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는 정신적인 것 - [8대교재교본] 말씀선집252권 PDF전문보기

낚시는 정신적인 것

그래, 이 체육이라든가 사냥은 육체운동으로서 건강을 위한 것이고, 낚시는 정신적입니다. 정신적이라구요. 앉아서 자기 일생을 회상하고, 생각을 참 많이 하는 거예요. 그런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 놀라운 것입니다. 자신의 과거를 분석하고 미래 생활에 대해 설계를 할 수 있습니다.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시간이 되는 거예요. 자기 자신을 위엄을 갖추고 차분히 되돌아볼 수 있습니다. 그것이 절대 필요하다는 거예요. 이것을 동양에서는 낚시도(道)라고 그래요, 도(道).

고기는 새끼 고기들이 어미 고기가 잡혀 올라올 때 따라 올라온다구요. 이런 것을 보면서 자기 생활을 중심삼고 '아, 잡아서 안 되겠구나!' 생각한다구요. 자기 아들딸을 중심삼고 생각하고, 자기 민족을 놓고 생각하게 된다구요. 그렇기 때문에 낚시를 몇 년만 하게 된다면 잡았더라도 놓아주고 싶지, 잡은 고기를 먹고 싶은 생각이 하나도 없게 된다구요. 그것이 진짜 도(道)입니다. (웃으심) 먹고 싶은 생각이 없어진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얼마나 도덕적으로 정신적인 발전이 벌어지는지 모른다구요. 정치하는 사람들은 잔인하다구요. 그런 것을 배움으로 말미암아 잔인성을 전부 다 소모할 수 있습니다. 어떤 부서의 장(長)이 되었으면 자기 하부의 요원들을 대해서 막 부리던 것도 신사적으로 대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이 모든 인간을 화합할 수 있는 하나의 도장이 되어 있는 것입니다.

참치 낚시도 내가 22일 만에 갔다 왔는데, 22일을 기다리는 동안에 무슨 생각이 안 나겠어요? '이놈의 바다!' 원망하던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구요. '이놈의 고기들!' 하고 욕심을 부리던 모든 한을 다 가지고 거기 가 며칠씩 생각할 여지도 없어요. 전부 순환하면서 작게 해 가지고 점점 커가는 거예요. 순환하는 겁니다. 이렇게 자기를 중심삼아 가지고 하던 생각이 꼬리를 물고 큰 생각, 몇 주일 중심삼고 계속해서 생각할 수 있는 이러한 머리를 계발해야 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그 반대, 이 끝까지 갔다가 돌아가는 거예요. 이럼으로 말미암아 자기도 거기에 동화되어 가지고 '사람은 이래야 된다' 하고 자기도 모르게 자꾸 높이 올라간다구요. 그래서 '낚시도'라는 말이 맞습니다.

밤낚시를 하면 잠 안 자고 낚시터에 앉아 가지고 자기도 모르게 잠이 드는데, 그때 갑자기 샥 고기가 물면, 기분 좋은 걸 어떻게 말할 수 없어요. 잠잘 때 누가 깨우면 죽이고 싶은데, 이것은 만세를 부를 만큼 별천지예요. 그것이 필요하다구요. 이렇게 밑창에서부터 꼭대기까지 도약할 수 있는 정신적 작용이 절대 필요한 것입니다.

그래 가지고 놓치게 되면 밤을 밝혀 가지고 또 물까 하고 잠을 하루 이틀은 안 잔다구요. 정말이라구요. 그렇더라구요. (웃음) 그 세계에는 그런 자극이 있습니다. 그건 하지 않은 사람은 몰라요. 비가 억수같이 와도 그 놀음을 하는 거예요. 그런데도 계속하다 보면 땀이 나서 레인코트 자락으로 오줌같이 줄줄 흐르더라도 그걸 계속하는 것입니다. (웃으심)

그러니까 그 세계는 해 보지 않은 사람은 몰라요. 낚시하다가 그런 경지에 들어가면 '이 일을 위해서 난 태어났다'고 생각하지 다른 것은 생각 안 합니다. 절대 필요한 거예요. 그렇게 심각한 겁니다. 그렇게 그걸 훈련하게 되면 무엇이든지 정신을 통일해 가지고 하나에 딱 집중해서 행동할 수 있다는 거예요. 필요하다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