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가 요구하는 사람 - [8대교재교본] 말씀선집006권 PDF전문보기

역사가 요구하는 사람

이제 여러분은 한마디 말을 하는 데 있어서도, 듣는 데 있어서도, 보는 데 있어서도, 느끼는 데 있어서도 살피고 조심해야 하겠습니다. 여러분은 역사적인 책임을 다하기 위하여 얼마나 애써 봤습니까? 어려움도 개의치 않고, 분함도 개의치 않고, 몰림과 쫓김도 개의치 않고, 굶주림도 개의치 않고, 죽음도 개의치 않으며 역사적인 책임을 다하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박차고 나서 보았습니까? 얼마나 조심스런 마음을 가졌습니까?

혹시 나의 환경에 나를 이끌고자 하는 어떤 섭리적인 천륜의 손길은 미쳐져 있지 않은가 하고 살피면서 책임감에 불타는 심정, 그것을 찾고 싶어하는 심정이 일신에 감돌아 지금까지의 자기의 입장을 부정하고 새로운 생각을 하는 시간을 여러분은 얼마나 가져 봤습니까? 못 가져 봤으면 여러분은 얼굴을 들 수 없음을 느껴야 할 것입니다.

에덴 동산에는 먼저 지음받은 천사장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새로 아담해와가 나타나자 이미 환경을 지배하고 있던 천사장은 공격자가 되었습니다, 공격자. 이것이 역사의 출발이었습니다. 습관적인 역사, 혹은 전통적인 역사를 주장하던 인간들은 언제나 하나님께서 가시는 길을 반대하였습니다. 어느 한 때에도 협조하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조상이 그렇기 때문에 후손도 그렇다는 거예요. 역사노정에서 몰림받던 자들이 싸우면서 역사를 이끌어 나왔다는 것입니다.

하늘을 대하던 노아도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그 당시 사회의 전통을 주장하는 무리들 앞에 그는 광자로 밖에 보이지 않았습니다. 광자, 엉터리, 바보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는 거예요. 아브라함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백세에 하늘이 축복해 주심으로 낳았던 독자 이삭을 죽이려 했습니다. 모세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이와 같이 뜻을 품고 나선 사람들을 모함하고 배반하고 몰아내자고 선동한 자들은 누구였던고. 역사적인 전통을 고수하는 무리였습니다. 하늘이 있다 할진대 그런 자들은 심판받아야 됩니다.

지금까지의 역사적인 것에 대한 모든 미련을 한꺼번에 끊어 버리고, 과거의 낡은 옷을 벗어 버리고 새로운 동산에서 새 아침을 맞이하여 흰옷을 입고 새로운 소망을 가지고 나타나고자 하는 것이 복귀의 이념입니다.

이러한 역사과정을 거쳐온 타락한 인간인 연고로 새로운 학설이 나타나도 때렸습니다. 새로운 무엇을 주장하면 얻어맞았습니다. 그런데 가정적으로 맞으면 그것은 가정적인 사명을 대신한 것이요, 민족적으로 맞으면 그것은 민족적인 사명을 대신한 것이요, 국가적으로 맞으면 그것은 국가적인 사명을 대신한 것입니다. 그리고 그 시대의 그 국가의 백성들로부터 맞으면 그것은 그 시대와 국가와 백성들의 이념적인 사명을 대신한 것입니다.

역사는 흘러 오늘날은 민주주의와 공산주의가 대적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앞으로 반드시 공격전 혹은 수비전, 즉 격투가 벌어질 것입니다. 이것이 역사적인 전체의 종결점이 되고 이것으로써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면 모르지만, 그렇지 못한다면 여기에 새로운 무엇이 나타나야 되는 것입니다.

그 새로운 것은 어떻게 될 것이뇨. 종교를 갖고 나오면 종교인들에게 맞을 것이요, 어떠한 책임을 갖고 나오면 사회 환경에서 배척받을 것이요, 어떤 이념을 갖고 나오면 세계의 주의로부터 배척받을 것입니다. 나중에는 민주주의로부터 배척받고 공산주의로부터 배척받을 것입니다.

오늘날 이 세계는 그런 과정을 거쳐 나가야 할 타락세계인 고로 배척받고 몰림받으면서도 거기에 굴하지 않는 어떤 무엇이 나와야만 이 세계는 새로운 세계로 넘어설 수 있습니다. 우리는 그런 무엇이 필시 나올 것을 알고 있습니다. 또 우리는 그런 이념을 소개하기 위하여 말하고 있습니다. 그런 목적을 성취하기 위하여 우리는 핍박을 개의치 않고 오늘도 내일도 나아가기 위해서 모였습니다.

여기에서 여러분은 어떤 각오를 어떻게 해야 되겠는 가? 역사적인 각오가 아닙니다. 시대적인 각오가 아닙니다. 한 때의 순간적인 각오도 아닙니다. 천주적인 각오, 천주적인 각오를 해야 합니다. 천주를 주재하시는 하늘은 반드시 그런 각오를 가진 무리를 모으실텐데, 천주의 이념에 불타는 포부를 품고 몰리는 무리에 가담하는 용자들이 있어, 시대에 꺾이지 않고 남아진다 할진대 그들은 후대의 역사를 움직일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