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해서 살게 되어 있는 사람의 본질 - [8대교재교본] 말씀선집007권 PDF전문보기

취해서 살게 되어 있는 사람의 본질

우리는 본향을 찾아 헤매고 있습니다. 어차피 가야 할 운명의 노정, 가지 않으면 안 될 과정에 머물러 있는 사람들입니다. 아무리 자기 자신이 똑똑하고 잘났다고 장담하는 사람이 있더라도 `만민이여! 온 천주여! 내말에 호응하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없음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오늘날 이 인생행로에서 본향을 찾아가는 발걸음을 어디로 돌려야 하겠느뇨? 참다운 사랑의 부모가 계시고, 참다운 사랑의 정적인 보금자리가 있는 곳입니다. 그곳이 우리가 머물 곳이요 우리가 안식할 곳입니다. 또한 그곳이 행복과 희망이 넘치는 평화의 세계요 자유의 동산일 것입니다. 여러분이 그곳을 사모하는 마음이 강해지면 강해질수록 땅에 대한 분개의 마음이 커질 것입니다. 땅을 대하여 깨끗이 살아야 되겠다 할 것입니다. 과거의 역사적인 인물은 다 그렇게 산 사람들이었습니다.

오늘날 세상에서도 잃어버린 부모를 찾기 위해서는 천리길도 멀지 않다 하고 달려가고,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기 위해서는 만리길도 마다 않고 찾아가는 사람이 있거든, 본향의 동산을 찾아가는 여러분이 그만도 못하다면 반성하십시오. 여러분이 어느 한 때, 어느 한 시간, 생애의 어느한 기간에서 본향길을 찾아 헤맨 적이 있습니까? 그런 데에 무책임한 여러분이 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그런 길에서 책임을 질 수 있고 그 길에 책임적인 생활의 한 부분을 남길 수 있어야 본향의 역사를 재창조하고, 본향의 섭리의 뜻을 세워 나오는 천륜 앞에 면목을 세우지 않겠습니까. 그렇게 간 선조들은 역사적인 인물이 될 수 있었고, 그렇게 간 도인들이 종교를 형성할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오늘 우리들도 본향의 부모를 그리워하고, 본향의 산천을 그리워하고, 본향의 가정을 그리워하고, 본향의 세계를 그리워해야 되겠습니다. 그러한 때가 왔다는 거예요.

오늘날 공산주의자들은 유물사관을 중심삼고 세계적인 본향을 꿈꾸고 있지마는 그것 가지고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여러분, 외적인 사정이 통할 수 있는 세계가 아니라 내적인 심정이 통할 수 있는 세계에서 만난 사람은 그 사람이 흑인이든 백인이든 황인이든 영원히 보내고 싶지 않다는 것입니다. 그런 세계의 사람을 만나고 그런 자리의 사람을 찾았다 할진대 먹는 것을 초월하고 입는 것을 초월하여 취해 살 수 있을 것입니다.

어떤 이상주의가 있다 할진대 그 주의를 통하여, 어떤 사상이 있다 할진대 그 사상을 통하여 어느 정도 취해서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을 만들었느냐를 봐가지고 그 주의나 사상을 평가하고 판단하는 것입니다.

기독교의 위대한 점은 예수님을 믿고 난 후에 심정을 털어놓고 통곡할 수 있는 감정이 우러나오는 데 있습니다. 이 감정이 역사노정에 있어서 기독교의 형태를 변경시켜 나왔습니다. 기독교가 변혁의 단계에 들어가려면 심정을 통하는 사람이 있어야 하고, 또 그가 변치 않는 가운데 움직일 수 있는 감정, 즉 기독주의가 있어야 했다는 것입니다. 어떤 사상가가 하나의 사상에 취하여 자기의 생활 감정을 지배할 수 있고, 또 순간을 넘고 시간을 넘어 영원을 표준하고 움직일 수 있는 감정, 즉 기독주의가 있어야 했다는 것입니다. 어떤 사상가가 하나의 사상에 취하여 자기의 생활 감정을 지배할수 있고, 또 순간을 넘고 시간을 넘어 영원을 표준하고 움직일 수 있는 것을 찾았다면, 그는 행복한 자일 것입니다. 이는 천지 역사관에 있어서 합격자요 천륜을 움직이는 천정관(天情觀)에 있어서 합격자일 것입니다.

사람의 본질을 해부해 보면 취해 살게 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오늘날 세계적인 어떤 대학자가 있다 할진대, `오! 내가 이렇게 공부하여 이런 학자가 되겠다' 하는 사람은 그렇게 못 됩니다. 못 돼요. 자기도 모르게 취해서 열심히 하다 보면 세계적인 대가가 된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되어야합니다.

취하는 감정을 통하지 않고는 오늘날 기성의 내용 이상의 어떤 법칙이나 공식을 발견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