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천하는 세계에 있어서의 절대가치의 추구 - [8대교재교본] 말씀선집095권 PDF전문보기

변천하는 세계에 있어서의 절대가치의 추구

의장, 저명하신 학자, 그리고 과학자 여러분! 여러분들을 제6차 국제과학통일회의에 모시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합니다.

여러분들 중에는 과거에 이 회의에 참석해 서로가 친근해진 분들도 계실 것이고, 또 처음으로 참가하신 분들도 계실 줄로 압니다. 여하튼 우리들이 서로 만날 때마다 급변하는 세계정세 속에서 이 회의의 과제에 관한 솔직한 의견을 교환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갖게 되는 것입니다.

나는 종교 지도자로서 그리고 과학자로서 오랫 동안 과학의 문제나 종교와 철학의 문제에 대해서 관심을 가져왔습니다. 그러한 관심이 그동안 여러 차례에 걸친 국제과학통일회의를 열게 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비록 어느 한 사람이 영원성에 관한 어떠한 내용을 추구하고 있든, 혹은 또 다른 사람이 어느 사실을 관찰하고 있든간에 그 서로 다른 학술분야 간에는 하나의 관계가 있다고 나는 믿고 있습니다.

사실상 초월적인 현실의 관계가 없이 시간과 공간 속에서 빚어지고 있는 어떠한 사실을 인지(認知)한다고 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입니다. 종교와 철학은 오랫 동안 인간의 양심을 점령하고 있는 추상적이고 도덕적인 문제를 다루어 나왔습니다. 우리들은 도대체 어디에서 왔는가? 왜 고통이 있게 되었는가? 선악이라고 하는 것은 무엇인가? 사후의 세계는 과연 있는 것일까? 이와 같은 질문은 우리들의 학술문제와 관계없이 모든 사람들에게 주어지고 있습니다.

과학이라고 하는 것은 우주의 규칙성과 시간과 공간에 있어서의 사물에 대한 이해에 국한되어 있습니다. 우리들이 잘 알고 있는 바와 같이 과학은 과거 수백 년 동안에 눈부신 발전을 거듭해 나왔습니다. 그러나 가치관이 확립되어 있지 않은 과학은 파괴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핵전쟁의 가능성이 이것을 말해 주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회의에서는 과거의 회의와 마찬가지로 과학과 가치기준의 관계를 주제로 다루게 된 것입니다.

나의 의견으로는 신학에서부터 물리학에 이르기까지, 모든 지식이라고 하는 것은 그 지식의 목적과 방향성을 모른다면 그것은 무의미한 것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가치기준의 추구라고 하는 것은 바로 이 목적을 위한 추구가 되는 것입니다.

이 공동의 탐구에 있어서 분야가 서로 다른 모든 지식은 서로가 관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사실상 진정한 지식에는 모순이 있을 수가 없습니다. 분명히 어느 한 분야에 있어서의 발전은 다른 분야의 연구에도 중대한 영향을 던져 줍니다.

금세기에 있어서 과학계의 어려운 발견들은 다른 연구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사고방식과 행동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습니다. 예를 들면 상대성원리와 불가지론(不可知論)이라고 하는 것이 비록 많은 오해를 빚어냈다 하더라도 그것들은 틀림없이 영향을 주었습니다.

이처럼 여러 가지의 연구분야에 있어서의 지식이라고 하는 것은 서로가 관련성을 가지고 있지만, 그러나 자칫하면 학자들은 자기 자신의 연구분야에만 고착하는 그러한 경향을 가지기 쉽습니다. 극단적인 전문화는 그것을 추구하는 개인 이외의 다른 사람에게는 아주 사소한 의미만을 주는 지식을 마련하게 됩니다. 발견의 기쁨이라고 하는 것은 그 학자로 하여금 다른 분야의 사람들도 이해할 수 있도록 전하고 싶어하게 하는것입니다.

우리들은 우리들의 지식이 피상적이고 불확실한 것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듣는 것을 기뻐할 줄 알아야 합니다. 종교인들은 특히 르네상스 이후 과학의 발전에 의해서 위협을 받아 왔습니다. 그렇지만 소위 종교인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발달하고 있는 지식과 과학기술에 대한 이해 없이 과연 어떻게 기아와 질병, 그리고 노쇠와 불충분한 의식주(衣食住)의 문제를 해결할 수가 있겠습니까? 확실히 과학은 이와 같은 목적을 위해서 크게 공헌해 왔습니다.

한편 또 인간과 우주의 신비성과 경이성을 고찰하는 데 있어서, 종교와 과학은 두 가지가 다 영감과 논리와 관찰을 통해서 우주와 인류를 존재케 한 그 원인을 설명하려고 했던 것입니다. 우리들의 기원과 목적에 관한 그와 같은 고찰은 우리들 인간이 어디까지나 인간이기 때문에 그렇게 계속되어 나왔는데, 그것은 또 우리들의 그칠 줄 모르는 에너지원(energy 源)을 형성시켜 나오기도 했던 것입니다. 이와 같은 의미에 있어서 20세기의 우주학자와 생물학자들은 신학자들과 철학가들의 관심사에 관계를 갖고 있는 것입니다.

인간은, 인간과 이 세계의 경이를 고찰하는 데 있어서, 경제적이고 정치적인 내용과 의미를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인간들은 각기 사랑과 선(善)과 미(美)의 성질과 그 표현을 위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오늘날 수많은 국가와 정부들은 우리 인간을 경제적인 가치 밖에는 가지고 있지 않는 동물로 간주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단순히 국가의 의견과 다른 의견을 말한다고 해서 정부가 시민을 박해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불행히도 무정부주의자들과 폭력주의자들이 무서운 폭력으로 민주주의를 파괴하려 들고 있습니다. 우리들이 지금 이 회의장에서 가치의 기준을 설정하려고 하고 있는 이때에도 정의와 자유, 그리고 인간의 존엄이라고 하는 가치 및 인류의 창조적인 발전을 위협하는 정치적인, 그리고 사회적인 현실이 있다고 하는 것을 우리들은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학자이신 여러분들의 아이디어와 발견은 여러분들이 직접 가르치고 있는 학생들은 말할 필요도 없고, 정부와 매스 미디어 그리고 사회적인 경향에 큰 영향을 줍니다. 따라서 여러분들은 인간과 인간이 살고 있는 세계의 여건들을 개선해야 된다고 하는 중대한 책임을 짊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이 회의에 참석한 여러분들, 여러분의 여러 가지 연구가 가져다 준 발견과 발전에 대한 진가를 인식한다는 것이 매우 중요한 일이 됩니다. 그래서 우리들은 보다 나은 미래를 이해할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금년 이 회의의 주제는 '급변하는 세계에 있어서의 절대적 가치의 추구'입니다.

나는 여러분들의 연구와 학문이 이번 회의의 주제를 위하여 훌륭한 성과를 가져다 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여러분들의 믿는 바를 모두 자유롭게 발표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와 같은 분위기는 아주 의의 깊은 모임을 갖게 해줄 것입니다. 끝으로 3일 동안에 걸쳐 수많은 과제를 다루어 주시기 위해서 참석해 주신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이 회의가 여러분들을 위해서 풍부한 경험을 가져다 주기를 희망합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