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에 대한 그리움과 향심은 불가피한 것 - [8대교재교본] 말씀선집187권 PDF전문보기

고향에 대한 그리움과 향심은 불가피한 것

사람은 아무리 멀더라도 근본을 떠날 수 없습니다. 변치 않는 심정적, 정서적인 근본을 떠날 수 없게 되어 있는 것이 아니냐. 이것은 뿌리가 거기서 퍼져 나갔기 때문입니다. 뿌리를 넘어설 존재가 없기 때문에 고향에 대한 그리움과 향심(向心)은 불가피한 것입니다.

그래서 고향이 잘생기고…. 뭐 고향이 잘생겼다면 말이 이상하지만 얼굴이 아니니까…. 고향이 좋고 나쁘고, 잘 생기고 못난 게 문제가 아니라구요. 좋고 나쁜 것을 떠나 잊을 수 없는 곳입니다. 어디 해외에 나가든가 먼 세계로 떠나면 떠날수록 거기에 있을 때 비가 온다 하면, 그 비는 마찬가지로 내리고 있어요. 비 오는 현상은 마찬가지이지만 그 비를 대하는 내 마음은 고향과의 거리에 따라서 달라지는 거예요. 또 환경의 여건에 따라 달라지는 거예요. 혹은 친구와 만난다거나 누구, 사랑하는 사람들과 동반해서 거기에서 산다 하더라도 고향을 떠났을 때는 전부가…. 자기 아내도 나와 같이 고향을 그리는 마음을 동반해 가지고 거기 가서 느낄 수 있기를 바라는 거예요. 또 자기 아내뿐만 아니라 아들 딸도 고향에 데려가서 마음 속 깊은 곳에 간직해 두었던 추억들을 나누어주고 싶은 것입니다. 이렇게 볼 때, 고향이라는 것은 내 삶에 있어서 중요한 교육의 재료를 80퍼센트 이상 공급하는 곳이기 때문에 우리 인간에게서 고향과의 인연을 끊어버릴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지 않느냐. 여러분 그렇지 않아요?

학교를 가더라도 유치원 시대, 소학교 시대, 국민학교 시대, 그다음 중고등학교 시대, 그다음 대학, 그다음엔 사회에 나가 출세해서 성공한 시대…. 이런 걸 보면, 고향을 떠나 멀리 가면 멀리 갈수록 고향과 멀어지는 것 같지만, 여러분 마음 가운데 제일 잊혀지지 않는 것이 무어냐 하면 유치원 시대라는 거예요. 어머니 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유치원에 가서 선생님들과 노래하고 춤추던 것이 국민학교 다닐 적 것보다 철이 든 다음에 회상하면 그것이 더 강하다는 거예요. 중학교보다 국민학교, 고등학교보다도 중학교, 대학교보다도 고등학교, 그다음엔 뭐 대학원이라든가 박사코스 가게 되면 점점 갈라지는 거라구요.

전부 다 생각이 가정을 중심삼고는 어머니 아버지 형제를 생각하는데, 이것이 대학을 나와 점점 커 가면서 철이 들면 들수록 어디로 가느냐 하면, `내가 무엇이 돼야 되겠다' 하는 것을 중심삼고 바깥으로 나가려 한다는 겁니다.

바깥으로 나가게 된다면, 이것이 한 센터를 중심삼고 360도로 보게 될 때 이 간격의 거리는 점점 멀어지는 거예요, 간격의 거리는. 십리 간 거하고 백리 간 거하고, 가서 보게 된다면 처음의 1도 차이라는 것은 무한히 된다 이거예요. 이렇게 갔던 사람들을 그냥 놔두면 떠나버릴 겁니다.

고향이라는 것이 있기 때문에 그렇지 않아요? 아무리 출세를 했더라도, 아무리 학박사가 돼 가지고 성공을 했다 할 때, 어디로 갈 거예요? `아, 내 여편네, 아들딸한테' 하겠지만, 아들딸 거느리고 어디로 갈 거예요? 고향에 가려고 한다구요, 금의환향이라는 말이 있듯이 떠나면 떠날수록 외로운 겁니다. 외로워진다는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