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옥에서 제일 귀한 것 중 하나는 바늘 - [8대교재교본] 말씀선집063권 PDF전문보기

감옥에서 제일 귀한 것 중 하나는 바늘

내가 왜 이런 얘기를 하느냐 하면, 두고 보라구요. 바늘 그것 몇 푼이나 해요?1전 해요?「2원입니다」2원 해요?그것 많이 올랐구만, 그 2원을 무시해서는 안 되겠지만 십 원 대해서는 5분의 1밖에 안 된다구요. 그러니까 그것 뭐 대수롭지 않다구요. 형무소에서는 바늘을 주지 않습니다. 매일같이 유산 암모니아를 만지는데 목면옷을 입으면 아무리 새것을 입어도 사흘을 못 갑니다. 털옷은 산성에 강하기 때문에 오래 가지만 면같은 것은 아무리 새 옷이라도 사흘만 되면 쓰윽 잡아다니면 부욱 찢어집니다. 아무리 새 옷을 입더라도 일 주일, 보름을 못 갑니다. 그러니 매일같이 기워야 된다구요.

자 이거 그런데, 형무소에서 바늘 배급해 줘요?절대 안 해 줍니다. 그럼 어떻게 하느냐?자체 해결하는 거예요. 궁둥이가 나오면 체면상 안되거든요. 뭐 궁둥이 내밀고 다니면 좋지, 형무소 안에서 동맹파업을 하여 전부 다 벗고 일하자고 하여 문제를 만들어 옷을 매일 내주게 하면 좋겠다고 내가 선동을 한번 하고 싶어도 선동하면 문제가 벌어지기 때문에 그건 안 되고, 궁둥이를 내 보이고 다닐 수는 없으니까 할수없이 누덕누덕 기워야 됩니다. 기우려고 해도 바늘이 없으니 어떻게 해요. 큰일이라구요.

그래서 어떻게 하느냐 하면 젖가락 알지요?젓가락을 시멘트에 가는 거라구요. 젖가락을 뾰족하게 갈아서 쓰는 거라구요. 그걸 그냥 막 집어 넣으면 뚝 부러진다구요. 여러분 침 놓을 때도 꾹 찌르는 법이 없어요. 춤추는 것과 같이 살랑살랑 비비면서 올 사이로 너 비켜라 너 비켜라 해가지고 구멍을 싹 뚫으면 그 다음에는 침을 발라서 실을 꼬는 거예요. 꽈야지 그냥은 안 된다구요. 그렇게 실을 꽈 가지고…. 한번 째진 것은 매일같이 헤져 나가니 그것을 기울 도리가 없어요. 밤을 새워도 할수없으니 어떤 때는 이만큼씩 해 놓고 '에라 모르겠다' 하고 하나님이 보우하사 겨우 요것만 기우는 이런 판이예요. 그렇기 때문에 바늘이 얼마나 그리운지 몰라요.

자, 여자들 바늘의 가치를 모르지요?그래 할수없이, 선생님 같은 사람은 머리를 씁니다. '바늘을 내가 만들자' 그래 가지고…. 공장에 나가게 되면 레일이 있어요. 이 레일은 강철입니다. 그 다음에는 와이어 줄이 있어요. 이것을 가지고 '바늘을 만들자' 해 가지고 시멘트 바닥에 가는 거예요. 와이어가 바늘만큼 굵은 것이 있다구요. 요놈을 뽀족하게 만들어서 가마니를 묶으려면…. 선생님은 가마니 묶는 데도 선수라구요. 그걸 묶는 쇠꽃이가 있는데 그것도 강철이라구요. 레일이 이렇게(제스쳐 하시면서), 요 식으로 되어 있지요. 각이 졌지요. 그 와이어를 레일의 꺾어지는 부분에 갖다 놓고 쇠로 똑똑 두드리면 납작해집니다. 알겠어요?너무 두드리면 부러지고…. 그러니 이것도 딱 도수를 맞춰야 되는 거예요. 부러지지 않을 정도, 안 부러질 최고의 기준이 될 때까지 두드려야 돼요. 그것도 한번 가지고는 안 됩니다. 여러 번 경험이 있는 전문가가 해야 돼요. 이렇게 똑똑 두드려서 납작해지면 이것을 싹 구부려야 하는데, 그냥 뚝 구부렸다가는 부러진다구요. 그러니까 원형이 되게 하며 구부러지게 해야됩니다.

또, 필요하다면 유리를 깨뜨리는 거예요. 매 맞더라도, 기합받더라도 갈고리 집어 넣는 척하다가 비스듬히 던지면 저 공장 위에 있는 것이 떨어질 수도 있다구요. 거기에는 유리 조각도 없다구요. 유리 이게 칼이예요. 거 유리가 상당히 단단하다구요. 그것으로 면도도 하고 젖가락도 만들고 하는 거예요. 거기에는 내가 선생이라구요. 그렇게 다 살기 마련이라구요.

와이어를 싹 구부려 가지고 그 유리로 가만가만 가만가만 싹 하게 되면 달아집니다. 그렇게 해서 구멍이 싹 나게 되면 '아이구' 그 기분 참 모르는 거라구요. 구멍이 뚫어지려고 할 때 그 기분 모르는 거예요. 구멍이 뚫어졌으면 그냥 그대로 뚝 하면 부러지는 거에요. 그 다음에는 이것을 반대로 싹 구부려 가지고 이쪽도 그렇게 해야 됩니다. 이래 가지고 또 하나의 바늘과 같은 것을 만들어서 무엇으로 톡톡 두드리면 쇠가 들어가 박히지요?이놈이 들어가 박히게 되면 그 다음에는 반대로 두드려 대는 거에요. 그래 놓고 그 나머지는 잘라 버리면 바늘이 됩니다. 이 바늘이 참 멋지다구요. 그 바늘은 사회에서 만든 것보다도 크고 쓰기 좋다는 거예요. 알겠어요?

그렇게 되면 훌륭한 바늘이 되는 거예요. 그런데 그 바늘 하나 만드는 시간이 없더라는 거예요. 어디에 가서 만드느냐 이거예요. 안 그래요?그래서 이것 하나 만들어 놓게 되면 그것으로 세를 놓는 거예요. '바늘 한번 빌리는 데 미싯가루 한 봉지다' (웃음) 자 그것이 값이 나가요. 안 나가요?쩨쩨하고 형편없는 것 같지만 멋지고 신나는 놀음이예요. 아니예 요?그렇다고 해서 내가 미싯가루 팔아 먹었다는 것이 아니라구요.

그렇게 내가 바늘을 만들어 가지고, 몇 개 만들어 가지고 주기도 하고 쓰기도 했는데, 아무래도 만든 것은 녹이 쓸고 강철이라 기분이 좋지 않다구, 그런데 감옥에 가서 진짜 바늘을 아무 감방에 있는 사람이 바늘을 가지고 있다 하게 되면, 천 명이 이틀 사흘 이내에 전부 다 알아요. '아무 감방에 진짜 바늘이 있대 진짜 바늘' 하면서…. (웃음) 감방에서는 진짜 바늘을 가졌다 하게 되면 유명해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바늘 하나가 얼마나 귀한지 모릅니다. 알겠어요?부인네들은 그걸 생각하고 바늘 하나라도 귀하게 여길 줄 알아야 됩니다. 그때에는 남편보다 더 귀하다구요. 그렇다는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