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통에서부터 거꾸로 길을 닦아 나가는 개척자가 돼야 - [8대교재교본] 말씀선집109권 PDF전문보기

쓰레기통에서부터 거꾸로 길을 닦아 나가는 개척자가 돼야

자,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된다구요? 「쓰레기통」 쓰레기통 옆에서부터 시작해야 할 텐데 그게 뭐예요? 거지지요? 신세를 안 지기 위해서는 얻어 먹더라도 절대 홈 처치권 내에서는 얻어먹지 말라구요. 딴 데 가서 얻어먹고 와서 하지요. 홈 처치권 내에서 얻어먹으면 그대로 다 날라리 바람에 날아간다구요. 다른 데에, 저 북극이나 남극에 가서 1년이 아니라 10년을 활동하더라도 만나지 않을 곳에 가서는 노동을 해도 좋고 얻어먹어도 괜찮다구요.

선생님은 그 놀음을 했다구요. 내가 전라도에 많이 다녔다구요. 장흥으로부터 저 부산까지. 벌써 20대에 팔도강산을 훤히 다 알게 다녔다구요. 그거 무슨 말인지 알겠어요? 내가 장래에 이런 일을 해야 될 장본인이니까 내가 사정을 몰라 가지고는 안 된다구요. 전라도 사람부터 잡아 시켜야 되겠고, 경상도 사람도 잡아 시켜야 되겠고, 충청도 사람도 잡아 시켜야 되겠으니 몰라 가지고는 안 된다 이겁니다.

거지판도 잘하고 말이예요, 선생님은 그런 면에 참 능력 있는 사람이라구요. 쑥 들어가게 되면 벌써 상황판단이 빠르다구요. 그렇기 때문에 아주 대 장편소설가가 되는 거예요. 거기에 오래 가면 말이예요, 사흘만 내가 이야기하면 홀딱 반해 가지고 꽁무니를 따라다니면서 '선생님' 하게 되어 있거든요. 그럴 능력이 있다구요.

뭐 이광수가 소설을 잘 썼다고 하지만 나보다는 못하다고 생각한다구요. 쓱 주를 달아 가면서 얘기를 해 놓으면 말이예요…. 그렇게 교육하는 거예요. 소설은 거짓말이라구요. 무슨 말인지 알겠어요? 내용을 갖춘 거짓말이 통할 수 있는 것이 문학이지요. 문학이 그런 면에서는 좋다는 거예요. 시는 뭐예요? 시는 정신병자들이 노래하는 거예요. (웃음) 그 정신병자들의 노래들 중에는 멋진 노래들도 있다구요. 그들은 미래의 나라의 운명을 노래한다구요, 다 영계를 통했기 때문에.

그런, 이런 저런 전부가 얼마나 멋지냐 이거예요. 거지 왕굴에 가서도 내가 별의별 짓을 다 한 사람이예요. 또 어디 가면 싸움도 잘한다구요. 지독하다구요. 한번 붙들면 안 놓는다구요. 그렇기 때문에 동네 20리 안팎에서 내가 나선다고 하면 다 무서워했다구요. '저 양반은 지독한 사람'이라고 했어요. 그렇다고 나쁜 의미로 그러는 건 아니라구요. 사리가 맞는 데에서는 내가 도매 싸움을 많이 해줬다구요. 그렇기 때문에 이런 놀음을 하는 거예요. 불의를 보게 되면 못 견딘다 이거예요. 밤잠을 못 자는 겁니다. 밤잠을 못 잔다구요. 잠이 뭐예요, 밥 먹는 것도 다 잊어버리는데.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된다구요? 「쓰레기통」 거지부터. 왕거지 노릇도 해야 되는 거예요. 거기서부터 전부 다 길을 닦아 나오는 거예요. 이러면서 자꾸 올라가는 거예요. 반대해라. 반대해! 친구예요, 친구. 이래 가지고 그다음엔 저 중앙으로 가는 거예요. 군수 만나고 그다음엔 경찰서장을 만나는 겁니다. 안 만날 수 있어요? 찾아가는 거예요. '자네를 만나려고 내가 이런 기반을 닦아 왔어. 보니까 아무개가 이렇게 했는데 너 왜 가만있었어? 경찰서장 이 자식아, 너 도박판에 빠진 이런 놈이 있는데 왜 가만있어? 이 자식아!' 들이대는 것입니다.

그리고는 '그래 나하고 친구하는 것도 괜찮지 뭐. 나한테 점심을 사줘 보지' 하면서 웃으면서 지갑을 꺼내보는 거예요. 지갑을 쓱 꺼내어 보고 돈이 있으면 점심을 사 줘야지, 별수 있어요? 그 언제 인사 차리고 십년 친구 되나요? 몇 시간 내에도 할 줄 알아야 된다구요. 알겠어요? 그렇잖아요? 어차피 벌어진 싸움이고 그 싸움은 해야 할 텐데, 싸우지 않고 친구라는 좋은 타이틀로 소화시켜 버리는 거예요. 남자세계는 통하거든요. 따분하게 앉아 가지고…. 춤추는 데 가서는 춤출 줄도 알고, 노래 부르는 데 가서는 노래도 부를 줄 알아알 된다구요. 무슨 말인지 알겠어요?

나는 장타령을 좋아한다구요. 뭐 어째서 또 왔던 뭐…. 장타령도 할 줄 알아야 된다구요. 푸우 푸우 하면서 말이예요, 궁둥이춤도 추고. 그래서 뜻이 이루어지면 왜 못 해요? 그거 얼마나 여유가 많으냐 이거예요. 아이구, 따분한 법과 출신들! 따분한 변호사 후보자들! 거기에서 나오면 또 지나가는 사람들의 등이나 긁으러 다니고 남 뒷조사나 하러 다니는 게 얼마나 처량한 거예요? 남이 한 일의 누더기나 그저 뒤적뒤적하고 말이예요. 그런 일을 하는 것보다도 개척자가 낫다구요, 개척자가. 알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