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들과 하나 되지 못한 예수의 슬픔 - [8대교재교본] 말씀선집014권 PDF전문보기

제자들과 하나 되지 못한 예수의 슬픔

하나님의 소원과 역사적인 한을 전부 해원성사해야 할 이스라엘 민족이기에 이 민족을 세워 나오시기까지 하나님의 수고가 얼마나 컸겠습니까? 하나님은 그들이 고난의 노정을 갈 적마다 다칠세라 피해를 입을세라 보호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 길이길이 남겨질 무리로 이끌어 나오시며, 유대교단을 중심삼은 메시아 사상에 의하여 전체가 움직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준 역사적인 터전이 예수 앞에 모두 반대된 입장에 서게 될 때에, 이를 바라보는 예수는 그 개인적인 서러움도 컸지만, 하나님의 수고의 공적 앞에 머리를 들 수 없었다는 사실을 여러분은 알아야 하겠습니다.

예수가 이러한 환경을 다 잃어버리고 겟세마네 동산을 찾아가지 않으면 안 될 운명의 길에 섰을 때, 그를 반대하던 무리들은 좋아했을지 모르지만, 그를 세운 하나님과 그를 따르던 민중의 소망은 여지없이 깨어지고 말았던 것입니다. 예수는 자신이 슬프고 고통받는 것쯤은 당연하고 또 그 어려움은 참을 수 있으되, 그 배후에서 4천년 동안 찾아 나오신 하나님의 수고의 전부가 깨어져 나가는 것이 슬펐던 것입니다.

하나님은 역사노정을 개척해 나오시는데 제물이 되었고, 모든 수고의 노정에서 남아졌지만 현실에서 책임 다 못하고 있는 이스라엘 민족과 유대교단을 바라보는 예수는 하나님의 기대에 비례하여 그들에 대한 저주와 분함도 컸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들을 향하여 저주를 돌려서는 안 될 사정이 있었기에 그는 땅에 왔던 한 조건을 민족과 세계 앞에 남겨야 할 책임을 생각하면서 겟세마네 동산까지 갔던 것입니다. 이러한 예수의 사정이 어떠했다는 것을 오늘날 신부 되기를 자처하는 수많은 기독교인들은 모르고 있습니다.

예수는 3년여 동안 동고동락하면서 희로애락을 같이했던 제자들, 즉 '당신이 가시려는 곳은 저희가 소망하던 곳이요, 당신이 계신 곳은 저희가 찾아 나오던 곳이요, 당신이 사시던 그곳은 저의가 행복의 터전으로 바라던 곳인 줄 아오니, 당신과 더불어 살고 당신과 더불어 죽겠다'고 다짐했던 베드로 등 12제자를 다 잃어버렸습니다. 그리하여 형용할 수 없는 마음과 누구에게도 사정할 수 없는 외로운 심정을 품고 하나님 앞에 면목없어 하시던 예수, 민족에게 쫓겨 갈람산 또는 겟세마네 동산에 가서 홀로 기도하시던 예수의 심정을 여러분은 진정 헤아릴 줄 알아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4천년 동안 수고하신 이 땅을 행복의 터전으로 바꾸기 위하여 독생자인 자신을 이 땅에 보냈는데, 도리어 자신이 슬퍼하는 입장에 서게 됨으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심정에 못을 남기고 가게 됨을 생각하게 될 때, 예수는 하나님 대하여 면목이 없었던 것입니다. 수천년 동안 수고해 온 이스라엘 민족을 수습하기 위해서 오신 이스라엘의 구세주요, 이스라엘의 군왕이 되실 예수가 민족을 잃어버리고 마지막으로 하나님 앞에 담판을 짓기 위하여 겟세마네 동산을 향하던 것을 여러분은 잊어서는 안 됩니다.

예수는 천지의 불쌍한 고아였습니다. 이 땅의 어느 한 곳에도 마음 둘 수 없었던 가장 불쌍한 고아와 같은 예수였습니다. 누구에게나 슬픔과 기쁜 감정은 있기 마련인데 예수는 기쁨의 대상 하나를 찾지 못한 외로운 분이었습니다. 그래서 역사상에서 제일 슬펐던 고아였습니다. 이것은 세상을 두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과 예수의 사명과 책임으로 볼 때 그렇다는 것입니다. 그는 말할 수 없는 외로운 분이었습니다. 그러니 그가 '아버지' 하고 부르기에는 정말 면목이 없었던 것입니다. 자기 자신이 떠나가서는 안 됨을 다짐하던 예수가 겟세마네 동산에서 아버지를 부르던 심정이 어떠했겠습니까? 세포가 뛰고 뼛골이 녹아지는 자리였음에도 불구하고 3년을 같이한 세 제자들은 잠들고 말았습니다. 한 시간도 참지 못해 거기에 동참하지 못한 것은, 메시아를 대접해야 할 이 땅의 인간으로서, 이 이상 원통한 사실이 없다는 것입니다.

만일에 제자들이 예수의 슬픈 심정에 공명하여 그 옷깃을 붙들고 그와 함께 통곡을 했다면 어떻게 되었을 것인가? 기독교가 이토록 비참하게 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예수와 더불어 수제자가 되어 죽었으면 그들은 부활했을 것입니다. 전인류를 위하여 찾아온 메시아 앞에, 역사적인 사명을 책임진 예수 앞에 그들이 해야 할 책임을 못다 함으로 말미암아 예수님 가신 이후의 기독교는 비참한 종교가 된 것입니다. 이것이 다 누구의 죄 때문이냐? 세 제자가 책임 못한 죄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