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는 모험도 해야 한다 - [8대교재교본] 말씀선집062권 PDF전문보기

때로는 모험도 해야 한다

이번 홍수 때…. 하, 그런 것이 또 생각난다구요. 이런 얘기…. 사실은 내가 지금 갈 길이 바쁘다구요. 대구에 가서 예배를 보고 해인사까지 가야 할 텐데….

하여튼 지난달 19일인가요? 한참 서울이 물에 잠긴다고 야단하고 있는데 내가 청평 수련소에 있었다구요. 우리 청평 수편소가 참으로 위험한 곳입니다. 북쪽에서 떠 내려온 나무는 전부 다 우리 수련소 앞에 와서 한바퀴 빙 돌면서 '안녕히 주무셨습니까? 인사하고 내려가게 되어 있다 구요. (웃음) 참 재미있어요, 가만히 있어 보니까. 큰나무가 떠내려 오면 저리로 가겠거니 하고 있으면, 웬걸 넘실넘실 수련소 앞에 쓱 와서 한바퀴 빙 돌면서 인사하고 가더라구요.

그것이 좋다는 게 아니라구요. 나쁘다면 나쁜 거라구요. 인사받는 것이 좋은 게 아닙니다. 인사받는 것 때문에 죽을 지경이라구요. 통일교회 문선생이 인사받는 것을 좋아하는 줄 알지요? 통일교회 문선생은 신세지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구요.

아. 집들이 떠 내려오고 나무들이 떠 내려와 가지고 수련소 앞에 와서 한바퀴 빙 돌고 가는데, 참 재미있어요. 거기서 인사하고는 그 다음에는 들어가는 거라구요. 어디로? 물속으로 들어가는 거예요. 그 밑에서 소용돌이를 치니까 집이 들어가고, 나무가 들어가고 소리 없이 쑤우우욱 들어가는 거라구요. 꾸물꾸물 들어가 가지고 어디가서 나오느냐 하면, 몇백 미터 앞에 가서 머리를 쑥 내밀고 나오는 거예요.

바로 그날이라구요. '예이, 이럴 때는 모험도 해야 되는 것이다 해 가지고…. 그 다음날이 주일이고, 주일이기 때문에 내가 일본 식구들을 만나자고 해 가지고…. 이번에 일본 식구들이 40여 명 왔어요. 그래 가지고 근 열흘 동안 참 고생하고…. 선생님 한번 만나는 것이 일대 소원이라서, 여기에 온 거라구요. 달리 임자네들 상통이 보고 싶어서 온 것이 아니라구요. 결국 못생긴 문선생님 얼굴 한번 보겠다고 멀리 천리 길을 찾아온 손님이라구요.

그런데 주일이 돼 가지고 갈 시간이 딱 되었는데 가만히 생각하니 기가 막히는 거예요. 가기는 가야 할 텐데 길은 딱 막혔지요. 할 수 없이 포기를 했습니다. 갈 길이 막혔으니 할 수 있어요? 그러다가 '에라, 가자!'해 가지고 우리 큰딸하고 효진이를 데리고 '가자' 이래 가지고 그 물 내려오는 데를 건너가는 거예요. 그 물이 참 무서운 것입니다. 물 무서운 것을 내가 잘 알아요. 옛날에 물놀이도 참 많이 했다구요. 오리 새끼 놀이도 많이 했고 뱀장어 새끼 놀이도 많이 해봤다구요. 그래서 잘 안다구요.

그럴 때는 날쌔게, 우물우물하는 것이 아니고 벼락같이…. 누구 말마따나 번개불에 콩 볶아 먹는 식으로, 빈대떡 구워 먹는 식으로 후닥닥 해치워야 되는 거라구요. 그래서 배에 다 태웠습니다. 그런 때에는 될 수 있는 대로 물의 주류를 건너가지고 가야 합니다. 이래 가지고 건너가는데, 오만가지 검부러기들이 내려가는 주류를 지나가야 하는 거예요. 지나가다가 스크루에 조그만 쫄대만 하나 걸려도 그때는 볼장 다 본다는 겁니다. 모터만 스톱 하는 날에는 뭐 영계로 행차하는 거지요. 영계에서 출동명령이 내려오는 거라구요. 할수없다구요.

아뭏든 가는데, 전속력을 다 내서 냅다 빼는데 배 후미가 진동이 심했어요. 스크루는 돌지만 물이 세게 치니까 이렇게 이렇게 흔들릴 수밖에요. 이래 가지고 근근이 지금의 레이크 파크까지 거의 다 갔다구요. 거기는 통길이라 내려가다가는 안 되겠거든요. 그런데 거기에서 모터가 후루룩 하면서 멈춰 버렸어요.

상태를 봐 가지고 멈추더라도 엔진이 꺼지지 않게끔 하는 것을 운전수는 압니다. 이래 가지고 그것을 그냥 지내가려고 쑥 들어서니 안 되겠더라구요. 그래서 배를 어떤 별장에 갖다 대니까 그 별장에 있던 사람들이 오늘 같은 날 물 무서운 줄 모른다구, 죽을 때 뭐 인사하고 죽는 것이 아니라구, 어쩌려고 이랬느냐고, 처음 보는 사람인데도 눈을 흘기며 세상에 어쩌려고 이랬느냐고 하면서 반욕 겸 못난 사람 취급을 하면서 한바탕 들입다 퍼붓더라구요. 그래서 '예, 고맙습니다. 그렇지요' 그랬다구요.

그래도 자기 죽을 것을 염려해 주고 이런 것을 볼 때 그때는 아무리 책망조로 얘기해도 고마운 거라구요. 그렇지요? 안 그래요? 만일 '예이 이 녀석아, 내가 너만큼 몰라서 이런 놀음 하는 것이 아니야'라고 하게 된다면 큰일나는 거라구요. 그렇기 때문에 '고맙습니다' 한 거라구요. 여러분이 생각해 봐도 그렇잖아요? 그럴 때는 그러한 모험도 해야 된다구요. 나는 그런 모험을 좋아하는 사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