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화되면 천지가 화동한다 - [8대교재교본] 말씀선집145권 PDF전문보기

조화되면 천지가 화동한다

자, 그래서 모든 것이 하모나이즈(harmonize), 조화, 화동이예요. 화동이다 이거예요.

그러면 여러분, 봄철이다, 봄철이다 하게 되면 뭐예요? 전부 다 꽃이 피고 모든 자연이 푸르러 오고, 동산이 다 어울려 오고, 그다음에는 새도 날아들고…. 내가 오늘 청평에 가려고 생각하지만 말이예요, 청평은 보게 되면 산세가 좋아요, 산세가. 산이 좋다 이거예요. 산이 울긋불긋하고 말이예요.

한 곳에, 작은 곳에 앉았더라도 산세의 높고 낮음이 확실해야 된다구요. 또, 거기에는 푸른 나무가 갖추어져 있어야 돼요. 아무리 푸른 나무가 갖춰 있더라도 새가 없으면 안 돼요. 여러분 생각해 보라구요. 나무 없는 산을 생각해 봐요. 여러분 사막에 가면 얼마나 기가 막혀요. 아무리 아름답더라도 그건 점수를 못 주는 거예요. 뭐 50점을 줘요. 30점도 안 주는 거예요. 거긴 아주 삭막해요. 보면 볼수록 내 정서적 세계에서 뭘 주고받는 것이 없다구요.

자, 만약에 산에 나무와 풀이 없었더라면 얼마나 삭막하겠어요? 그 풀이 고맙고 나무가 고마운 것을 아는 사람은…. 그것을 보지 못한, 그걸 갖지 못한 사람은 그걸 그리워하는 거예요. 그리워하는 겁니다. 또, 아무리 나무가 있다 하더라도 새가 없다면, 그 나무의 푸른 잎새에 새가 없다면 얼마나 처량하겠어요? 짐승이 없다면 얼마나 처량하겠어요? 거기에 무서운 호랑이, '어흥'거리는 호랑이, 그 호랑이는 얼마나 멋져요?

그래서 내가 이번에 제주도에 가서 호랑이를 한두 쌍 기부하면 좋겠다 했더니 '아이쿠, 큰일납니다' 그러더라구요. 사람을 일년에 몇 녀석 잡아먹더라도 그 으르렁거리는 것이 산에 올라가서, 한라산 꼭대기에 올라가서 으르렁해 가지고 바다의 파도소리와 어우러져야 되는 거예요. 자, 그런 게 좋아요, '아이구, 파도소리는 요란하니 싫지만 산소리는 고요해' 이게 좋아요? 그거 안 맞는다 그거예요. 자, 이렇게 될 때는, 바다의 소리가 출렁출렁하게 된다면 산의 소리도 거기에 으르렁거려 가지고 박자가 맞아야 된다고 보기 때문에 그런 말을 한 것이 나쁘지 않다 그거예요. 일년에 몇 명씩 사람을 잡아먹더라도…. (웃음) 이게 몹쓸 말이 아니예요. 천지가 화동하는 거예요, 화동. 화동하는 거라구요.

그래, 음악을 가만 들어 보면, 명곡이 무엇이냐? 음악에서는, 내가 음악 전문가는 아니지만 부음이 있다구요, 부음. 반음이 있다구요. 반음을 빼놓으면 얼마나 재미 없어요? 노래할 때 '위익' 하면 이건 고동소리, 기차소리는 되지만 노랫소리는 안 된다 이거예요. 올라가면서 '루루루우-' 하는 것은 반음을 넣어 나가기 때문에 그게 멋진 거예요. 그렇다구요. 그거 매끈한 게 좋은 것이 아니예요. 매끈해도 규칙적으로 매끈해 가지고 전부 다 어울리게 된 것이 매끈한 것보다도 더 멋있다는 거예요.

그게 왜 그러냐? 상대성을 중심삼고 주고받을 수 있고, 또 해가 쪼이면 그림자가 생겨야 됩니다. 그림자 없는 것이 좋은 것이 아니예요. 여러분, 하나님이 말이예요, 오전을 열두 시 똑딱하는 순간까지만 왜 오전으로 만들어 놨을까요? 그때는 그림자가 없어요. 똑딱하는 순간만 그림자가 없지 24시간 전부가 흑백의 조화로 얼룩져 있다 이거예요. 그건 왜 그렇게 됐느냐? 조화 때문에 그렇다는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세상에 잘난 사람만 살면 무슨 재미가 있겠어요? '요리 봐도 미인, 저리 봐도 미남, 아이구, 발끝에서 머리 끝까지 전부 다 일등 미남 미녀구만. 아이고, 좋아라!' 그렇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일등 미녀만 세상에 꽉차 있으면 무엇이 미인이고 무엇이 미남이예요? 못난 사람이 있으면 잘난 사람들이 있고, 그 얼룩덜룩한 가운데 그러니까 그것이 맵시가 나는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그것이 종합할 수 있는 하나의 주체성, 비교의 기준이 되는 거예요. 이런 얘기 하다가는 한이 없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