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에 대해서 빚지지 않은 삶 - [8대교재교본] 말씀선집204권 PDF전문보기

가정에 대해서 빚지지 않은 삶

자, 신세지고 살래요, 신세지우고 살래요? 「신세지우고 살겠습니다」 가만 생각하면 선생님은 참 신세 많이 졌어요. 우리 어머니 아버지 앞에 신세를 많이 졌는데 손수건 한 장, 버선짝 하나 안 사다 드렸어요. 지독한 사람이라구요.

내가 흥남 감방에 있을 때 어머니가 오게 되면 말이예요…. 거기에 오려면 서울로 돌아가야 돼요. 길이 그것밖에 없거든요. 함흥으로 가는 길이 여기 용산으로 돌아가는 경원선밖에 없잖아요? 그러니 경의선을 타고 서울로 와 가지고 경원선으로 갈아 타고 가려니 얼마나 오래 걸려요. 한 20시간 차 타고 와야 된다구요.

그래도 아들이라고 그걸 잊지 못해서, 공산당 치하 그 못사는 이북에서 미숫가루 만드느라고 사돈의 팔촌네한테까지 가서 쌀 한 줌씩 빌려다가 아들 살려 주겠다고 열심히 해 가지고 오게 되면 그 자리에서 다 퍼 가지고 나누어 주는 거예요. 면회하는 데서 말이예요. 그러니 얼마나 기가 차겠어요. 어머니 눈앞에서 다 퍼서 나누어 주는 것입니다.

그리고 춥겠다고─흥남이 춥거든요─명주 바지 저고리 사다 주면 그것은 한 번도 입고 나오지 않고 겨울에도 언제나 구멍 뚫어진 푸른 바지를 입고 다니는 것입니다. 그러니 그거 얼마나 기가 막혀요. 세상 같으면 타고 앉아 가지고 멱을 따고 싶을 거라구요, 사랑하니까.

매번 그 옷 입고 추워서 벌벌 떨며 다니고, 생긴 것은 그 자리에서 다 퍼먹이고 그러니 그거 얼마나 기가 찰 거예요. 그러니까 '이놈의 자식, 부모 앞에 불효한다' 하면서 어머니가 욕을 하고 그랬다구요. 그러면 내가 어머니를 거기 세워 놓고 눈물이 쏟아지도록 죄겨 대던 것이 지금도 눈에 훤합니다. '나 아무개는 그런 쫄장부 여편네의 아들이 아니야. 내가 어머니를 이러이렇게 보는데, 나는 이런 마음을 가지고 세계 형제애를 중심삼아 가지고 나가려고 하는데, 그런 자식을 낳은 내 어머니 아버지는 이래야 된다'고 훈계하면, 그저 말도 못 하고 혓발이 늘어지도록 통곡하던 그 모습을 내가 잊지를 못합니다.

그런 부모를 다 차 버렸어요. 그거 불효지요. 불효는 불효지만 하늘이 기억하는 불효입니다. 감옥에 있는 모든 사람을 부모 이상 위하려고 하는 것은 천도에 통하는 것입니다. 그렇잖아요? 전부 다 형제와 같이…. 진정으로 사랑하는 자식이 효자라면 그 효자 앞에 '나보다도 너희 형제를 더 사랑해라' 하고 훈시해야 하는 것이 부모의 도리라는 것을 알고 있는데, 내가 감옥에 있는 형제들을 자기 일신을 넘어서 형제와 같이 사랑한다면 부모가 그 자리에서 '야! 너 잘한다' 하고 한마디 칭찬은 못 할망정 거기서 면박을 하다니…. 그러니 뒤집어지는 것입니다. 무슨 말인지 알겠어요? 「예」

성진이 어머니하고 갈라진 것도 그래서입니다. 지금도 성진이 어머니는 나를 칭찬합니다, 남자 중에 그런 양반 없다고. 요전에 옛날에 내가 하숙하던 집의 따님들 한번 오라고 했더니 왔더라구요. 그들은 지금도 성진이 엄마를 더러 만나는 모양이지요. 만나면 '내가 잘못했어. 내가 못된 년이 돼서 이렇게 됐어' 한다는 거예요. 성진이 어머니가 그 양반은 하나도 나쁜 것이 없다고, 세상에 그런 남자가 어디 있느냐고 지금도 그러고 있다는 거예요. 철이 없어서 그랬다고, 지금 생각하니 자기가 잘못했다고 한다는 것입니다. 지금 그걸 어떻게 하겠나? 자기가 잘못했는데. 모든 것을 자기가 했지, 내가 한 것이 하나도 없다구요.

감옥에 장모, 처남댁, 처남하고 같이 와 가지고 협박공갈하면서 '너 같은 사람하고는 살 수 없다' 이거예요. '뭐 사람을 구해? 이 사기꾼, 불한당 같은 놈! 이 따위 이단하고 살면 최씨 문중을 더럽히게 된다. 문씨네 종자는 절대 안 받겠다. 씨를 받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 갈라 놓아야 된다' 그렇게까지 했다구요.

그래, 문씨네 종자 받아 가지고 망했어요? 나는 양심의 가책 하나도 없습니다. 3년 동안만 기다리라고 했는데도 불구하고 별의별 짓 다 하지 않았어요? 부산경찰서로 어디로 '문 아무개는 나라를 전부 다 망치고 있다'고 하고, 별의별 놀음을 다 한 것입니다.

그걸 생각하면, 세상 같으면 지금 당장에 가 가지고 아가리를 째고, 칼을 꽂아 가지고 수굿대에 끼워 말려서 독수리 밥이 되게 하더라도 편안치 않을 거라구요. 그러나 나는 그런 사람까지도 살려 주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래, 어머니가 훌륭한 게 그거예요. 여자로 와 가지고 전부 탕감복귀하려면 원수를 사랑했다는 기준을 세워야 돼요. 그렇기 때문에 성진이 어머니 집에 어머니를 데리고 간 거예요. 어머니에게 앞장서라 해 가지고 찾아 나서는 것입니다. 앞장서라 이거예요. 들어가지는 않습니다. 그거 어머니가 다 사 주었으니까 어떤 집을 사 주었는지 알아야지요. 그래 가지고 문전까지 가는 것입니다.

세상에 그런 남자가 어디 있어요? 그게 다 탕감조건에 걸리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죽을 때에 암만 저주를 해도 그 저주에 걸리면 안 돼요. 저주의 총탄을 무수히 쏘더라도 그건 나하고 하등의 관계가 없게끔 그 자리를 벗어나야 되는 것입니다. 그 본심에 하소연을 하더라도…. 나만이 아니예요. 어머니도 그래야 되는 것입니다. 여자 중의 여자, 위해서 사는 여성의 모습을 남겨야만 되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어머니가 훌륭하다구요. 아무 불평불만 없이 '아, 그러셔야지요' 하는 거예요. 그러고 그걸 넘은 어머니가 훌륭하다구.

신세지면 안 되는 것입니다. 나 통일교회에 신세 안 졌습니다. 여러분들한테도 신세 안 졌어요. 누구한테도 신세 안 지고 나오는 거라구요. 어머니한테도 신세 안 졌어요. 선생님은 어머니한테 약속하면 그대로 틀림없이 해 나왔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심적으로 존경하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렇게 이렇게 이렇게 가는 거야. 싫더라도 따라가야 되는 거야. 이 고개를 넘어가야 되는 거야'하면 그대로 따르는 것입니다.

오늘도 여기 함께 오겠다고 하는 걸 내가 오지 말라고 그랬어요. 어머니 오지 말라고, 이제는 나 혼자도 괜찮다고, 고개 다 넘어왔으니까. 그렇잖아요? 이젠 고개 다 넘어왔다구요. 이젠 어디에 쓰러져 죽더라도 사탄세계에 쓰러지지 않아요. 하늘나라에 무덤을 남기게 돼 있지요.

이제는 어머니 해방시대가 오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함께 안 가더라도 '어디 세계일주라도 하고 싶으면 갖다 와!' 하는 거예요. 그런 때가 오기 때문에….

나는 남편으로서 신세지지 않았어요. 또 부모로서도 그래요, 부모로서도. 내가 자식들을 가누지 못했지만 말이예요, 전부 다는 못 했어도, 넷째 아들딸까지는 언제 어느 때, 열두 시가 넘어서 들어가더라도 자는 방에 들어가 가지고 뽀뽀를 해주고, 기도를 해 주었습니다. 내가 부모로서 자식들 생활을 대해 가지고 일일이 지도는 못 했지만 보호해야 할 책임이 있기 때문에 아침 저녁으로 기도해 주며 살았다구요. 그렇게 했기 때문에 집에 우환이 없어요. 아무리 내 버리고 다녀도 하나님이 보호하는 것입니다. 알겠어요?

그리고 그 외의 시간은 전부 하늘을 위해서 투입하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하나님 앞에 빚지지 않기 때문에, 하나님이 날 보호해 주는 것입니다. 천운이 보게 될 때, 대한민국 운이 보게 될 때 내가 대한민국의 어떤 사람 어떤 단체보다도 높은 자리에 있기 때문에 나를 보호해 주는 것입니다. 이렇게 되어야 되는 거지, 빚지면 낮은 자리에 들어가는 것입니다. 알겠어요? 빚지고 사는 사람은 안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