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필요한 것 - [8대교재교본] 말씀선집043권 PDF전문보기

슬픈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필요한 것

그러면 이 슬픔의 근원은 어디냐? 즉, 슬픔의 뿌리가 무엇이냐? 이 슬픔으로 말미암아 고통이 연결되는 것이요, 이 슬픔이 오늘날 우리 인간들이 자포자기의 자리, 혹은 패배의 서러운 자리, 뿐만 아니라 사망의 자리까지 나아갈 수 있는 동기가 되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생활하는 주변에서 기쁜 일을 보는 것보다도 너무나 많은 슬픈 사실들을 보고 느끼고 있습니다. 이러한 슬픈 환경을 박차고 나서지 않고는 우리가 소망하는 기쁨의 세계, 기쁨의 천국은 오지 않는 것입니다.

그러면 기쁨의 세계와 기쁨의 천국까지 가려고 할 때에 내 자체의 힘 가지고 갈 수 있겠느냐? 슬픈 자리도 벗어날 수 없는 내 자체의 힘으로는 갈 수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여기에 있어서 신앙이라는 것이 필요합니다. 우리에게는 슬픔을 느끼면 느낄수록 그 느낌에 비례하여 당하는 슬픔을 타개하고 제거시키고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는 힘의 모체가 필요합니다. 슬픔의 경지에 둘러 싸여 있는 우리 자신이 그 슬픔을 타파할 수 없고 극복할 수 없는 자신임을 알게 될 때에, 이것을 극복할 수 있는 중심자, 즉 어떤 실체를 요구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것이 신앙이라는 것을 여러분이 알아야 됩니다. 그러므로 오늘 현재의 입장을 극복하기 위하여 필요한 요건을 찾는 데 있어서 우리에게 신앙길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아야 되겠습니다.

그러므로 신앙하는 사람은, 슬픈 자리에 동조하여 끌려갈 것이 아니라, 슬픈 자리가 되지 않게 방비하고 슬픈 요인을 제거시키고 밀고 나갈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한 개인적인 생활환경을 지니고 사는 사람이라야 신앙하는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입니다. 또한 신앙자의 자세를 두고 볼 때에 내 개인적인 입장에만 머물 것이 아니라 그것을 세계적 차원으로 연결시킬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의 용어로 말하면 천주적이라야 한다는 것입니다. 즉, 천주적이라는 명사를 지녀야 된다는 것입니다.

이런 방대한 천주적 노정을 거쳐가야 할 것이 오늘날의 인간이요, 인생에 있어서 필시 가야 할 행로요, 벗어날래야 벗어날 수 없는 운명길인 것입니다. 그러나 자신이 홀로 계획하고 자신이 홀로 간다는 그러한 마음을 가지고는 그 길을 갈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의 신앙의 대상이 되고 신앙의 중심이 되는 그분의 뜻을 갖고, 즉 내 뜻을 버리고 그분의 뜻을 중심삼고, 내 목적을 버리고 그분의 목적을 중심삼고 가야 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슬픔의 목적과 슬픈 자아의 입장을 버리고 기뻐할 수 있는 목적과 기뻐할 수 있는 자아로 어떻게 복귀해 가느냐 하는 것이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인간이 제아무리 결심을 했다 하더라도 그 결심이 일년을 못 가는 것을 우리가 잘 알고 있습니다. 한 해의 시작인 정월 초하룻날에 일년의 계획을 세워 결심하고 나선 그 행로가 몇 개월도 못 가서 바뀌는 것을 우리들은 주위에서 많이 보아 왔고, 또 자신이 체험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에 내가 선에 대한 결심을 품었다 하더라도 타락권, 사망권에 포함된 나 자신으로서는 그 결심도 슬픔의 권내를 벗어날 수 없을 것이 아니겠느냐.

이런 입장에서 볼 때, 이 슬픔권을 타파할 수 있는 소망이라든가 결심이라든가, 혹은 자각된 결의를 내가 어떻게 갖느냐 하는 문제, 내가 여기에서 살고는 있지만 여기에서 사는 내가 아니라, 이 사망의 세계를 초월해 가지고 피안의 어떤 선권내에 있다고 자처할 수 있는 자신을 어떻게 확보하느냐 하는 문제가, 현재의 슬픈 환경을 불식시키고 선권을 점령할 수 있느냐 없느냐 하는 것을 결정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런 사실을 여러분이 알아야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