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 - [8대교재교본] 말씀선집009권 PDF전문보기

기 도

아버지, 저희들의 어려움 때문에 무한히 눈물을 흘렸던 것을 용납하여 주시옵소서. 저희들이 어려울 때는 이를 갈며 가슴을 쥐어뜯곤 하였습니다. 이것이 아버님 앞에 얼마나 용납받을 수 없는 처신이었던가 알게 하여 주시옵소서. 아버지, 이런 일은 하늘의 슬픔을 잊은 배반자에게나 있을 법한 일로 하늘의 슬픔을 아는 무리에게는 꿈에도 당치않은 일인 것을 알게 하여 주시옵소서.

슬퍼도 기뻐하고, 어려워도 기뻐하고, 죽더라도 감사하는 것만이 아버지 앞에 조금이라도 자기의 책임을 하는 것이며, 찾아오시는 아버지의 형상 앞에 부끄러움을 피할 수 있는 것임을 알았사옵니다.

이제 저희들이 어떠한 자리에 있는가 하는 것이 문제이옵니다. 저희들이 어느 한때에 찾아오신 아버지를 맞이하였고, 굶주린 아버지를 잡숫게 하였으며, 목마른 아버지를 마시게 하였으며, 헐벗은 아버지를 입게 하였으며, 어려우신 아버지를 찾아보았으며, 병든 아버지를 방문하였습니까? 그런 자리가 언제나 아버지를 모실 수 있는 자리라 하셨사옵니다. 황공하옵니다. 당신은 지극히 작은 자에게 행한 것이 곧 당신께 행한 것이라 하셨사옵니다.

아버님, 저희 자신만으로는 뜻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사옵니다. 저희 개체 외에도 전체가 필요하다는 것을 저희들이 알게 하여 주시옵소서.

저희는 전체의 제물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알았사옵고, 대(大)를 위하여 소(小)를 희생하는 것이 역사적이 철칙인 것을 알았사옵니다. 더우기나 천적인 섭리의 뜻을 세우기 위해서는 큰 희생을 치러야 하는 것을 알았사오니, 자신의 슬픔을 억누르고 아버지의 슬픔을 더 염려하며, 자신의 걱정을 억누르고 아버지의 걱정을 더 염려하며, 자신의 억울함을 억누르고 아버지의 억울함을 더 염려하게 하여 주시옵소서.

그런 아들딸이 된다 할진대, 하늘의 심정이 같이하게 된다는 것을 알게 하여 주시옵소서.

자신의 고통이 있을 때 당신을 저버리던 저희였고, 자신의 슬픔이 있을 때 당신 앞에 아뢰던 저희였고, 자신의 억울함이 있을 때 이 억울함을 맡아 달라고 당신 앞에 호소하던 저희였습니다. 이것은 효자의 도리가 아니고 충신 열녀의 도리가 아닌 것을 알았사옵니다. 저희가 슬픈 자리, 죽음의 자리에 처하는 일이 있더라도 당신이 억울함을 당하고 계신다면 그 억울함을 짊어지려고 하는 모습들이 되지 않으면 안 될 저희들인 것을 알았사옵고, 저희가 땅 위에서 서기 힘든 어려운 자리에 서 있다 하더라도 당신이 그런 자리에 계시다면 그 자리에 계시지 않게 해드려야 할 저희들인 것을 알았사옵니다.

아버님, 이제 더 무슨 말을 하오리까? 이 시간, 마음으로 당신을 대신하는 아들이 되고 딸이 되겠다고 맹세하는 사람이 한 사람만 있어도 좋겠사옵니다. 그렇지 못한다면 이제까지 외친 것이 무슨 소용이 있사오리까?

아버지! 이들의 마음문을 여시어서 당신이 임하시옵고, 복귀노정에서 맺힌 당신의 한을 푸시옵고, 저희들이 마음으로 아버지를 모시는 기쁨과 영광이 이 세계 온 천지의 만물에게까지 미칠 수 있게 하여 주시옵소서. 그날을 아버지께서 무한히 고대하신다는 것을 알았사오니, 저희들도 그날을 위하여 싸우고 또 싸우며, 울고 또 울며 나아가는 자들이 되게 하여주시옵소서.

아버지를 모시는 영광의 제단까지 '나는 이렇게 아버지 앞에 충성하겠습니다' 하는 마음의 기준을 세워 달려나갈 줄 아는 저희들이 되게 하여 주시옵기를 간절히 부탁하고 원하옵나이다.

이 시간 모든 말씀을 아버지의 것으로 친히 맡아 주관하여 주시옵고, 저희의 생명을 당신 것으로 하여 주시옵고, 당신이 친히 주관하여 주시옵기를 간절히 부탁드리면서, 모든 것을 주의 이름으로 아뢰었사옵나이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