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면의 뜻을 지닌 겟세마네 동산의 기도 - [8대교재교본] 말씀선집061권 PDF전문보기

양면의 뜻을 지닌 겟세마네 동산의 기도

십자가 문제를 앞에 놓고 겟세마네 동산에서 밤을 새워 가며 기도하던 예수의 기도의 표제가 무엇이냐 하면 '내 뜻대로 마시옵고 아버지 뜻대로 하시옵소서'입니다. 내 뜻과 아버지의 뜻, 여기서 뜻이 양면의 내용을 갖추게 됐다는 것이 문제가 되는 거예요. 예수 자신을 두고 보면, 그는 뜻을 위해 온 사람입니다. 뜻을 중심삼고 선 사람입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전통적인 모든 역사적인 인연을 이어받고, 그 인연을 따라 현시대에 횡적 관계의 세계를 형성하여야 할, 의당 뜻 이외의 자리에는 있을 수 없는 분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어찌하여 '내 뜻'이라는 말을 하게 되었느냐? 이런 문제를 두고 볼 때, 거기에는 반드시 상충의 한 내용이 있는 것을 알아야 되겠습니다

그러면 예수가 선 자리는 어떤 자리냐? 개인을 대표한 자리가 아닙니다. 이 땅 위에 보내진 예수만으로 선 자리냐 하면 그것이 아닙니다. 그 자리는 민족을 대표한 자리요, 국가를 대표한 자리입니다. 유대교단의 전체 제사장들이 그 직분을 다하지 못한다면, 그것을 다할 수 있는, 다 감당할 수 있는 자리에 예수는 서야 했던 것입니다.

그러한 입장에서 하나님의 내정을 아는 예수는 일대 고충을 갖지 않을 수 없는 자리에 부딪쳤다는 것을 우리는 알아야 됩니다. 왜냐하면, 하나님과 일치될 수 있는 길을 따라가야 되겠는데, 그 길이 이 인간세계와는 너무나 거리가 멀다는 것입니다. 인간을 수습해 가지고 뜻을 이루어야 할 자신의 입장을 부정하고 나서면 모르지만, 그것을 부정한다면 소망도 가질 수 없기 때문에 그런 입장에 부딪친 예수는 인간을 대표한 자리에서 하나님 앞에 '내 뜻'이라는 것을 생각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 아니냐 하는 것을 우리는 여기에서 생각해 낼 수 있는 것입니다.

인간의 모든 처지와 형편을 너무나 잘 아는 예수는 인간의 사정을 알아주고 싶었는데 그것이 하나님의 고차적인 뜻의 방향과 180도의 차이가 있는 반대 방향에 있었던 것입니다. 그런 입장에서, 하나님의 뜻과 방향을 같이하고 싶은 예수는, 할 수만 있으면 그것을 조정할 수 있는 그 무엇이 있기를 바라는 마음을 가졌을 것입니다. 세상을 대표한 책임자로서 그런 마음을 안 가질 수 없었던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