 가치가 어디에 있느냐, 요놈의 돈!' 그다음엔 어떻게 돼요? '그놈의 돈! 쌍놈의 돈!' 이런 결론이 나온다는 거예요. (웃음)

아이구, 무슨 뭐 권력 잡기 위해서 별의별…. 요즈음 정치풍토를 알지요. 중상모략하고 어떻게 하든지 남을 밟고 차고 목을 잘라 내서라도 '나는 출세해야 된다' 해 가지고, 떡 주권자가 되어 '에헴!' 하고 생각하게 될 때, '내가 사람을 모해하고 이렇게 됐다'고 생각하면 기분 좋겠어요? '아하! 기분 좋다!'가 아니예요. 양심에서는 '이놈의 자식!' 한다는 거예요. 생각할수록 '어─' 이렇게 되는 거예요.

공부도 그래요. '아이구! 죽도록 공부를 해서 서울대학을 나왔는데 오늘날 과장밖에 못 되었다. 그때 수고한 과거를 생각하면 과장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수고를 했는데, 아이구' 하며 과장의 자리에서 생각할 때 행복을 노래하는 것이 아니라 탄식의 한을…. 기쁨으로 맞아들일 수 없는 것입니다. 그렇게 되는 거예요.

그렇지만 사랑을 위해서 그렇게 하면, 갖은 사연이 엮어지고 곡절의 교차로가 뒤넘이치는 과정을 거쳐 까꾸로 들여다보더라도 점점 내가 끌려 들어간다 이거예요. 그 자리에 가고 싶고 거기에 화하고 싶은 마음이 언제나 남는다구요. '어떻게 나로서는 생각하지 못한 그런 길을 갔을까?' 하는 마음이 연속적으로, 일생을 지나더라도 그때를 생각하면서 힘의 모체로서 나를 밀어 주고 자극시키는 것이 거기에 깃들어 있더라는 말을 해도 과히 틀리지 않은 말이 아니냐? 그거 이해돼요, 무슨 말인지?

그렇기 때문에 인간은 사랑의 길을 떠나서는 못 살기 마련이요, 또 하나님은 사랑의 길을 떠나서 살기 마련이예요. 「못 살기 마련입니다」 뭐 못 살기 마련이예요? 왜? 사람이 사랑을 떠나서는 못 산다면, 하나님도 사랑의 직선상에서 주체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사랑을 떠나서는 못 산다는 것입니다.

오늘날 기독교인들이 알기를 '영광 중에 계신 하나님, 사랑이신 하나님' 하는데 무엇 갖고 사랑해요? 무엇을 대해 사랑하는 거예요? 자기같이 뭐 그저 별의별 짓을 다 하다가 '용서나 하는 하나님' 하고, 싸움을 하고 별의별 놀음을 하다가 교회 성전 앞에 와 가지고 '하나님! 자비로운 하나님! 긍휼이 많은 하나님! 속죄해 주는 하나님! 뭐 하는 하나님!' 이렇게 죄를 용서해 달라는 내용의 말은 천 마디 해 놓고 나중에는 '그러니까 내 죄를 용서해 주시지요' 하는데 참 좋기는 좋지요. (웃음) 그런 교회라면 벌써, 그래 가지고 될 것 같으면 내가 왕좌에 올라갔다구요. 반대예요. 그 반대라구요.

여러분, 오늘 회고라는 말을 했는데 무엇을 가지고 회고해야 되느냐? 돈 가지고도 아니요, 권력 가지고도 아니요, 지식 가지고도 아니예요. 그것 가지고 회고하는 것은 무미건조한 것입니다. 나이가 많아져 70이 넘고 80이 되면, 요즈음 교수들 말이예요, 뭐 윤박사도 60이 됐다며? 이제 서울대학에 들어가 가지고 옛날에 공부하던 그 열의를 가질 수 있느냐? 어때요? 가질 수 있어요? 가질 수 없습니다. 어디를 올라가더라도 처음부터 하려고 하지 않고 중턱에서부터, 한번 올라간 중턱을 타고 공부하려고 하지. 벌써 생각의 출발이 다르다구요.

그런 연령이 되어 가지고 공부를 하더라도 공부를 하다 보면, 희망의 매력을 가지고 그저 늙음도 없게끔 끈을 늦추지 않는다 이거예요. 돈을 아무리 예금통장에 입금해 놔도, 여러분, 그래요. 잘 때에 저금통장을 향하게 머리를 두고 자야 되겠다고 생각해요? 권력이 아무리 좋더라도, 내가 오늘 장관이 되었으니 장관실에 있는 회전 테이블을 향해서 오늘 잔다, 그래요? 그런 마음 없다구요.

그러나 아무리 혼자 살더라도 옛날에 사랑하는 사람이 있는 그곳을 향해서 머리를 두고 살고 싶고, 마음을 향해 자고 싶은 것입니다. 그것은 본성이 있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다 그런 것입니다. 누구나 다 그렇기 때문에 여기에 있는 남자분이나 여자분들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나는 모르겠는데, 그래요, 안 그래요? 「그렇습니다」 물으면 대답을 해야지요. 선생이 물을 때 학생들이 대답을 안 하면 어떻게 또 얘기를 하나요? (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