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를 통한 섭리에 있어서의 한국의 입장 - [8대교재교본] 말씀선집009권 PDF전문보기

종교를 통한 섭리에 있어서의 한국의 입장

개괄적으로 한국의 종교를 살펴보면 신라시대로부터 고려시대까지는 불교가 들어와서 일대의 성황을 이루었습니다. 그 시대의 국민은 물론이요, 사조와 주권까지 좌우했습니다. 종교의 기원지가 어디이든지 창설자가 누구이든지 간에 종교문화를 꽃피운 나라가 한국입니다. 불교가 인도에서 발상했지만 중국을 거쳐서 한국에 들어와 가지고 국가와 주권을 움직여 판가리 싸움을 하였습니다. 또 그 이후 이조시대에는 유교가 들어와 나라의 주권을 지배하고 사회제도를 편성하였습니다. 그런가 하면 근대에는 기독교가 들어온 지 80여 년의 역사밖에 되지 않았지만 이 시대를 움직여나가고 있습니다.

세계의 흐름을 볼 때, 극동문화와 서구문화는 기필코 그러한 하나의 기점을 중심삼고 융합해야 합니다. 그것이 천륜의 목적입니다. 그러기에 극동에서는 일본의 제국주의가 나와 가지고 명치(明治) 45년, 대정(大正) 15년, 소화(昭和) 20년, 모두 80여 년의 역사를 거친 다음 그 제국주의는 망했습니다. 일본이 제국주의국가로 등장하였을 때, 여기에 공포를 느낀 중국이나 소련(帝政러시아)은 한국을 놓고 싸웠습니다.

청일전쟁이 일어난 동기가 어디에 있었느냐? 일본이 극동에서 융성해감에 따라 그 세력 무대를 넓히기 위해 한국을 대륙침략의 발판으로 삼으려는 데 있었습니다. 한국을 놓고 자기들의 욕망을 채우고자 벌인 싸움이 청일전쟁입니다. 또한 노일전쟁입니다. 그리하여 일본은 결국 한국을 수중에 넣고 36년간을 지배했던 것입니다.

제국주의 국가인 일본과 청국과 러시아가 한국을 삼켜 자기들의 수중에 넣으려 했지만, 그렇게 하지 못했습니다. 일본이 한국을 손에 넣은 것 같았지만 손을 떼고 갔습니다. 그리하여 이 나라는 새로운 해방의 날을 맞이하였고 오늘날에 와서는 또 민주와 공산이 대결하는 무대가 되어 버렸습니다.

이러한 정세에 있는 이 민족은 공산주의가 어떻다는 것도 알았고, 민주주의가 어떻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공산주의도 민족을 삼켜 버리지 못합니다. 공산주의가 어떻다 하는 것을 그 끝을 보아 다 알고, 민주주의가 어떻다 하는 것도 그 끝을 보아 다 알고 있습니다. 다 보았습니다.

시대적인 사조에 입각하여 볼 때에 오늘의 이 한국, 이 삼천리 반도를 점령하여 영원한 복지의 무대로 만들 수 있는 주의는 무엇일 것인고? 또한 외적인 분야만이 아니라 내적인 분야에 있어서도 종교심이 강한 이 삼천만 민족을 사로잡을 수 있는 종교는 어떤 종교일 것인고?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오늘날 우리는 이러한 형편에 봉착해 있습니다.

한국 백성은 석가모니를 보지 못했고, 공자도 보지 못했고, 예수 그리스도도 보지 못했지만, 그들이 주장한 종교의 밑바닥을 다 구경했습니다. 세계적인 대종교를 주장하던 도주들은 보지 못했지만 그 도의 밑창은 다 보았습니다. 다 보고 나니 그것들은 이 민족 앞에 환영을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배반당하고 돌아서야 할 것들임을 우리는 알게 되었습니다.

그 중에 불교, 유교, 기독교가 형태를 갖추고 지금까지 남아 있으되 불교는 불교대로, 유교는 유교대로, 기독교는 기독교대로 싸우고 있습니다. 그러면 이 도(道)들이 최후에는 어떠한 해결점을 지어 놓고 이 민족의 운명과 동반할 것인가? 이것을 우리들은 새로이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것입니다.

사조적으로 보더라도 한국은 세계문명의 전시장이 되었습니다. 이 한국은 수많은 민족을 대해 보았습니다. 미국을 위주로 한 유엔기구에 가담한 수많은 종족들을 대해 보았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주장하는 어떠한 주의나 이념도 이 민족에게는 맞지 않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이런 한국이 남북으로 갈라져 북쪽은 공산주의가 점령했습니다. 그 북쪽은 공산진영의 초점이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남쪽은 민주진영의 초점이 되어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이 민족이 공산주의에 절대적으로 기여하는 것도 아니요, 민주주의에 절대적으로 기여하는 것도 아닙니다. 이러한 형편에 처해 있습니다.

그러면 하나님이 종교를 세워 모든 역사를 수습하기 위한 섭리를 해 나오신다 할진대, 오늘날까지 한국 백성을 대하여 해 나오신 섭리는 실패였느냐 하는 문제에 부딪치게 됩니다. 불교도, 유교도, 기독교도 한국에서 완전한 발판을 갖지 못하고 돌아섰다고 해서 한국 백성을 중심삼은 하나님의 섭리가 실패로 끝난 것이냐 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하나님께서는 어찌하여 지금까지 이 민족으로 하여금 종교이념을 중심삼고 그 문화적인 한계를 달리하며 살아 나오게 하셨던고? 궁금한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이 민족은 현대의 문명세계에 공헌한 이념적인 무엇을 갖고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렇다고 해서 종족적으로 어떤 특별한 무엇을 갖고 있는 것도 아닙니다. 세계를 찾아오시는 하나님 앞에 한국이 등장하기를 하나님이 바라신다 할진대, 이 한국의 운명은 장차 어떻게 될 것인고? 이것이 우리 청년 남녀들이 염려해야 될 문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