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상에서도 하늘을 염려하고 원수를 사랑한 예수 - [8대교재교본] 말씀선집006권 PDF전문보기

십자가상에서도 하늘을 염려하고 원수를 사랑한 예수

예수는 교단으로부터 몰림받고 민족으로부터 몰림받았습니다. 교단의 이단자로, 율법의 파괴분자로 보였습니다. 그는 자기 종족에게 몰렸고, 집에서 쫓겨났습니다. 세례 요한 일당한테도 몰렸습니다. 광야에 나갔으나 거기서도 사탄에게 몰렸습니다. 그것으로 끝나지 아니하였습니다. 나중에는 전체가 동원하여 십자가의 길로, 골고다의 길로 내몰았습니다.

그러나 반역자로 내모는 민족을 위하여 오히려 눈물을 흘린 예수였습니다. 예수님은 유대교단으로부터 이단자로 취급받았지만 이스라엘의 어떤 제사장보다 그들을 위해 더 피눈물을 흘린 사람이었습니다. 그 시대의 어느 한 사람도 자기 편이 되어 주는 사람이 없었으되 예수는 그 시대의 친구였습니다. 민족의 반역자로 몰림받았으되 민족의 충신이었고, 교단의 이단자로 몰림받았으되 교단의 충신이었습니다.

그의 걸음은 어떠한 걸음이었느뇨. 찢지고 몰리고 쓰러지는 , 십자가를 진 처참한 걸음이었습니다. 그 길 뿐이었습니까? 무모한 악당들이 채찍을 들어 내모는 사정에 처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자리에서 만일 예수가 엘리야와 같은 사람이었더라면, 또다시 '아버지여, 나만 남았나이다' 이런 기도를 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겟세마네동산에서 세 제자를 뒤에 놓고 기도하게 될 때에 "내 아버지여 만일 할만 하시거든 이 잔을 내게서 지나가게 하옵소서. 그러나 나의 원대로 마옵시고 아버지 원대로 하옵소서(마 26:39)"라고 했던 것입니다. 이것이 위대한 것입니다. 자기의 사정도 딱 하나 자기 일신은 민족의 제물이요, 인류의 제물이요, 천륜의 제물인 것을 아셨던 것입니다.

이런 것을 아신 예수는 자기의 슬픔도 슬픔이거니와 하늘의 슬픔이 얼마나 클 것인가를 염려하는 마음이 더 컸다는 것입니다. 민족을 위해 나타났으나 민족 앞에 배반받는 자신을 바라보시는 하늘의 슬픔이 얼마나 클것인가 하는 것을 더 염려하셨던 것입니다. 예수는 하늘의 황태자요, 만우주의 주인공이요, 메시아였습니다. 그런 예수가 처참한 십자가의 운명이 웬일이뇨? 하고 탄식하려면 이 우주를 동원하여 탄식할 수도 있었으나 탄식할 수 없는 자기 자신임을 느끼셨기 때문에 몰리는 자리에 서게 된 것을 면목없게 생각하였던 것입니다.

교단을 규합시키고 민족을 규합시켜 하늘의 왕국을 건설하고 세계를 아버지 품에 안겨 드려야 할 책임을 짊어졌던 예수는 그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십자가의 길을 가게 될 때에 원망할 어떤 무엇도 느끼지 않았다는 것이에요. '이 잔을 피하게 하시옵소서'하고 기도하신 것도 자기 일신이 죽는 것이 서러워서가 아니었습니다. 자기 일신이 죽음으로 말미암아 민족의 서러움과 하늘의 서러움이 가중될 것을 아셨기 때문에 그렇게 기도하신 것입니다.

예수는 자신이 십자가에 쓰러지면 후대의 세계 인류 앞에 가중될 십자가가 남아지고, 그로 인해 슬픔의 역사가 끝나지 않을 것을 아셨습니다. 골고다의 길이 끝나지 않을 것을 아셨습니다. 죽음의 길이 끝나지 않을 것을 아셨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골고다의 길을 가면 자신을 따르는 사람들도 골고다의 길을 걷지 않으면 안 될 것을 아셨습니다. 십자가 뿐만 아니라 더 어려운 길이 남아질 것을 아신 예수였다는 거예요.

양손 양발에 못이 박히고 옆구리가 창에 찔려 피를 흘리는 자리, 가시 면류관을 쓰는 자리에 선다 하더라도 이것이 자기에게서 그쳐지지 않을 것을 아시고도 예수는 하늘을 향하여 '다 이루었다'고 했습니다. 그 말씀은 인간 세상에 있어서 십자가의 길이 다 끝났다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십자가를 위하여 울며 염려하는 마음의 호소가 하늘과 통했다는 것이에요.

예수는 수많은 선지선열들이 하늘 앞에 저끄렸던 모든 잘못을 짊어지고 하늘을 위로해 드리기 위해 자기 자신이 산 제물로서 하늘 앞에 바쳐졌다는 사실을 여러분들은 알아야 합니다.

그러면, 여기에서 예수를 대하시던 하나님의 심정은 어떠했던고. 죽어가는 예수의 그 모습, 하늘을 염려하며 십자가의 고개를 넘어가는 그 모습을 바라보실 때, 인간세계에 분함이 있다 할진대 이 이상의 분함이 없을 것이요, 하늘의 4천년 역사노정에 분함이 있다 할진대 이 이상의 분함이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 자신은 죽어가면서 '아버지여, 저들을 용서하여 주옵소서. 자기가 하는 일을 알지 못하나이다'라고 하셨습니다. 하나님은 당장에 노아 때 이상의 심판을 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지만, 예수가 민족을 붙들고 죽고 교단을 붙들고 죽고 십자가를 붙들고 죽은 연고로, 하나님은 인간들을 버리지 못하시고 붙들어 나오고 계신 것입니다. 이런 심적인 인연이 후대의 인간, 남아진 이스라엘민족과 맺어져 있었기 때문에 배반하는 후대의 인간들을 버리지 못하시고 붙들어 나오고 계십니다. 배반하는 후대의 교단을 붙들어 나오신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