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요한 것은 돈보다도 인간 - [8대교재교본] 말씀선집023권 PDF전문보기

필요한 것은 돈보다도 인간

그리하여 마음껏 구경하고 실컷 놀다 가라고 자기 가까운 자리에 선생님을 모셔 놓았습니다. 그리고는 이 영감이 신아 나서 `문선생님, 한국에도 저런 모터보트가 필요하겠지요? 내가 얼마든지 기부할 테니까 한번 해보시지 않겠어요?' 하더군요. 선생님이 기분 나빠서 `이 자식아. 내가 모터보트 따라 여기 온 줄 아니?' 속으로 그러면서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습니다. 들은 척 만 척했어요. 그러니까 그 영감 어떻겠어요 선생님 같은 사람을 보기도 처음 보았겠지요. 남들은 전부다 달라고 해서 하나라도 더 빼앗아 가려고 하는데 주겠다고 해도 기분 나빠 대답하지 않으니 그 다음부터는 다시 그 말을 꺼내지 않았습니다.

요번 합동 결혼식 때 선생님이 그 영감을 초청했습니다. `영감님 이번에 오셔서 한번 축하를 해주어야 되겠소'라는 초청장을 보냈지요. 이렇게 국제적인 양반들 불러다 축하를 시키니 부모들이야 싫어하는지 좋아하는지 모르겠지만 그 아들딸은 잘났지 못났겠어요? 그 영감 그래도 귀빈으로 모셔서 축하를 시키니 기분이 풀어졌어요. 그리고 좋은 호텔에다 하루밤을 재웠지요. 그 영감 나이가 칠십에 가깝지만, 그래도 일본 제국시대에는 경시청을 움직이던 사람입니다. 옛날에 히틀러와 뭇솔리니처럼 그야말로 진짜 국수주의자입니다. 그러나 이제는 국수주의에서 세계주의로 돌아갔습니다. 이것은 통일교회의 공로입니다. 선전이 아닙니다.

이 영감이 서울에 왔을 때, 선생님은 영감에게 시간을 안 줘야겠다는 생각에서 시간을 딱 짜놓고 그랜드 호텔에서 점심 때 다 모이게 했는데 그 아들도 왔습니다. 그래서 그때 그 영감을 사정없이 몰아쳤습니다. `네가 사사까와면 사사까와지 모터보트로 돈 벌었다고 그게 뭐냐? 사사까와 영감이 그래도 일본에서 사나이다운 사나이인 줄 알았는데 이건 서푼짜리밖에 안 된다'고 들이 조져 놓았습니다. 일년 동안 가만있다가 귀빈으로 모셔 와서 수고했다고 치하할 줄 알았는데 반대로 뱃속에다 폭탄을 퍼부었던 거지요. 세상에 그런 인사법이 어디 있겠어요? 그렇지만 선생님이 이 영감이 성격을 알고 있었거든요. 이 영감에게 멋진 사나이의 기질이 있어서 정상으로 들어가는 것보다도 도리어 후려갈기는 것을 더 좋아하는 것을 알았지요.

그래서 한대 쥐어박았더니 이 영감 얼마나 흥분되었겠어요? 그런데 큰소리로 하하하 웃는 것입니다. 그 영감 그래도 아주 틀이 잡혔어요. 사람이 됐다는 거예요. 그렇지만 한대 맞았다 이거예요. 나중에 들으니 화가 나는 것을 꾸욱 참느라 잠을 다 못 잤대요. 선생님은 사사까와 같은 사나이가 필요하지, 돈이 필요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그 영감은 선생님이 돈 때문에 그러는 줄 알았다가 한 대 얻어 맞은 것입니다. 그래도 그때부터 얼마나 가까워졌는지 몰라요.

이번에도 일본에서 오는데 그 영감이 비행장에까지 전송 나왔어요. 처남이나 사위 등 누가 어디를 가더라도 전화를 하고 말지 웬만해서는 비행장에 나오지 않는 영감인데 그런 영감이 손수 남부여대해서 비행장까지 나왔던 것입니다. 그래 가지고 원래는 대합실에서 이별하는 건데 귀빈이라고 해서 우리의 짐을 전부 다 들고 비행기에까지 실어 주었습니다. 이거 기분이 좋습니까, 나쁩니까?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