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는 한 사람은 역사적인 총합체 - [8대교재교본] 말씀선집142권 PDF전문보기

'나'라는 한 사람은 역사적인 총합체

그러면 우리의 모든 행동은 위로 올라가느냐, 그렇지 않으면 아래로 내려가느냐? 이런 일은 우리도 모르는 가운데 결정되어 나갑니다. 어떤 사람이 말 한마디를 잘못했다고 할 때, 잘못한 그 말 한마디로 말미암아 그의 생애가 달라지는 것입니다. 이렇게 역사는 우리 주변의 모든 환경을 거쳐 나가면서 처리돼 나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볼 때에, 우리는 언제나 선악에 대한 관념을 잊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우리의 모든 언행심사, 모든 행동은 선악에 대한 것을 결정지어 나가고 있는 것입니다.

대인관계에 있어서 우리가 모르는 사람을 만나게 될 때, 우리는 그 사람에 대해서 모르는 거예요. 그의 배후가 어떻게 엮어져 왔는지 모르는 거예요. 물론 인간적인 입장에서 보면 자기와 같은 한국 사람이라 하더라도 말을 들어 보면 그 사람이 다른 지방의 말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지만, 그의 배후에 엮어져 나온 역사를 우리는 모르는 거예요. 지금 당장에 있어서 그 사람이 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만 어떤 사람이 될는지 모른다는 것입니다. 즉, 그 사람이 10년 후에, 20년 후에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대하는 데 있어서 좋든 나쁘든간에 인연되어진 모든 사람들, 혹은 모든 일들은 나를 끌어 주느냐, 내려 주느냐 하는 것에 관계를 맺고 움직인다는 것을 우리는 생각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렇게 볼 때, 섭리적 관에서도 마찬가지라는 거예요. 언제나 '나'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는 거예요. 내가 있기 전에 반드시 전후, 좌우, 상하가 있다는 거예요. 그것은 뭐냐 하면, 환경이 있다는 거예요. 내가 태어나서 살고 있는 이 자리에는 나만이 있는 것이 아니라는 거예요. 대한민국이라는 환경권 내에서는 역사를 지나온 문화적 배경이 전개되어 있다는 거예요. 한국 민족이 가는 사회적 전통에 따라서, 역사적 전통에 따라서 사회적 제도의 형성이 벌어지는 거예요. 그러므로 그 제도 내에서 내가 취할 것은…. 그 제도를 보강하고 역사를 빛낼 수 있는 일을 하게 될 때에는 문화 환경인 한국 환경이 우리를 환영하고 보호하려고 하지만, 여기에 배치될 때에는 이 환경과 제도는 나를 배척하게 마련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언제나 '나'라는 관념을 혼자 생각하지 말라는 거예요. 단순히 혼자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자유분방할 수 있는, 경거망동할 수 있는 입장에 서게 됩니다. 그렇지만 내가 나만이 아니라 전후좌우의 환경을 대표하고, 그와 더불어 좋은 관계에서 명령받고 사는 입장에 서게 될 때에는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살펴야 되는 것입니다. 이리 가면 어디로 가는 것이고 저리 가면 어디로 가는 것이냐를 살피면서, 전진이냐 후퇴냐 하는 문제를 언제나 생각해야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여기서 선한 일이냐 악한 일이냐 하는 것은 어느 시대, 어떠한 환경이든지, 어떠한 시간에서든지 우리 행동 일체에 줄을 걸어 놓고 당기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 일생이라는 것을 생각해 보면, 그렇잖아요? 우리가 이 땅 위에 '나'라는 생명을 가지고 태어나 일생의 길을 가는데, 그 내용이 복잡한 것입니다. 여러분의 일생을 간단히 생각할 수 없습니다. 그 내용이 복잡하다는 거예요. '나'라는 한 사람은 역사적인 종합체입니다. 수만 수천의 선조들의 혈연적 인연을 어떠한 한 분야 분야, 세포 세포에 있어서 이어받아 태어났다는 것입니다. 역사가 지나가 버린 것이 아닙니다. 그리고 내가 현재 살고 있는 생활환경도 모든 것에 관계를 짓고 있다는 거예요. 의식주에 대한 문제, 혹은 지식에 대한 문제, 활동에 대한 문제 등 여러 가지 문제가 환경적 여건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나' 하나만이 아닙니다. '나' 하나 핑 떠나 가지고 혼자 행동하는 것은 허락되어 있지 않습니다.

우리 인간 자체를 보더라도 모든 것이 종합 통일된 협력 체제 위에서 우리의 생명을 중심삼고 생활을 영위하고 있는 것입니다. 여러분이 오관이 있으면 오관 각자의 자유를 허락치 않는 거예요. 그렇지 않아요? 그것이 전부 다 협력해 가지고 무엇을 들게 될 때에는 반드시 봐야 되는 거예요. 생각해야 되는 거예요. 마음이 가야 되고, 시선이 가야 되는 거예요. 거기에 따라서 손이 움직여지는 것입니다. 손 자체의 개별적인 행동을 허락할 수 없는 것입니다. 이것은 반드시 연대관계를 거쳐 가지고 행동되어져야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인격자는 어떤 사람이냐 하면, 자기 혼자 행동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부모의 교훈, 아버지 어머니가 일러준 말,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교훈받은 말, 부모님들이 살아가던 생활의 모든 생태, 혹은 존경하는 스승들이 살아가던 생활의 길, 그 규범을 본받으면서 살려고 하는 사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