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여건 - [8대교재교본] 말씀선집202권 PDF전문보기

행복의 여건

자, 이렇게 볼 때 인간세상에서 사랑이라는 걸 빼 버리면 무슨 재미가 있겠어요? 여자 남자 둘이 사는데 매일같이 상에 마주앉아 가지고 밥을 먹는데, 매일 보는 게 네 가지 밖에 없어요, 눈깔, 코깔, 입깔, 귀깔. (웃음) 깔은 눈깔이고 귀놈 코놈 눈놈 이렇게 해도 좋아요. 눈깔이라고 하니까 왜 귀는 빼냐 하겠지만 그건 여러분이 마음대로 불러도 좋다는 거예요.

그걸 들여다보고 일생 동안 살려니 얼마나 지루해요? 그거 생각해 보라구요. 사흘을 보고 산다 해도 기가 막힐 텐데…. 여러분 사진 하나 붙여 놓고 하루에 세 번씩 키스하면서 사흘만 지내 보라구요. 그 사진 찢어 버린다구요. 걸작품이라도 그런 거예요. 이렇게 생각할 때 지루하다면 이 이상 지루한 것이 없고 기가 막히다면 이 이상 기가 막힌 것이 없어요. 그 네 가지와 한 곳에 들어가서 내가 같이 산다고 생각할 때 얼마나 질식할 것 같아요. 이렇게 볼 때 그것이 조화통이지 뭐예요. 그것은 눈의 조화도 아니요, 귀 조화도 아니요, 오관작용이 아니예요.

그 오관 작용의 조화, 춘하추동 변화무쌍한 조화를 일으키는 뿌리의 작용이 뭐냐 할 때 사랑이라는 것입니다. 여러분, 사람하고 사랑하고 무엇이 달라요? 우리 한국 말로 사람 할 때 네모지만 사랑할 때는 굴러 가는 거예요. 사람은 굴러 다녀야 된다 이거예요. 그게 뭐냐 하면 사랑으로 살아야 된다는 것입니다. 사랑으로 굴러 다니는 사람, 그 사람은 나쁘지 않은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한국 말로 `사랑' 할 때는 동그라미를 그리지요? 안 그래요? 재미있다구요. 이게 사람이예요. `사람'은 무엇이냐? `사' 자는 사람 인(人)에 이거니까 종대에 달려붙은 사람(人)이라는 것입니다. `람'은 무엇이냐? 엮은 것입니다. 리을(ㄹ) 할 때는 다 들어갑니다. 모든 것이 한 종대에 달려붙은 동그라미다, 하나에 자리잡고 사는 것이다 하는 것입니다.

부처가 결혼했다 하면 마음대로 뜯어고칠 수 있어요? 네모박이 딱 해서…. 네모박이를 기계에 박으려면 네모박이 그 모든 것을 들어 넘길 수 있는 힘이 있어야 돼요. 그래서 `사람' 할 때는 네모박이예요. `이상적 사람' 할 때는 네모박이만 가지고는 안 돼요. 남자 네모박이, 여자 네모박이 그게 맞아요? 안 맞거든요. 이걸 뒤틀고 뒤섞어 가지고 동그라미를 만들어야 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얼마나 아파요? 얼마나 어려워요? 어렵지만 `나쁜 거야, 좋은 거야?' 할 때, 어렵지만 나쁘다는 결론은 절대 내리고 싶지 않다는 것입니다. 그게 나쁜 거라면 영감이 되도록 혼자 살아 보지요. 노처녀가 되어 가지고 할미새처럼 꽁지가 하얘지도록, 할머니 되도록 살아 봐요. 그걸 원하는 사람이 있어요? 원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건 거짓말이지요. 없어요. 어렵지만 그걸 원해요.

여자들은 남자를 무서워하지요? 처녀들 그래요, 안 그래요? 어때요? 좋기만 해요? 무서워요. 무서운 남자인데 이걸 붙들어야 돼요. 한번 잘못 붙들면 일생이 왱가당댕가당 합니다. 한번 잘 붙들면, 나쁘던 것이 비행기 타고 가듯이 말이예요, 요즘에는 콩코드가 있어서 2시간 40분이면 미국도 왔다갔다하고 일곱 시간이면 세계일주를, 아침 먹고 출발하면 저녁에 집에 들어온다 이거예요. 일일생활 권내로 들어온 것입니다.

그렇지만 아무리 세상이 변하고 아무리 좋은 세상이 온다 하더라도 자기 마음에 사랑이 깃들 수 있는 자신이 못 됐다 할 때 그는 행복한 사람이예요, 불행한 사람이예요? 「불행한 사람입니다」 남자 혼자만도 불행한 거예요. 남자 혼자만 있으면 여자가 없으니까 사랑을 할 수 있어요? 여자 혼자만도 불행한 것이고.

그러면 행복이라는 요건이 세상에 어디 있느냐? 남자 여자 눈 맞추고 코 맞추고 입 맞추고 몸뚱이 맞추고 하나되어서 영원이 뗄레야 뗄 수 없이 돌돌 굴러 다니는 것이다! 「아멘」 뭐가 아멘이야? (웃음) 그 말이 좋아서 아멘 하겠지, 내용이 좋아서가 아니고. 선생님의 말이 좋아서 아멘 하오, 내용이 좋아서 아멘 하오? 「둘 다 좋습니다」 어떤 게 좋은가 물어 보잖아요? (웃음) 내용이 좋아 가지고 말이 좋아야지, 말부터 좋아하면 내용은 안 맞을 수가 있다구요. 그래 여러분이 그렇게 사느냐 이거예요.

슬픔이 어디에 있느냐? 딴 데 있지 않아요. 행복이 어디에 있느냐? 딴 데 있지 않아요. 남자는 여자 잘 만나면 기쁨이 있고 행복이 있는 것이고, 여자는 남자 잘 만나면 기쁨이 있고 행복이 있는 것입니다. 잘 만났다는 게 뭐예요? 뭘 중심삼고? 돈 많고 박사고, 그거예요? 사랑을 가진, 변하지 않은 영원한 사랑을 가진, 영원의 보자기 가운데 둘러 싸인 남편, 영원한 보자기 가운데 둘러싸여 있는 아내…. 무엇 중심삼고? 사랑을 중심삼은 보자기 가운데 들어가게 될 때는 남자도 여자도 제일 좋은 것이고 행복하다면 제일 행복한 것입니다. 불행이 뭐냐? 그 보자기가 터졌을 때는 불행한 것입니다. 세상만사 아무리 생각해 봐도 그것밖에 없더라구요. 선생님의 머리가 나쁘지 않은데 결론을 내려 보면 아무래도 그것밖에 없는 것 같아요.

여기 박사님 누가 왔나? 여기 김동진 박사가 왔구만. 문제는 뭐냐 하면 이 세상을 전부 다 꽉 싸 가지고 천년을 놔 두어도 만년을 놔 두어도 `좀더 오래 있으면 좋겠다'고 할 수 있고 풀어 놓아도 `야! 이렇게 좋을 줄 몰랐다. 해방이구나!' 할 수 있고, 그저 해방되어 자유분방하게 춤을 추고 다녀도 사랑 줄을 못 잡고 춤을 추는 사람은 흘러가는 것입니다. 역사의 비료밖에 안 돼요. 그래서 가정에는 부모의 사랑이 필요한 것입니다. 그런 결론이 나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