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덟 형제를 결혼시키느라 고생 많이 하신 어머니 - [8대교재교본] 말씀선집163권 PDF전문보기

여덟 형제를 결혼시키느라 고생 많이 하신 어머니

평안도식 결혼이 그렇기 때문에, 우리 여덟 형제를 결혼시키느라 어머니가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집안 문중의 가풍도 있고 위신도 있기 때문에 정성을 들여 가지고 먹지도 않고…. 장날이면 어머니는 괜히 장에 갈 일도 없는데 왔다갔다하면서 장이라는 장은 다 찾아다녀요. 가서 뭘하느냐 하면 자기 아들딸이 장가가고 시집갈 때 쓸 물건을 하나 둘 정성스럽게 모으는 거예요. 그게 바로 정성이라구요. 그러니 귀중물품 보관하는 곳의 문을 열게 되면 오색 가지 없는 것이 없습니다. 부호집 같아요. 거기에는 비단 치마 저고리감이 없나, 양단 포대기 이불감이 없나, 별의별 것이 다 있습니다. 그리고 거기에다 딱 번호를 먹여 놓는 거예요. 번호가 1인 것은 맏아들 것, 그다음 2인 것은 누구 것…. 다 시집 장가 혼수감으로 번호를 쭉 매기는 것입니다. 그러니 어머니의 일생이 얼마나 처량해요?

그리고 농촌에서는 상놈들이 짠 값싼 광목 같은 것을 사다가 장가 보내고 시집을 보내면 안 되는 거예요. 정성 어리게 해 가지고 보내야 돼요. 열두 새 이상, 보름 새를…. 보름 새 묶는다는 거 알아요? 「압니다」 처녀들은 그런 거 모를 거라구요. 보름 새가 뭣이고 스무 새가 뭣인지, 그런거 알아요? 무명 짜는 거 알아요? 말만 들어서 모를 거라구요. 한 새가 몇 오라기냐면 스무 오라기입니다. 스무 오라기니까 열 새면 2백 오라기입니다. 아래 위로 있으니까 4백 오라기가 됩니다. 아래 위를 꿰매니까 4백 오라기가 돼요. 둥그렇게 달린 것이 2백 오라기지만 4백 오라기가 되는 거예요. 바디질을 해 가지고 매서 이렇게 열리게 되면 이렇게 넣고 해 가지고 넣고 짠다구요. 그러니까 갈래 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가름새줄이 많기 때문에 그게 얇아야 됩니다.

또 물레질을 하려면 목화에서 씨를 빼야 됩니다. 토리개로 씨를 빼고 그걸 타 가지고-그걸 여기서는 뭐라고 하는지 모르겠구만-밀어서 실을 뽑을 수 있게 만드는 것입니다. 그다음에 물레에다 틀어요. 우리 고장에서는 토깽이라고 그래요. 잣으로 토리를 크게 만들어 가지고 같은 굵기를 중심삼아 가지고 수백 개를 준비하는 것입니다. 한 필이라 하면 대개 마흔자입니다. 보통 이남에서는 스무 자로 하지만 이북에서는 마흔 자가 한 필입니다.

우리 어머니 같은 분은 참 힘이 좋았다구요. 선생님같이 장사였어요. 뭐, 난 장사는 아니지만 우리 어머니는 장사처럼 생겼다구요. 보면 둘레가 커요. 본래 장사 가문이라구. 그렇기 때문에 베를 짜더라도 보통 2배이상 짜는 거예요. 열두 새 40자 베를, 사흘이면 한 필을 끌어내리는 것입니다. 그건 하루에 열 석 자 이상을 짜야 된다는 거예요. 생각해 보라구요. 짜그닥 짜그닥 이렇게 계속 해야 된다는 것입니다. 어머니는 그런 놀음을 하면서 수백 필의 무명을 짠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