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로 갈 것이냐 하는 문제는 심각한 문제 - [8대교재교본] 말씀선집167권 PDF전문보기

어디로 갈 것이냐 하는 문제는 심각한 문제

교수님들은 전문분야가 각각 다릅니다. 자기 나름대로의 전문분야가 있어요. 더구나 교수님들은 전문분야에 있어서는 선후를 다투며 생애를 걸고 연구해 나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기 나름대로 가게 되면 전부 어디로 가느냐? 여러분은 한국의 교수지만 그 한국 교수는 세계의 교수들과 전부 연결시켜 나가야 돼요. 자기의 전문분야에 있어서 최고 권위 있는 학자의 레포트라든가 연구한 내용을 중심삼고 그 길을 따라서 최고의 정상을 향해서 갑니다.

그러면 세계 정상의 교수들은 어디로 갈 것이냐? 거기에 대해서는 아무리 세계 정상에 서 있는 학자라 하더라도 답변을 내릴 수 없습니다. 개개인이 처해 있는 부서에서 자기의 전문적 지식을 따라가는 길에서도 끝에 가서는 종착점이 애매하고, 정착할 수 있는 그 무엇이 있겠느냐 할 때에 거기에 확답을 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그것이 우리 인간들이 살아 나가는 길이요, 우리 인생이 더듬어 가는 인생행로가 아니겠느냐.

그러면 시작도 확실히 모르고 과정도 확실히 모르면서 끝을 향하여, 더 높은 곳, 더 귀한 것을 위해서 달려간 그 종착점은 어떻게 될 것이냐? 그래도 세계적으로 유명한 그런 자리에 서 보고, 또 갖고 싶은 것을 다 가진, 즉 힘이나 돈을 가졌다든가 명예를 가졌다든가, 지식을 가졌다든가 갖고 싶은 모든 것을 정상의 자리에서 갖고 난 이후에 자기 자신에게 솔직이 '너는 이제부터 어디로 갈 것이냐?' 하고 묻게 될 때, 문제가 되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한국의 교수입니다. 아카데미를 시작한 지가 13년이 되나요? 「15년 됩니다」 15년인가? 우리 아카데미가 시작해서 15년 세월에 많은 풍파를 겪어 왔습니다. 사방으로부터 공격도 받았고 여러 가지 말도 많이 들어 왔습니다. 그랬지만 아카데미는 어떤 것을 향해서 찾아 나왔습니다. 또 찾아 가고 있습니다. 오늘 나와 같이 여러분이 알래스카 지방까지 찾아왔다는 사실은 우연한 일이 아닙니다. 하루에 된 일이 아닙니다. 여기에는 15년 간의 희로애락의 모든 사연이 있으면, 그 사연을 표시할 수 있는 하나의 열매면 열매고, 하나의 기쁜 사건이면 사건이라고 볼 수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아카데미와 연결된 선두에 서 있는 여러분 교수 일단은 이제 어디로 갈 것이냐 하는 것이 문제입니다.

이와 같은 입장에서 볼 때 교수도 그렇지만, 한국실정을 보게 되면 남북이 분단 40여 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동족상쟁이라는 피어린 역사의 아픔을 지니고 있는 것을 여러분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한 이 민족은 어디로 갈 것이냐? 이것도 문제입니다. 우리 한국뿐만이 아니예요. 아시아는 어디로 갈 것이냐? 더 나아가서 세계는 어디로 갈 것이냐? 그 누가 답을 할 수 없는 것입니다.

여기에 세계의 어떤 지도자, 레이건 대통령이면 레이건 대통령이 그 당세에 있어서 세계의 주목을 끌면서 정치의 방향을 하나의 목적으로 해서 가고 있지만 이도 갈팡질팡하고 있습니다. 어디로 갈 것이냐? 미국이 어디로 갈 것이냐, 자유세계가 어디로 갈 것이냐 하는 문제를 두고 볼 때, 여러분들 학자들이 자기 개인을 중심삼고 어디로 갈 것이냐 하는 문제를 염려하는 것보다도, 그걸 넘어서 나라가 어디로 갈 것이냐 하는 문제가 더 큰 문제입니다. 나라에는 여러분 개인이 있고, 여러분의 일족이 연결돼 있고, 일가가 연결돼 있고, 일손이 여러분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거기에는 아들딸이 있고 손자가 있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에, 아무리 유명하고 아무리 훌륭하다 하더라도 나라의 갈 길을 바로잡지 않으면 그 교수의 입장이 어떻게 될 것이냐 하는 것이 심각한 문제입니다. 한국과 더불어 아시아와 더불어 같이 갈 수 있는 교수는 어디로 가고, 그 교수와 같이 있는 민족은 어디로 갈 것이냐? 이게 심각한 문제입니다.

아시아는 어디로 갈 것이냐? 아시아도 가긴 가야 되는 데, 세계의 대열에서 어느 한 곳 세계에서 제일 좋은 곳이 있거들랑 그곳으로 가려고 할 것입니다. 여러분 알기로는 오늘날 미국이라는 나라를, 전세계의 선도적 국가요 지도국가로서 맹주의 자리에 서 가지고 움직이는 미국을 따라가고 있는데, 그 미국을 믿을 수 없습니다. 개개인을 분석해 보면 도리어 한국 사람만 못합니다. 미국이라는 나라는 신의를 찾아볼 수 없는 사회환경이요, 그 인격기준은 완전히 유물론적입니다. 인본주의, 요즘 말로 하면 세속적 인본주의로서 인간의 가치의 유무를 평가할 수 없는 단계에까지 왔습니다. 현실주의, 오늘의 만족을 위해서는 무슨 행동이든 하는 것이 미국입니다. 그런 미국을 믿고 따라가면, 그 미국이 갈팡질팡하고 있는데 어디로 갈 것이냐?

그럼 인류는 어디로 갈 것이냐? 여러분이 잘 알다시피 뜻이 있는 모든 사람, 뜻이 있는 학자들은 자기 전문분야에서 세계적인 권위의 자리에 올라가게 되면 반드시 인류문제를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그것에 대해서는 손을 댈래야 손을 댈 수 없어서 그냥 지나간 학자들이 많은 것을 알고 있습니다. 이것이 문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