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양에 있어서 가정의 정서적, 심정적 유대의 차이" - [8대교재교본] 말씀선집076권 PDF전문보기

동서양에 있어서 가정의 정서적, 심정적 유대의 차이

여기 서양 사람들은, 현재의 서구의 청년 남녀들에게 있어서는 부모의 심정이니, 혹은 부모 대해 가지고 이렇게 안타까운 마음이라든가, 혹은 형제끼리 이렇게…. 동양 사람들과 비교해 보면 상당히 결여되어 있다고 생각한다구요. 저 동양에서는, 동양의 학교에서 가르치는 걸 보게 된다면, 언제든지 어머니 아버지한테 효도해야 된다고 가르칩니다. 그것이 소학교에서도 그렇고, 중·고등학교에서도 그렇고, 대학교에서까지 그런데, 여기에서는 벌써 소학교만 가게 되면 그런 관념이 없는 것 같다구요. 그리고 이 부모들을 봐도 그저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다구요.

그래서 내가 생각하기를 어떻게 생각했느냐 하면, 이 미국 같은 나라가, 서구사회가 생활이 유복한 것이 가정적 정서문제를 묶는 데 있어서 상당히 장애물이 된다고 생각했다구요. 왜냐하면 아침이 되나, 점심이 되나, 저녁이 되나, 언제나 먹을 것이 풍부해 가지고 어머니 것 아버지 것이 있고 말이예요. 그렇지만, 아시아, 동양 사람들은 생활이 어렵기 때문에 먹을 것이 있더라도 부모는 자식을 먹여야 되기 때문에 그것을 남겨서 기다리게 되고, 자식은 부모의 그러한 마음을 알기 때문에 먹으면서도 자기 것을 남겨서 어머니를 주겠다는, 이런 정서적으로 연결될 수 있는 것이 생활적인 표면상으로 언제나 나타날 수 있는데, 여기에서는 그렇지 않기 때문에 상당히 그것이 장애물이요, 그것이 좋지 않은 것이다 하고 생각해 봤다구요.

먹을 것이 하나 있으면 내가 먹고 싶지만 돌리는, 줬다 받았다 하는 이런 일이 동양에서는 상습으로 되어 있다구요. 여기에서는 뭐 자기 먹고 싶으면 먹으면 된다구요. 그러니까 여기서는 부모가 나를 위하고, 자식이 부모를 위하는 생각을 할 수 있는 이런 인연이 없게 된 것이 유복한 생활기준으로 말미암아 그렇게 됐다 하는 것은 이론적으로 생각해도 그렇다는 것입니다.

또, 옷 같은 것 하나를 사더라도 동양에서는,'지금 옷 사러 가자' 하고 금방 사러 나갈 수 없다구요. 벌써 '네 옷을 언제 사 줄께' 딱 정하고는 한 달, 두 달…. 이렇게 몇 달 전부터 부모가 노력을 하고, 밤을 새우면서 뭘 해 가지고 옷을 사주게 된다구요. 자, 그런 점에서 보게 될 때, 자기 옷 하나 사 주기 위해서 부모가 몇 밤을 새우는 일들이 허다하다구요. 그러니까 옷 한 가지에 대해서도 반드시 깊은, 서구 사람들이 이해할 수 없는 정서적인 깊은 인연이 거기서 맺어지는 것을 엿볼 수 있다는 거예요. 부모 자식간에만이 아니라 형제간에도 그렇다구요. 나이 많은 형님은 동생을 위해서 먹을 것이 있으면, 먹을 시간이 되더라도 동생이 없게 되면 먼저 동생을 줘야 된다는 관념이 있기 때문에 형제간에도 그러한 심정적 유대가 맺어져 있는 것을 우린 늘쌍 볼 수 있다구요.

그렇기 때문에, 동양에서는 가정에서 서로가 위하는 이런 환경적 여건에서 자라기 때문에 부모를 중심삼고 깊은 심정적 흐름을 통해서 맺어지는 사실을 볼 수 있는데, 여기에서는 그걸 모르겠다구요. 그저 '어머니 아버지는 우리를 낳았고, 이웃집과 같이 그렇게 길러 주는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구요. 옷을 사 주는 것도 뭐 으례히 하는 거고, 먹여 주는 것도 으례히 하는 거고, 학교 보내 주는 것도 으례히 하는 거고….

한국 같은 데라든가 아시아 같은 데에서는 학교 가기가 얼마나 힘드는지…. 학교 가기 위해서는 어머니 아버지가 더 수고를 하고, 더 피땀을 흘려 가지고 공장에서 밤작업을 해야 된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일을 하지 않고는 학교에 갈 수 없다 이거예요. 그러니까 거기에는 깊은 심정적 유대가 맺어지는 것을 엿볼 수 있어요. 여기에서는 그런 거 아무것도 없다구요. 그렇기 때문에 동양에서는 부모의 심정, 형제의 심정을 얘기하면 대번에 이해하게 돼 있다구요. 그러나 여기 사람들은 얘기해도 '그것 그럴까?' 이해하는지 안 하는지 나 모르겠다구요.

내 지난번에 저 뉴욕 센트럴 파크에 가 봤는데…. 거기 가게 되면 나이 많은 사람들이 의자에 많이 앉아 있는데 보면 살들은 잘 찌고 얼굴은 멀쩡한데 하늘만 보고 요렇게 (행동으로 표현하심) 해 가지고 날들을 보낸다구요. 거기에 무슨 조카가 오나, 손자가 하나 오나, 종일 그러다가 자기들 아파트에 들어가 가지고 쓸쓸한 방에서 혼자…. 그러다가 죽어간다구요. 서양 사람들은 그런 걸 싫어하는지 모르겠다구요, 싫어하는지. 도리어 귀찮게 생각해요?「아니요」 그거 왜 그렇게 됐어요? 왜 그렇게 됐느냐구요? 저 한국에서는, 할머니 할아버지는 아들네 집에 언제나 갈 수 있고, 손자네 집에 언제나 갈 수 있고, 부모는 뭐 새벽이고 무엇이고, 자는 방이고 어디고 마음대로 들어갈 수 있게 돼 있는데, 여기에서는 어머니 아버지가 전화해 가지고 '나 가겠다' 하면 아들이 '오세요' 해야 가고…, 그게 좋은 것 같지만, 참 연구해야 할 나라라고 생각한다구요.

한국에서는, 부모가 아들 집에 가 가지고 자고 싶으면 자고, 먹고 싶으면 아들딸에게 물어 보지도 않고 뒤져 먹고, 돈도 있으면 쓰고 나서 '나 돈 꺼내 썼다' 이러고…. 아들보고 '나 돈 얼마 썼다' 그러면 '예! 그렇습니까?' 그런다구요. 여러분들, 그거 이해돼요?「예」 말은 이해되지만, 사실은 모른다는 거예요.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