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고 사는 문제에 걸려 있는데 편안히 잠잘 수 있느냐 - [8대교재교본] 말씀선집022권 PDF전문보기

죽고 사는 문제에 걸려 있는데 편안히 잠잘 수 있느냐

피곤할 때 반작용을 일으키게 하면 그 피곤이 풀립니다. 갑자기 팍 누르면 정신이 돌아온다는 것입니다. 피곤하면 갑자기 더 피곤하게끔 단단히 결심하면 거기에서 반발이 온다는 것입니다. 요새 젊은 사람들을 가만히 보면 참 이상합니다. 몇 시간은 자야 됩니다. 죽고 사는 문제가 달렸는데 몇 시간 자고 나서 하자고 합니다. 죽을 때에 `아 몇 시간 자고 죽겠소' 하면 그것이 통할 것 같아요?

선생님이 이북에서 피난 나올 때 삼팔선 근처에서 접경선을 넘어야 하는데, 당시의 때가 아주 긴박하다는 것을 예감했습니다. 접경지대가 위태하다는 걸 알아 가지고 접경선을 넘으려 하는데 경비대원들이 쫓지 않아요. 쫓으면 쫓는 만큼 밀려나갔다가는 경비대원들이 앞으로 가면 또 그들 꽁무니를 따라서 그만큼 나가고 그랬습니다. 그렇게 되면 그 사람들이 불리하다는 것을 벌써 확실히 알거든요. 그래 가지고 경비대원들이 전부다 꽁무니빼는 것을 현장에서 봤어요. 그날 밤에는 졸리기는 한데 잠은 안오고 예감이 이상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경비대원들이 보따리를 싸서 내빼는 겁니다. 그럴 때는 다르게 가는 길이 없어요. 그 사람들을 따라가는 수밖에요. 일선 경비대니까 그 사람들이 제일 빠른 길로 빠져나간다는 것을 선생님은 알았습니다. 그 사람들을 따라가야 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가만가만 따라가니까 배를 타고 용매도로 가요. 해주에서 청단까지가 80리 길인데 그때가 새벽 2시였어요. 경비대와 같이 퇴각 안 하면 갈 수 있느냐 없느냐 하는 긴박한 와중에서 선생님은 걱정이 되어 숨이 막힐 지경인데 이 녀석은 걸으면서 졸고 있어요. 많은 사람들이 그러면서 갔습니다. 선생님은 그때 걸으면서 졸 수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경험했습니다. (녹음이 중단되었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