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시키는 능력을 갖게 된 선생님의 옛 사연 - [8대교재교본] 말씀선집221권 PDF전문보기

교육시키는 능력을 갖게 된 선생님의 옛 사연

이거 처음 만나 가지고 왜 이렇게 악을 쓰나? 점잖게 얘기해 보지. 이렇게 땀을 흘려야 나한테 한푼 월급을 주나, 뭣을 주나? 저녁 값도 없는데. 그래, 저녁도 안 먹여 보내려고 시간이 넘을까 봐 전부 다 이러고 있는데, 세상에 그런 깍쟁이가 어디 있어요? 이 돈 가지고 교육시켜야 되겠다. 이렇게 생각하는 거예요. 우리는 교육받아서 다 아는 사람이에요. 이 돈으로 모르는 사람들 교육하겠다고 생각하는 문총재가 된 사람이오, 안 된 사람이오? 여러분 생각하기에 어때요? 나 솔직하다구요.

내가 열두 살에 어머니 아버지, 할아버지까지도 내 손에 딱 잡아 쥐었어요. 우리 할아버지가 담배를 좋아했어요. 그때 내가 여섯, 일곱 살쯤 됐을 거예요. 손자가 들어갔는데 목침 베고 담배를 이렇게 피우고 있길래 '할아버지, 손자 앞에서 담배를 누워서 피는 것이 옳습니까?' 했더니 벼락같이 일어나더라구요. 지금도 선해요. (웃음)

그런 무엇이 있기 때문에 오늘날 이 놀음을 하는 거지요. 어머니 아버지는 열두 살 때 준비 다 해 놨어요. 형님도 열두 살 때…. 동네의 나쁜 일을 전부 다 가려 가지고 가난하고 못사는 사람, 애기를 낳았는데도 미역이 없고 쌀이 없어서 밥 못 짓는 사람이 있으면 다 갖다 주는 거예요. 내가 어머니 아버지 앞에서 그랬어요. '쌀이 없어졌거든 그거 내가 가져 간 줄 아소. 그것이 믿어지지 않으면 동네의 불쌍한 사람이 밥을 먹거든 그거 내가 준 줄 알고, 애기 낳고도 못 먹던 사람이 밥을 먹거든 그거 내가 갖다 준 줄 아소.' 그런 거예요. 어느 누가 반대 못해요.

내가 감옥에 있을 때 말이에요, 우리 어머니가 정주에서 흥남까지 오려면 열여덟 시간 이상 차를 타야 됩니다. 그 길을 매달 오려면 증명서를 열여덟 장을 받아야 돼요. 그런데 누가 도와 줘요? 전부 다 고행길이에요. 울고불고 다니면서…. 또 한 달이 되었는데 안 갈 수도 없고, 이래 가지고 차입품을 한 보따리 해 가지고, 결혼 때 해 준 옷까지 가지고 오는 거예요. 흥남이 얼마나 추워요? 자갯돌 있는 데는 추운 법이라구. 그런데 명주 바지 저고리고 미싯가루고 뭣이고 차입 준 걸 면회한 즉석에서 전부 다 나눠 주누만. 그러고 자기는 전부 떨어져 가지고 살이 보이고 너덜너덜한 옷을 입고 있는 거예요. 명주바지는 전부 남 줘 버리고 어머니 앞에서. 욕먹을 짓을 했지. 그러면 어머니는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 고개를….

그렇지만 나는 우리 어머니가 안동 김씨인데 '안동 김씨 김경계의 아들은 졸장부 아들이 아니야!' 하고 어머니를 나무랬어요. 기가 막혔겠지요. 망국지종의 어미가 되지 말고 흥국지종의 어미가 돼야 된다고 교시하던 그것이 얼마나 불효막심했던가를 내가 알고 있어요. 모르는 이들은 천하의 망할 놈이라고 했지.

그러고 가서는 사돈에 팔촌까지 전부 모아 가지고 다시는 아들한테 안가겠다고 했다는 거예요. 그러나 그 어머니가 한 달이 차면 또 준비해 가지고 오는 거예요. 그런 어머니한테 얼마나 불효했어? 그런 사연이 많습니다.

한 가정만을 품고 행복하고 태평하게 살았던 사람이 천상세계에 와서는 비참한 몰골이라는 걸 내가 다 알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