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의 길을 가려 가야할 입장에 있는 인간 - [8대교재교본] 말씀선집046권 PDF전문보기

선의 길을 가려가야 할 입장에 있는 인간

아무리 훌륭한 종교를 신봉한다 할지라도 자기가 믿고 있는 종교 앞에 자기의 몸과 마음을 다 바쳐서 충성을 할 수 있는 자리가 되어 있느냐 하면 그렇지 않다는 것입니다. 그 자리를 가려 가기 위해서는 수난길을 극복해야 됩니다. 그 극복의 표준이 되는 한계점이라는 것은 그 자신이 바라는 천국만한 내용의 한계를 두고 극복하면 되겠느냐? 열만한 천국이 있으면 열만한 어려움의 환경을 극복하면 되겠느냐? 그래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열만한 천국을 바라면 열 배, 백 배의 결의와 각오를 하지 않고는 열만한 천국의 터전을 남길 수 없는 것이 우리 인생길이란 것을 여러분은 잘 알 것입니다.

하늘의 뜻을 품고 새로이 출발해야 할 그 목적 앞에 협조하는 환경이 되어 있느냐 할 때, 그 뜻 앞에 협조하는 환경을 우리는 맞이할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러면 그런 환경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 가운데 자기가 이루고자 하는 뜻을 중심삼고 협조하는 사람이 있느냐? 협조하기는커녕 도리어 나를 이용하고, 이용할 뿐만 아니라 나를 깎아 내리고, 깎아 내릴 뿐만 아니라 나의 가는 길을 막고, 막을 뿐만 아니라 나를 희생시켜서 모해하고 반박하는 무리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이 길은 아니 갈래야 아니 갈 수 없는 운명길로 알고 결의를 하고 나선 사람이 있다면, 그 결의는 열만한 천국을 바라는 결의가 아니라 백, 천, 만 배의 천국을 다짐하는 결의라야 합니다. 그런 결의를 갖지 않고는 주변 환경으로부터의 시달림을 통해서 그 결의한 것을 다 소모시키고 말게 됩니다. 열 이상의 내용을 갖추어야만 천국에 들어가지, 열 이하의 기준을 갖추게 될 때에는 천국 문 앞에서 쓰러질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두고 볼 때, 이런 입장에서 생애노정에 있어서 선을 다짐하고 선을 가려 가야 할 우리 인생길이 얼마나 고달픈가 하는 것을 여러분은 잘 알 줄 압니다.

마음으로는 모르는 사람이 없습니다. '저 사람이 좋은 사람이다'하는 그것은 누가 말하지 않아도 아는 것입니다. 벌써 하루를 지내보고 한 달을 지내보고 일년을 지내 보면 '이 동네에는 누구누구가 선한 사람이다' 하는 것은 모르는 사람이 없는 것입니다. 좋고 나쁜 것을 헤아릴 줄 모르는, 그런 판단 기준을 갖지 않은 사람이 없는 것입니다. 다 알고 있다는 것입니다. 알고 있고 다 분별할 줄 알지만 자신이 그런 자리에 나가 서겠다고 하는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다는 것입니다.

오늘날 한 마을을 두고 볼 때 그 마을에 백 집이 있으면 백 집 가운데서 '선한 사람은 저러저러한 사람이다' 하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없지만, 그 선한 사람이 간 그 길을 자진해서 혹은 그 사람보다 앞서 가겠다고 하는 사람이 몇 사람이나 되겠느냐? 알기는 알지마는, 다 분별은 할 줄 알지마는, 그렇다고 말은 할 줄 알지마는 그 선하다는 사람 앞에 선두에 서 가지고 '나는 틀림없이 갈 것이다' 하는 것을 스스로 정해 가지고 그 길을 찾아간 사람이 몇 사람이나 되겠느냐는 것입니다. 여기에서 기점을 찾아 새로이 출발하는 자리에 서기란 싸움터를 향하여 나서는 어떤 용사보다도, 어떤 영웅보다도 더 힘든 일입니다.

하나의 싸움이 있다면 그 싸움은 한때를 중심삼아 가지고 승패를 결정짓는 놀음이지만 선의 길을 가는 것은 한때만으로 승리를 결정지을 수 없다는 것을 마음은 잘 알고 있습니다. 그 선을 결정하고 판결하는 것은 한때가 아니고 일년이 아니고, 십년이 아니라 일생을 두고 가야 할 길임에 틀림없기 때문에, 누구든지 선한 것은 잘 알고 잘 판단하고 잘 분별할 줄 알고 다 바라고 있지만, 왜 이 길에 척 들어서서 책임을 져 가지고 '나는 간다'고 할 수 있는 입장이 못 되느냐?

선이 머무는 자리는 한때 가지고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선은 영원과 더불어 동반하는 것이요, 선은 현재의 역사와 더불어 동반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의 역사와 더불어 동반하는 것이요, 선은 전체와 더불어 관계를 맺는 것입니다. 이렇듯 선은 영원과 미래와 전체와 더불어 인연맺는다는 것을 생각하게 될 때, 그것은 영원한 끝까지 갔다가 돌아올 수 있는 내용이 되어야 되고, 전체와 더불어 관계를 맺으려니 전체를 넘고도 남음이 있어야 됩니다. 이런 문제를 두고 볼 때에 선이 머무는 자리는 우리가 발견할 수는 있지만, 그곳과 우리가 관계를 맺기 위해서는 생애를 걸고 가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것은 틀림없는 사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