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것이 주체 - [8대교재교본] 말씀선집085권 PDF전문보기

보이지 않는 것이 주체

그럼 나 하나 물어 보자구요. 우리 아가씨들은 매일 거울 보나요. 안 보나요? 「봐요」 왜 봐요? (웃음) 거울 봐요, 안 봐요? 「봐요」 보지요. 잘생겼지요? (웃음) '아이구, 요놈의 볼따구가 너무 나와서 팔자가 조금 사납겠구만. 조금 들어갔으면 좋겠다' 하고 '여기가 쓱 들어갔는데, 조금 나왔으면 좋겠다' (웃음) 그러지요? (웃음) 「예」 매일같이 본다구요? 「예」

길에서 한번 본 사람을 머리 좋은 사람은 십년 후에 만나도 아는 거예요. 뭐 매일같이 보는 사람은 그리래도 잘 그리지요. 여러분들 얼굴 그릴 자신 있어요? 여러분들 얼굴 잘 알겠어요? 여러분, 우리 협회장 얼굴 아나요? 그저 그럭저럭 알지요. (웃음) 아무리 유명한 학박사라도, 아무리 미술가라도 자기 얼굴이 어떻게 생겼느냐 하고 물어 보면 말이예요, 그저 그렇고 그렇지 하면서 윤곽만 생각하지요. 나도 그렇다구요. 생각하면 할수록 모르겠다구요.

여러분은 나 닮지 않았기 때문에, 나보다 다 머리가 좋으니까 그렇지 않을 거라구요. (웃음) 여러분 얼굴 알 수 있어요? 안다면 막연하게 아는 것이지 확실히 아는 것이 아니라구요. 어떤 때는 '야, 이거 이만했으면 잘 생겼구만!' 하다가도 '야, 이게 내 얼굴이야? 이거 이거 내 얼굴 어디 내놓기 부끄럽구만 하게 된다구요' 어떻게 보면 잘생기고, 어떻게 보면 못생기고 말이예요. 어떻게 보면 좋고 말이예요. 요놈의 눈을 보면 비둘기 눈처럼 생겨 가지고 쏙 들어간 게 참 맵시있게 생겼다고 생각하지만, 어떤 때는 '아이구, 세상에 어떻게 요렇게 생겼나' 하는 거예요. 그러니 생각 여하에 달려 가지고 이럴 수도 있고, 저럴 수도 있는 상통이 누구 상통? (웃음) 누구 상통이요? 선생님의 상통, 여러분의 상통? 대답을 해봐요. 누구의 상통? 「우리 상통입니다」 내 상통! (웃음)

그거 왜 그러냐 이거예요. 그건 너무 가깝기 때문에, 너무 가깝기 때문에 그런 거예요. 그건 그럴 수 있다구요. 보라구요. 꼬챙이 같은 걸 가지고 이렇게 보게 되면, 가까우면 보여요, 안 보여요? (웃음) 「안 보여요」 왜, 안 보여요? 너무 가깝기 때문에 안 보인다 이거예요. 그래, 가까이 가면 갈수록 알 수도 있고 모를 수도 있는데, 알 수 있는 것보다도 모를 수 있는 것이 더 많아져요. 그렇기 때문에 세상은 요지경 속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것이 멋진 거예요. 그게 멋진 거예요.

그리고 진짜 사랑하는 부처끼리, 부부끼리도 말이예요. '넌 색시 얼굴이 어떻게 생겼어?' 할 때, '아, 우리 색시 얼굴은 그림의 떡과 같이 동그랗게 생겼다' 고 하면서, 콤파스로 그릴 수 있는 그런 생각을 가진 남편은 그 부인을 완전히 사랑 못 한다고 보는 것입니다. '우리 색시 얼굴은 하이고, 동그래. 밤에 생각해도 동그랗고, 낮에도 동그랗고, 요렇게 생겼다'고 하며 그 딱 한 모양으로 판단한 것이 일생 동안 생각나면, 그것처럼 지옥이 없다는 거예요.

그렇지만, 그 색시가 하하 웃을 때는 '어쩌면 저 얼굴이 동그란데 저렇게 길어 보이노? 아이구, 눈이 작은 줄 알았더니 저렇게 커 보이노?' 이렇게 아 이거 보면 볼수록 알 수도 있는 것 같고, 그다음에는? 모를 수도 있는 것 같을수록 요지경이, 조화통이 거기에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구요. 알겠어요? 그렇기 때문에 그림 그릴 줄 아는 사람들이 자기 상대자의 얼굴을 두 번 세 번 그리는 날에는 정이 떨어질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구요. 그러니 남편 사진이나 그림을 절대 그리지 말라 이거예요. 그거 일리가 있는 말이예요.

선생님의 말씀이 일리가 있는 것 같걸랑 연구해 보라구요. 신랑의 얼굴을 보더라도 그저 생각에, 기쁜 마음으로 보게 되면 그저 기쁜 상대로 나타나고, 감정적이고 이럴 때는 위로의 대상으로 나타나고 말이예요. 눈물이 흐르거든 오르락 내리락하는 거와 같이, 굽이치는 거와 같이 한 구비 치거든 한 구비 또 돌아가게끔 말이예요. 이렇게 느낄 수 있는 신랑일수록 이상적인 신랑이다! 그렇게 보일 거라구요. 그거 이해돼요?

가까울 때에는, 꽉 차 있을 때에는 있어도 모르는 거예요. 공기가 있나요, 없나요? 「있습니다」 왜 몰라요? 꽉 차 있기 때문이예요. 햇빛이 꽉차 있기 때문에 그것이 있기는 있는데 알 수 없다는 거예요. 조금만 빈 데가 나면 안 돼요. 알았지요?

이렇게 얘기를 하려면 한정이 없습니다만, 그렇기 때문에 보이지 않는 것이 주체다 이거예요. 사람도 역시…. (마이크 높이를 조정함) 왜, 자꾸 높이노? 이렇게 해 놓으면 사람들 얼굴이 다 안 보이잖아. (웃음) 내가 뭐 이 마이크 보러 왔어요. 사람 얼굴 보러 왔지요. 그거야 여러분들 책임이지요. 여기에 왜 안 해 놓았나요? 그거 내가 알아요? 무엇을 아느냐 하는 문제와 마찬가지로 말이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