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은 구형을 따라 움직인다
동쪽이나 서쪽이 가려져서, 정착되어서 동방이면 동방만으로 있기를 바라느냐? 그렇지 않습니다. 사람은 좋으면 반드시 돌게 마련입니다. 가만히 있어 가지고 좋아하는 사람이 없는 것입니다. 춤을 춘다든가 노래를 한다든가 할 때에는 벌써 얼굴빛이 화합하는 것입니다.
사람이 웃을 때에는 눈으로부터 코로부터 얼굴 전체가 웃게 마련입니다. 얼굴이 웃게 되면 그 얼굴만 웃는 것이 아니라 사지백체가 거기에 서로서로 화합해 가지고, 서로서로 화동해 가지고, 대응해 가지고 전체 일신의 모양이 나타나는 것을 우리는 항상 우리들의 생활 가운데에서 잘 아는 바입니다.
사람이 기뻐할 때는 마음만 기뻐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일신이 기뻐하는 것이 아니냐. 또 슬퍼할 때는 마음만 슬퍼하는 것이 아니라 몸도 슬퍼 하는 것이 아니냐. 그 몸도 전체가 슬퍼하는 이런 문제를 두고 볼 때, 우리 개인의 기쁨은 개인의 기쁨만이 아닌 것을 우리가 생각할 때, 그 슬픔과 기쁨은 전세계와 더불어 인연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원인과 결과가 서로 뗄레야 뗄 수 없는 과정을 연결시켜 가지고 그 목적이 성사된다고 하게 되면, 그 과정에 있는 하나의 모습, 하나의 표시체, 하나의 행동은 그 과정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원인에 영향을 미쳐야 되고 결과에 영향을 미쳐야 되는 것입니다. 사람이 좋은 것이 있으면 '아, 이거 좋다!' 하며 그것으로 끝내려고 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 인간의 마음을 볼 때 좋은 것은 영원히 남기려고 하는 것입니다.
오늘이 좋았기 때문에 내일도 그렇게 되기를 바라고, 그리하여 일년, 십년, 생애 전체가 좋기를 바라는 그 소원이 있는 것을 볼 때에, 그 좋다는 것이 일시적인 한계권내에 머물기를 바라고 있지 않는 사실을 우리가 잘 알 수 있는 것입니다.
우리 인간의 일생도 우리가 기뻐할 수 있는 한 때를 요구하는 데 있어서 어떠한 환경에 제한된, 어떠한 틀에 잡힌, 어떠한 한계점이 남아질 수 있는 것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그 자리를 넘어서서 무슨 일이거나 동서남북으로 전체 앞에 미쳐질 수 있는 기쁨과 인연맺고 싶어하는 것이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우리 자신들이 느끼고 체험하는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 아니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