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절의 사연을 잊어버릴 수 있을 때 만사가 오케이고 기쁨이 온다 - [8대교재교본] 말씀선집256권 PDF전문보기

곡절의 사연을 잊어버릴 수 있을 때 만사가 오케이고 기쁨이 온다

그만 했으면 사랑이 좋은지 나쁜지 알 것입니다. 사랑이 좋아요, 나빠요?「좋습니다.」얄궂고 곡절이 많은 사랑이 필요해요?「예.」눈알이 툭 튀어나오려고 하고, 코가 떨어지려고 하고, 기가 막히고, 호흡이 끊어질 수 있는 그런 자리, 그게 필요해요? 곡절의 사연을 품고 달려가는 사랑을 붙들어 가지고 뭘 하자는 거예요? 곡절의 사연, 곡절의 행복, 곡절의 희극, 곡절의 즐거움을 느껴 보자는 것입니다. 알겠어요?「예.」그러면 곡절의 기쁨이 뭐냐 하면, 죽었다가 살았다고 할 때 한숨을 쉬다가 '하하하!' 하는 그거 얼마나 멋져요? 그런 것을 당해 보지 못하면 모르는 것입니다.

감옥생활을 해 보면 석방되는 날이 얼마나 그리운지 몰라요. 석방이 뭔지 알아요? 감옥에서 나가는 날이 얼마나 그리운지 모릅니다. 그건 살아 보지 못한 사람은 몰라요. 윤박사도 그런 건 모를 거라. 한 10년 동안 감옥에서 살아 봐야 알 거라구. (웃음) 교만한 사람은 그래 봐야 돼요. 거기에서는 박사도 통하지 않는다구요.

나가는 날을 손꼽아 기다리는 것입니다. 고거 하나가 취미예요. 왜? 기간이 형량이 10년이라면 9년 364일 되었다, 3일 되었다, 60일 넘어갔다, 9년 넘어간다, 그게 재미라는 것입니다. 어서 빨리 정월 초하룻날이 되어서, 대접은 못 받더라도 돼지가 발자국 소리 내고 건너간 국이라도 마시고 싶은 거라구요. 그게 무슨 말인지 알겠어요? 돼지고깃국이 아니라 돼지가 밟고 건너간 국이라도 먹고 싶다 그 말이라구요. 왜? 교도소 같은 데서는 돼지가 건너간 그런 국물 먹이는 날이 정월 초하룻날이다 그말입니다. 그러니까 그 국물을 한 번 먹었다, 두 번 먹었다, 하면서 '어떻게 아홉 번을 지내나?' 그거 생각한다구요. 아홉 번이 지나고 10년이 가까워지면 밤에 잠을 못 잡니다. 그렇게 그리워하는 것입니다.

나는 감옥생활을 많이 했지만 그렇게 그리워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태평성대라구요. 면회를 오겠으면 오고 말겠으면 말고, 배가 고프면 고프고 안 고프면 안 고프고…. 배가 고픈 것보다 더 심각한 문제가 있기 때문에 배고픈 것을 잊어버리게 됩니다. 그거 무슨 말인지 알겠어요? 고문 받는 자리에서 매를 맞으면서도 매를 맞는 것보다 더 심각한 것이 있기 때문에 매 맞는 것을 잊어버린다는 거라구요. 그런 말 들어 봤어요? 그런 세계가 있는 것입니다.

그런 모든 걸 잊어버릴 수 있는 자리에서 해방이 벌어지고 만사가 오케이 되게 될 때에 춤을 추겠어요, 안 추겠어요? 춤은 배울 필요도 없는 거예요. 마음과 마음이 하나되어 가지고 화동하게 되면 춤 이상의 춤을 출 수 있는 거라구요. 배워 가지고 추는 춤은 가짜 춤이요 사기 춤입니다.

농민이 농한기에 먹을 것이 없어서 굶고 있다가 친구를 만나 가지고 걸쭉한 막걸리를 한 잔 마시게 되면 기분이 얼마나 좋아요? 천하를 얻은 것보다 더 기쁘다는 거예요, 이게. 이러면 자기의 하소연도 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런 얘기 하다 보면…. 시간이 벌써 많이 갔구만. 이런 얘기는 여러분의 상식이 통하는 얘기니까 얼마든지 주를 달아 연구해 가지고 일기에 써 놓으라구요. 장편소설을 짓겠으면 짓고 말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