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녀가 되려면 - [8대교재교본] 말씀선집044권 PDF전문보기

열녀가 되려면

동방예의지국이라 할 때에, 여러분들이 생각하기에 '동방예남'입니까. '예여'입니까? 한국을 동방예의지국이라 할 때에 남자를 두고 한 말 같습니까, 여자를 두고 한 말 같습니까?「여자요」 여자를 두고 하는 말 같지요?「예」 다투지 말고 그렇게 정하자구요. 내가 남자이지만 여자들 편들어 줄께요. (웃음) 동방예의지국이라는 말은 여자를 두고 한 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의 역사과정에 있어서 남편을 진정으로 모시고자 했던 부인들은 살림살이를 마음대로 못한 여인들이었다는 결론이 나오는 것입니다.

여러분, 열녀문이나 열녀비에 얽힌 역사를 더듬어 보라구요. 그가 며느리면 새벽같이 일어나서 새벽밥을 한 며느리요, 밥을 먹을 때도 시부모가 혹 물을 달라고 할까봐 부뚜막에 앉아서 물을 떠놓고 기다리던 그런 며느리라는 것입니다. 밥을 먹되 아무 생각 없이 먹는 것이 아니라 안방에서 진지 잡수시는 시부모님께서 '얘 아가, 물 좀 가져 오너라' 하지 않을까 하고 기다리는 마음으로, 밥을 먹어도 마음은 언제나 거기에다 두고 준비하고 기다리는 그런 생활을 한 며느리가 아니고는 열녀가 될 수 없었던 것입니다. 부뚜막 생활을 평생 한 사람이었다는 것입니다.

또한 열녀는 신랑을 중심삼아 가지고 마음대로 산 아내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열녀문을 세우는 데는 남편을 위해서 잘해 준 여자에게 세워 줍니까, 아니면 부모를 잘 섬긴 여자에게 세워 줍니까?「남편에게 잘해 준여자에게요」남편? 그럼 남편을 위하는 데 있어서 시아버지 시어머니는 울어도 좋다는 말이예요?「아닙니다」 효부가 되지 않고는 열녀가 못 된다는 것입니다. 먼저 효부가 되어야 되는 것입니다. 만약에 신랑이 ‘여보, 여보, 당신은 나한테 신경쓰기도 바쁜데 어머니 아버지한테까지 왜그렇게 마음을 쓰는 거요?’ 라고 한다면 그 신랑은 효자예요, 불효자예요?「불효자입니다」 불효자식입니다. 그런 불효자식에게서는 열녀가 생기지 않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열녀가 되기 위해서는 먼저 뭐가 되어야 된다구요?「효부요」 먼저 효부가 되고 그 다음엔 열녀가 되어야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열녀의 전통은 먼저 남편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부모를 생각하는 것입니다. 부모를 그렇게 생각해 드림으로써 효부의 칭호를 받고 나서도, 부모로부터 '야 이제 나한테만 그렇게 잘하지 말고 네 남편 좀 돌보려무나. 난 그저 아무렇게 해줘도 좋아. 이제 그만하면 됐다' 이렇게 승낙을 받고 나서도, '그렇습니까' 하면서 바로 돌아서서 '아이고 좋아라. 내 때가 왔구나. 이때를 기다렸다'(웃음) 하며 좋아하는 그런 여자는 절대로 열녀가 못 되는 것입니다. '아이고, 내가 이날을 얼마나 바랐다고, 내 때가 왔구만' 하며 등등 춤을 추는 여자는 열녀가 될 수 없습니다.

시부모가 그러시거든 '아버님 어머님, 어찌 이 계집이 남편을 위하는 마음 이상으로 부모님을 위하지 않겠습니까? 죽을 때까지, 죽은 후에까지도 부모님을 위하고 싶은 마음 간절하오니 부디 그러지 마시옵소서'라고 해야 되는 것입니다. 그래도 시부모가 '자 그러지 마라. 이제는 괜찮아. 그만하면 됐다'고 재차 다짐을 지으시거든, 눈물을 흘리면서 목이 메어 흐느껴 울면서 뒷걸음질쳐 나오는 그런 효부가 되지 않고는 결코 열녀가 될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러나 남편 품에 안길 때에 '에이, 시부모고 뭣이고 나 혼자 갈래요' 하게 되면 이건 말이 안 되는 거예요. 마음을 다하고 생명을 다해 가지고 정성들여 자기의 낭군을 낳아 준 시부모 앞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우리 낭군을 키우실 때에 어머니 아버지가 얼마나 많은 사랑을 하셨을까. 그 사랑 이상으로 내가 사랑하겠다'고 하는 마음을 가지고 시부모 대신 남편을 품을 수 있는 마음을 가져야 되는 것입니다. 그래야 될 것 아니예요?

그래 가지고, 시어머니에게서 이제는 나한테 효도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씀을 들은 것과 마찬가지로 남편에게서도 '이제는 나한테 그렇게 정성을 안 들여도 된다'는 말을 들을 때, 눈물을 흘리면서 '나는 죽더라도 당신을 위해 죽겠습니다. 그것이 여자가 가야 할 길이 아니겠습니까' 하고 운명을 걸고 맹세하면서 서로가 위로해 주고 서로가 감사할 수 있는 환경에 서지 않고는 열녀가 될 수 없는 것입니다.

그것이 전통적인 열녀의 입장인 것을 똑똑히 몰라야 되겠?「알아야 되겠습니다」 내가 '다' 하면 여러분도 '다' 해야지요. 몰라야 되겠?「알아야 되겠」'다' 「다」내가 왜 이렇게 하느냐? 저기 조는 색시가 있거든요. 눈을 뜨나 안 뜨나 보니 눈을 '빵긋…' (웃음) 그럴 때에는 이렇게 하는 거라구요. 여러분은 열녀는 어머니의 후계자라는 것, 부모의 부활된 실체라는 것을 알아야 되는 거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