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에 어울리지 않음을 백 퍼센트 느끼는게 지옥 - [8대교재교본] 말씀선집059권 PDF전문보기

환경에 어울리지 않음을 백 퍼센트 느끼는 게 지옥

일생 동안의 자기 생애를 생각할 때, 내가 이렇게 나이는 많지만 교회를 위해서 사랑하는 사람이 되었느냐? 교인들 보기에 부끄럽지 않아야 됩니다. 알겠어요? 여러분, 동료간에 부끄러움을 느낄 때가 있지요? 부끄러운 때는 그 환경에 어울리지 못하게 될 때입니다. 그런 수치감을 느껴 왔지요? 내 이야기 하나 하지요.

내가 스물 몇 살 때 일이예요. 우리 친구가 있었는데 목포에서 제일 갑부였어요. 지금 당장이라도 그 집에 찾아가게 되면, 다 알고 인사도 할수 있고 쉴 수도 있는 입장입니다. 그 친구가 어느 집 외동딸과 결혼을 하게 되었어요. 그때는 왜정시대라 전부 다 국방색 옷을 입을 때입니다. 그때는 무슨 예복이니 뭐니 입고 예식을 하지 않을 때예요. 그래도 목포를 대표할 수 있는 도평의회, 그때로 말하면 도의원이지요. 그런 입장에서 도지사부터 한다는 패들이 전부 다 모이는…. 그때는 왜정 때이지만, 난시(亂時)지만, 전시(戰時)지만 그럴 분위기가 아니었습니다. 그러니 국방색 옷을 입고는 결혼식을 하는 곳에 어울리지 않았습니다. 나는 응당히 그럴 줄 알고 갔다구요.

그때는 결혼식 하게 되면 사회풍조가 그렇게 되어 있기 때문에, 국가시책이 그렇기 때문에 그럴 줄 알고 떡 갔습니다. 그런데 그 친구라는 사람이 말이예요. 들러리로 서는 사람이 친구 세 사람이었다구요. 그 세사람 옷을 마련했는데, 그 옷을 보통 사람을 기준으로 해서 똑같이 마련을 했다는 겁니다. 여러분 보기에는 선생님이 몸집도 얼마 크지 않은 것같고 보통 사람 같지요. 그런데 보통 사람들이 입는 옷을 입으면 여기밖에 안 오고 여기밖에 안 와요. (행동으로 표현하심) 그렇기 때문에 시장에 가도 김일 선수 정도의 사이즈가 아니면 맞지 않습니다. 무슨 말인지 알겠어요? 둘레가 이렇구 상당히 그렇다구요 선생님이 다른 남자들처럼 어깨는 이렇게 쪽 빠졌지만 엉덩이가 큽니다. 여러분이 얼마나 세밀히 보는지 모르지만 나만큼 모를 거예요.

이제 한두 시간 후에는 식이 벌어질 텐데, 거기에 가니까 도(道)에서 저명한 사람들이 전부 다 예복을 입고 격식을 갖추어 가지고 모여 들었습니다. 전쟁 때지만 옛날에 준비해 놓았던 옷들을 입고 다 나서는데, 내옷 입은 것을 보니 내가 봐도 이 옷이…. (웃음) 거울을 보니 이것 죽지도 못하고 도망도 못 가겠고…. 자 그 옷을 입어 놓으니 말이예요. 와이셔츠는 이렇게 되고 웃옷은 이렇게 짧아서 이것을 잡아당기려니 여기가 그렇지, 이래 가지고 이게 맞지 않지…. 그때의 창피함은 일생 동안 잊혀 지지 않습니다. (웃음) 지금도 생각하면 아주 실감납니다. 그걸 보면 선생님도 끔찍이나 체면을 생각하고 그런 환경에 어울리는지 안 어울리는지에 대한 감정이 예민한 사나이라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참 빠릅니다. 벌써 척 보면 저 사람은 틀렸다, 대번에 안다구요.

색깔을 고르는 데도 참 빠릅니다. 일본에 가서도 넥타이를 고르는데 누구는 본 것을 보고 또 보고 수없이 보면서 뒤적뒤적하는 거예요. 나는 쓱 보면…. 남은 하나 고르는 데도 한 시간이 걸렸다는데, 선생님은 한번 쓱 보고 단 몇초에 재깍 골라냅니다. 가만 보면 뚱뚱한 사람에게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데 자꾸 하고 다니다 보면 어울리게 됩니다. 맨 처음엔 별로 멋이 없는 것 같지만 자꾸 하고 다니다 보면 좋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단조로운 것은 고르지 않습니다. 입체적인 것, 보통 사람들은 상상도 할 수 없는 것 같은데 쓰다 보면 뭐가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머니도 옷을 해 입을 때는 나한테 '부탁합니다' 합니다. 색깔을 잘 골라 주거든요. 그런 뭐가 있습니다.

그런데 그때 오죽했겠어요? 그 환경에 어울리지 못했던 그때의 챙피라는 것은 일생을 두고 잊혀지지 않습니다. 야, 지옥이 따로 있나, 지옥이. 지옥이 다른 게 아니라구요. 그 환경에서 자기의 수치감을, 자기의 비준에 맞지 않는 것을, 그 어울리지 않은 것을 환경적으로 백 퍼센트 느끼는 것이 지옥입니다. 무슨 말인지 알겠어요? 그 어울리지 않을 때 거북한 것 있지요? 꽁무니를 아무리 빼려고 해도 뺄 틈바구니가 없습니다. 여러분 그런 것 느낄 때가 더러 있지요? 자기 변명하지 않고 설명도 않지만 부끄러워 가지고 따라갈 수도 없고 도망갈 수도 없는 그런 느낌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자, 그런 것은 운이니까 그때는 다 지나가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