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자는 어렵고 불쌍한 식구들을 먼저 생각해야 - [8대교재교본] 말씀선집206권 PDF전문보기

책임자는 어렵고 불쌍한 식구들을 먼저 생각해야

여러분도 책임자로서 식구들 앞에 자고 먹고 사는 데 있어서 잘먹고 잘살면 안 된다구요. 어려운 식구들을 보면 위해야 됩니다. 옷을 잘 못 입었으면 가슴이 아파야 돼요. 꿰맨 치마를 입고 왔으면 그것 보기가 민망해서 눈을 가려야 돼요. 그런 마음을 갖고 사는 부모 앞에는 아무리 자식들이 못먹고 못입더라도 불효할 수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통일교회의 모든 식구들은 사지(死地)에 나가더라도 `부모님 만수무강하시옵소서. 제가 탕감길 다 책임지고 가니 편안히 사시고 오십시오' 하고 죽으려고 하는 것입니다.

내가 여러분한테 빚지지를 않아요. 알겠어요? 「예」 세계 인류 앞에 빚지지 않아요. 이렇게 눈이 오게 되면 벌써 식구들을 생각하는 거예요. 전세계에 있는 통일교인들이 이런 날씨에 처마 끝에서 아침때가 됐는데도 밥을 먹지 못하고 눈을 바라보면서 뜻을 생각하고 부모님을 생각할 것이다 이거예요. 부모님과 뜻을 향하는 그들과 더불어 친구가 되고 그들과 같이 주체적인 입장을 고수해 주어야 하늘이 지켜 주는 것입니다. 그런 책임의 마음을 안 가지면 하늘이 지켜 주지 않아요. 그러니 얼마나 고달프겠어요!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내가 배를 탈 때도 졸지를 못해요. 뉴호프를 타면서도, 글로스터에서 9년 동안 배를 탔지만 하루도 침대에 누워 본 적이 없습니다. 두 시간밖에 없어요. 그때는 하도 머리가 아파서 그랬지만. 그렇기 때문에 침대가 나를 보고 왜 주무시지 않느냐고 사연을 말하는 것 같아요. 누가 본다고 그러는 것이 아닙니다. 하늘이 언제나 보고 있으니 하늘 앞에 부끄럽지 않아야 된다 이겁니다.

더구나 식구들을 속여 가지고…. 내가 장흥 갔을 때인데 할머니들이 논에서 김매다가 선생님이 왔다고 하니까 맨발벗고 뛰어왔더라구요. 옷을 함부로 입었을 것 아니예요? 그런데 한 할머니가 치마 속에 검은 고쟁이를 꿰매 입은 것을 보고 내가 그것을 바로 보지 못했어요. `내가 남과 같이 나라를 다스렸으면 저렇게 입게 하지 않았겠다'고 생각했어요. 뜻을 위해 저렇게 자기 위신을 망각해 버리고, 선생님 앞에 잘 입고 싶은데 그 옷을 입고 나타나야 하는 그 마음이 얼마나 기가 막혔겠어요! 무슨 말인지 알겠어요? 「예」 축에 못 낀다는 게 얼마나 비통하겠느냐 이겁니다.

내가 한 가지 일화를 말하지요. 친구가 있었는데 우리 친구 녀석이, 왜정 때 목포의 일등 부잣집 딸하고 결혼했다구요. 목포 북부가 전부 다 그 사람 땅이었어요. 그때 신부 아버지가 전라남도 도의원이었어요. 친일파지요. 그 외동딸이 결혼했는데 사위가 내 친구라구요. 왜정 때는 들러리 같은 것도 서지 못하는 거지요. 전부 다 국민복 입고 결혼할 때라구요. 그런데 부잣집이니까 현대식으로 모닝코트를 입고 결혼식을 하는 겁니다.

그때 나는 평안북도 정주에 가 있고 이 녀석 사는 데는 전라북도인가 그래요. 결혼식에 간다고 약속을 했는데, 그때 모닝코트가 있나요? 없지요. 그러니까 신랑네 집에서 전부 다 했어요. 그런데 내 키는 신랑 키만 하지만 내가 몸이 뚱뚱한 것을 몰랐거든. 자기 신랑을 표준해 가지고 사이즈를 맞췄는데 몸이 크다 보니 와이셔츠가 꽉 끼고 코트가 꽉 끼게 됐어요. 들러리를 세 사람씩 섰는데 그래 가지고 어디 가서 서 있겠어요? 그거 얼마나 기가 찬 일이예요. 와이셔츠도 배꼽이 다 드러나는 거예요. 시간은 됐는데 도망갈 수도 없고 안 입을 수도 없고, 그것을 입고 나타났을 때의 그 창피함! 그거 도망가야 되겠어요, 어떻게 해야 되겠어요? 팔을 자르지도 못하고 몸뚱이를 깎아 버릴 수도 없고, 그렇다고 거기에 참석 안 할 수도 없는 거예요.

그때 거기에 보조를 맞추려고 했던 내 모든 신상의 거북함이란 일생 동안 잊혀지지 않아요. 거기에 어울리지 못한 그 비참함을 잘 알아요. 무슨 말인지 알겠어요? 「예」 그와 마찬가지로 선생님을 만나기 위해서 남들은 고운 옷 다 꺼내 입고 그랬을 텐데 꿰맨 옷을 그냥 그대로 입고 나타난 그 마음은 얼마나 기가 차겠나 이겁니다. 그때 그걸 보니 옛날 그 친구 결혼식 때 일이 생각 나더라구요.

나라를 가졌으면 뜻을 위하고 정성을 다하는 모든 사람을 애국자의 반열에 세워 만민이 추모하는 모임의 자리를 만들어 주었을 텐데 그렇게 해주지 못하니 기가 막히다구요. 그렇기 때문에 그 모습을 보지 못하고 손으로 가리던 것이 그들 앞에 책임 못 한 책임자의 부끄러움이예요. 어떻게 바로 앉아서 밥상을 대하고 밥을 먹어요? 무슨 말인지 알겠어요? 「예」 선생님은 그런 생애를 걸어온 것입니다.

지금도 그렇습니다, 지금도. 칠십이 됐다는 생각을 꿈에도 안 해요. 지금부터 출발이다 이겁니다. 몸뚱이가 말을 안 들으면 `이놈아' 하면서 채찍질합니다. 선생님을 보면 늙은 사람 같아요, 젊은 사람 같아요? 지금도 다리를 이렇게 딱 하면 딱 붙어요. 칠십 노인이지만 말입니다. 딱 붙지요? 「예」 이런 놀음 하는 거예요. 하늘을 대신해서 가는 사나이로서 젊은이를 지도해야 할 책임을 못 해서는 안 된다 이겁니다. 그들이 어디를 가든 자기 뜻 가운데서 찬양할 수 있는 할아버지 아버지가 되어야 합니다. 책임을 못 하면 전부 거꾸로 떨어지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