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쁨과 슬픔도 가려서 느껴야 - [8대교재교본] 말씀선집041권 PDF전문보기

기쁨과 슬픔도 가려서 느껴야

사람은 누구나 '나' 라는 존재를 중심삼고 언제나 생각하게 되는 것입니다. '나'라는 존재가 피해를 받고, '나'라는 존재가 상처를 당하는 자리로 가게 된다면 얼굴을 붉히는 것입니다. 불행을 느끼고 불만을 느끼는 그런 자리에 서게 될 때에는 반드시 슬픔을 느끼는 것이 우리 인간인 것을 알고 있습니다.

슬퍼하는 것도 '나' 중심한 것이요, 기뻐하는 것도 '나'를 중심한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기뻐하는 그 기쁨이 어떤 자리에서의 기쁨이냐, 슬퍼하는 것은 어떤 자리에서의 슬픔이냐 하는 문제도 천태만상으로 갈라질 것입니다. 어떤 사람은 자기 가정을 다 버리고라도 국가와 민족의 해방, 혹은 부흥을 목적으로 삼고 그런 국가의 환경이 나타나게 될 때에 그것을 바라보고 기뻐하고 그렇지 않은 입장에 서게 될 때는 슬퍼하는 것입니다. 반면에 자기의 가정을 중심삼고 슬퍼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요, 자기 주위의 누가 자기와 관계되어 있어서 슬퍼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요, 나라의 슬픔을 염려하여서 슬퍼하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이처럼 한 가지 사실을 놓고도 입장과 처지를 달리하여 여러 가지 형상으로 나타난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오늘날 대한민국에 있어서 각 부처(部處)를 중심삼고 볼 때, 한 가지 일을 놓고 외무부면 외무부, 내무부면 내무부를 중심삼고 기뻐할 수 있는 부처가 있는가 하던 슬퍼할 수 있는 부처도 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엇갈려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슬퍼하는 것도 슬퍼할 수 있는 입장에 섬으로 말미암아 오히려 자기의 발전을 다짐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슬픔을 느낌으로 말미암아 자신의 일생을 종결짓는 최후의 자리에 부딪치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두고 볼 때, 오늘날 우리 인간들은 전부 다 슬퍼하는 것도 자기를 중심삼고 슬퍼하고, 기뻐하는 것도 자기를 중심삼고 기뻐하는 것을 우리는 알 수 있습니다.

그러면 그 슬퍼하는 것이 어떤 자리에서 슬퍼하느냐 하는 것이 문제입니다. 어떤 사람은 자기 개인이 배가 고파서, 먹을 것이 없어서 슬퍼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요, 어떤 사람은 부모를 여의어 슬퍼하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슬퍼하는 데도 천태만상의 차이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여러 가지 슬픔 중에서도 가려 가야 할 길이 있다는 것을 여러분들은 알아야 되겠습니다.

기쁨도 전부 다 같은 기쁨이 아닙니다. 그 기쁨 가운데는 천태만상으로 엇갈릴 수 있는 사연들이 엉켜 있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나'라는 한 인간을 중심삼아 가지고 엉켜 있는 그 슬픔과 기쁨이 내 생사 문제를 좌우하고, 내 인격 문제를 결판지을 수 있는 기쁨이 되어 있고, 슬픔이 되어 있느냐 하는 문제를 중심삼고 볼 때, 기쁜 길도 슬픈 길도 가려서 가야 된다는 것을 여러분이 알아야 되는 것입니다.

사람이 어떤 길을 가는데 있어서는 지금 당장 기쁜 것만 바라고 가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그 시대에 있어서 10년이 걸려서 이룰 수 있는 일을 결심한 사람이 있다 할 때, 10년을 채워야만 그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10년의 절반도 안 되어 가지고 자기가 기쁠 수 있는 어떠한 상대를 만났다고 해서 중도에서 그것을 따라가게 된다면, 10년 수도(修道) 의 결과로써 찾아야 할 목적을 성취할 수 있는 길은 끊어지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런 결심을 했다면 10년 동안 이룰 악물고 모든 것을 절제하는 마음으로 이것을 수습할 수 있는 결의를 다짐하여 자신이 그런 환경에 흡수되어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그 환경에서 찾아지는 저급한 기쁨에 동화되는 입장에 설 것이 아니라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괴로움을 느껴야 할 입장인 것을 알아야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