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 - [8대교재교본] 말씀선집007권 PDF전문보기

기 도

예수는 삼십년 동안 늘 갈릴리 해변가를 거닐면서 불쌍한 어부들을 보고 마음 속으로 얼마나 동정하였사옵니까. 불쌍한 촌락을 바라볼 때에 얼마나 동정하였사옵니까. 혹은 유대교회와 즐비한 교단들을 바라볼 때에 얼마나 염려하였사옵니까.

예루살렘 성전에서 쫓겨난 이후 이 마을 저 마을로 떠돌아다니다 나중에는 바닷가까지 가서 심정적인 하나의 참제자를 찾기 위하여 헤매던 불쌍한 예수였음을 알았습니다.

세상의 모험 중에 큰 모험이 무슨 모험인가 했더니, 자기 앞에 놓인 목적물, 대상물을 찾는 것이 아니라 나를 정복하는 것, 나를 완전히 지배하는 것, 나를 굴복시키는 것이요, 그 이상 큰 모험이 없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심정세계를 찾아들어가 하나를 굴복시키는 날에는 온 천주가 찾아온다는 것을 아셨기에 예수님은 배척받는 길도 감사히 가셨고, 못박히는 자리도 개의치 않으셨사옵니다. 조롱해도 감사하며 민족을 위로하셨고, 핏방울이 떨어지는 몸은 아프고 그 마음은 통분하지만, 섭리하여 나오시는 아버지의 심정이 민족에게 미쳐 있는 것을 바라보시고 아버지를 높이고 자기를 거부하는 심정에 사무치셨으니, 4천년 인연의 심정을 무시하고 그 터전을 밟을까봐 염려하는 마음으로 복을 빌던 예수의 심중을 가히 알만하옵니다.

인간들은 외계의 모든 것을 정복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모험의 노정과 정탐의 노정도 개의치 않고 탐험 행로에서 허덕이고는 있사오나, 내적인 심정을 걸어 놓고 나 하나를 정복하기 위한 탐험은 하지 않고 있사옵니다. 그 탐험의 고개 고개는 땅 위의 어떠한 험악한 산악보다도, 저 대양보다도, 맹수들이 사는 곳보다도 더 험하고 더 크고 더 무서운 경지라는 것을 저희들이 알게 하여 주시옵소서.

도의 길을 가는 수많은 사람들은 자기가 남아 있을 때 실패했습니다. 예수님은 자기를 잃어버리고 자기로부터 승리한 역사적인 주인이 됨으로써 부활의 영광을 갖게 된 것을 알고 있사옵니다.

잃어버려야 할 이 세계, 잃어버려야 할 나, 잃어버려야 할 원한의 역사 노정이오니, 내 몸을 붙들고 싸울 수 있고 내 마음을 붙들고 싸울 수 있게 하여 주시옵소서. 6천년의 하늘의 심정을 붙들고 싸울 수 있게 하여 주시옵소서. 그리하여 하늘을 대신하여 만물에게 어엿이 복을 빌어줄 수 있는 승리자의 모습이 되는 것이 인간의 역사적인 소망이요, 시대적인 소망이요, 미래적인 요구인 것을 알게 하여 주시옵소서. 그러한 모습이 되어야 할 것이 하나님이 아니고 예수도 아니며 바로 자신인 것을 알고 또 자신이 하나님과 예수, 그리고 이 땅, 온 존재세계 전체의 참 중심인 것을 헤아리게 하여 주시옵소서. 이 참을 찾는 일도 나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는 것을 알게 하여 주시옵소서.

예수는 이 땅에서 30여년의 생애를 살다가 자기를 잃어버리고 다시 살아 부활의 기쁨을 느꼈사오니, 저희도 자신을 잃어버렸다가 다시 찾아 기쁨을 느끼게 하여 주시옵소서. 죽은 후에 부활한 기쁨을 체득하지 않는다 할진대, 찾아오는 복락의 동산은 나와 인연이 없다는 것을 저희들이 알고 있사오니, 땅과 더불어 사는 자신을 매장하여 버리고 다시 하늘과 더불어 살 수 있게 하여 주시옵소서.

오늘 저희는 혁명을 해야 되겠사옵니다. 새로운 세계를 찾아내야 되겠사옵니다. 모험이 필요하옵고 탐정적인 기질이 필요하옵니다. 아버님! 자기를 생각하는 자는 이 대열에 참여하지 못할 것이요, 지금까지의 환경적인 조건을 붙들고 매달리는 자는 그 환경을 개척하지 못할 것이요, 지금까지의 주의와 사상에 얽매인 자는 이 세계의 이념에 가담하여 하늘이 기뻐하는 세계적인 지도자의 역할을 못할 것을 알고 있사옵니다.

저희들은 개체로부터 가정을 거쳐 천주에 이르기까지 이념의 심정을 통할 수 있는 마음을 가진 자가 되어 어떠한 분야에 보내도 감사하고, 어떠한 제물이 된다 하더라도 감사하며, 어떤 모험도 각오하고 나설 수 있는 하늘의 모험의 왕자들이 되게 하여 주시옵소서.

전체를 책임질 수 있고 하늘이 믿고 맡길 수 있는 아들 딸이 되게 하여 주시옵기를 간절히 부탁드리며, 모든 말씀 사랑하는 주의 이름으로 아뢰었사옵나이다.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