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 장 인생이 가야 할 길 - [8대교재교본] 천성경 인간의 삶과 영혼의 세계

제 1 장 인생이 가야 할 길

1) 우리들의 인생길

① 한치 앞도 못 내다보는 인생살이

사람들은 흔히 말하기를, 인간은 왔다가 간다고 합니다. 자고이래로 아무리 훌륭한 성현군자도 왔다가 갔습니다. 이런 역사의 움직임, 이런 천륜의 움직임은 이 순간 나에게도 연속되고 있다는 것을 생각해야 됩니다. 왔다가 가야 할 우리 자신들입니다. 무슨 인연과 무슨 관계인지는 모르지만, 이 땅에 와서 이 만상과 혹은 어떠한 이념적인 형태 속에서 뒤넘이치다 가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면 우리 인간은 무엇을 위해 왔으며, 무슨 목적을 위해 가는가? 이것을 수많은 철인들, 수많은 종교인들이 심혈을 기울여 해결지으려 하였으나 해결짓지 못한 채, 인류역사는 그로 인한 서러움과 더불어 지금까지 움직여 나왔습니다. 또 지금도 계속 움직여 나가고 있습니다. (7-178, 1959.9.6)

내가 왜 왔으며, 내가 왜 살아야 하며, 어디로 가야 하느냐? 태어난 것을 여러분 스스로 태어난 것으로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태어나기는 했으되 무슨 동기로 태어났으며, 무엇을 위해 태어났는지, 나를 낳게 한 동기와 목적을 알지 못하는 우리들입니다. 나기는 났으되 내가 나고자 해서 난 것이 아니요, 살기는 살되 내가 살고자 해서 사는 것이 아니요, 죽기는 죽되 내가 죽고자 하여 죽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자기를 들어 무엇을 자랑할 것이냐? 자기 자신이 나고 싶어 나지도 못하고 자기 자신의 그 무엇을 갖고 살지도 못하고, 죽음길을 피할 수도 없는 자신을 가지고 무엇을 자랑해 보아야 처량할 뿐입니다. 났으니 살아야 할 운명이요, 또 그렇게 살다 가야 할 운명입니다. (7-179, 1959.9.6)

지금 우리는 알든 모르든 어느 곳을 향하여 가고 있습니다. 내가 움직이는 시간에도 가고 있는 것이요, 쉬고 있는 시간에도 가고 있는 것입니다. 비단 나뿐이 아니고 이 민족, 혹은 이 세계, 더 나아가 하늘과 땅까지도 어떠한 곳을 향하여 지금 가고 있는 것입니다. 이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이 일생을 거친 후에 나는 어떠한 곳으로 갈 것인가? 이것이 인간들이 해결해야 할 중요한 문제입니다.

종교도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철학도 역사도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동원돼 있습니다. 그러니 여러분 자신도 이런 운세에 사로잡혀 이끌려 가고 있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는 것입니다. (8-194, 1959.12.20)

가는 걸음을 붙잡아 놓고, 움직이는 마음과 기울어지는 심정을 막아 놓고 `너는 어디로 가느냐`? 이것을 물어 보고, 이것을 해결하기 위해서 싸워 나오는 사람들이 성현?현철이요, 혹은 수많은 도주(道主)들이라는 것을 우리들은 알게 됩니다. 그들이 그것을 해결하기 위하여 나왔지만 이날까지 `내 몸과 내 마음, 내 심정, 내 생명과 내 이념은 이런 곳을 향하여 달렸노라. 그러니 온 천하에 있는 모든 만민, 혹은 천지에 존재하는 모든 존재물은 이곳으로 가라!`고 자신있게 명령한 사람은 없는 것입니다. (8-195, 1959.12.20)

오늘날 인간 생활이라는 것은 7,80년밖에 없습니다. 7,80년밖에 안 되는 이 짧은 생애노정에 있어서 역사적으로 헝클어진 모든 선의 권을 전부 다 수습하려면 억천만 년 걸려도 할 수 없다는 것을 마음은 안다는 겁니다. 그러니 이 짧은 7,80년 이 기간에 있어서 선한 권을 인연 맺어야 할 것이 그렇게 방대하다는 것을 아는 이 마음, 양심은 얼마나 재촉하겠나 말입니다.

죽으면 안 된다는 겁니다. 죽으면 못하는 겁니다. 살아 있는 동안 인연 맺고 땅 위에서 조국 광복을 하고, 본향 땅을 찾아 하늘 주권자를 모시고, 그의 백성과 그 나라에서 살다 가야만 천상천국에 갈 텐데, 그 세계를 가지 못하고 그 세계를 바라보지 못한 이 마음이 얼마나 바쁘겠느냐 말입니다. (155-27, 1964.10.6)

어차피 가야 할 내 자신이라 할진대, 이 몸은 어디로 가려고 하느냐? 이 마음은 어디로 가려고 하느냐? 또 이 생명은 어디를 향해 기울어지고 있으며 내 심정은 어디로 가려고 하는가? 내 소원 혹은 소망과 이념은 어디로 가려고 하느냐?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 할지라도 우리는 어차피 가야 할 운명에 놓여 있는 것입니다. 우리가 살다가 죽는 날 이 몸은 흙에 묻힘으로써 끝날 것입니다. 그러면 몸이 묻히는 그날이 마음도, 이 생명도, 이 심정도, 이 이념도, 혹은 소원까지도 같이 묻혀 버리고 말 것인가? 사라져 버리고 말 것인가? 여기에 확실한 내용과 확실한 해결점과 확실한 목적관을 세워 놓지 않는 한, 이는 불행한 사람이 아닐 수 없는 것입니다. (8-194, 1959.12.20)

우리는 무엇을 중심삼고 태어났으며, 무엇을 중심삼고 가야 될 것이며, 무엇을 목적으로 삼고 가야 될 것이냐? 이것은 하나님을 빼놓고는 절대 안 되는 것입니다. 하나님을 빼놓고는 동기 없는 인연이 되는 것입니다. 동기를 갖지 못한 사람은 어떤 일을 성사시키려고 하더라도 그 결과가 거두어질 수 없고, 가치를 인정받을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어떤 건물을 지을 때는 설계자가 설계한 설계도에 따라 건축을 하게 됩니다. 설계의 원본도 없이 지어진 건축물은 설계자가 목적한 건물이 될 수 없는 것입니다. (21-100, 1968.11.17)

출발을 잘못하면 엉뚱한 곳으로 가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배가 대해(大海)를 항해하더라도 출발한 항구에서부터 나침반을 중심삼고, 가야 할 목적지를 향하여 방향성을 그려 놓고야 가는 겁니다. 그러면 인간이 출발한 항구가 어디냐? 모르고 있습니다. 나침반을 가지고 피안의 세계에 도달할 수 있는, 목적지를 그려 갈 수 있는 방향성이 어디 있느냐? 없습니다. 이게 꼬불꼬불 제멋대로 왔다갔다했습니다. 이렇게 볼 때, 인간은 제아무리 해봤댔자 인간으로 끝나는 겁니다. (172-28, 1988.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