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에 대해서도 모르는 것이 없다 - [8대교재교본] 말씀선집322권 PDF전문보기

음식에 대해서도 모르는 것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누가 해주는 것도…. 내가 밥을 잘 한다구요. 옛날에는 쌀을 조리로 이는 것도 나를 못 당해요. 군대에서 몇백명의 밥하는 것도 나를 못 당했어요. 이것을 놓아 놓고 하면 돼요. 쓱 놓고 흔들 흔들 흔들 하게 되면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는 거예요. 돌은 저기서 움직이지 않는데 쌀은 움직여요. 이렇게 움직여요. 그것을 그대로 한꺼번에 밥을 안치는 거예요. 돌이 들어갈 게 뭐야? 돌은 맨 밑창에 가 있는 거예요. 빨리 잘도 하는데 돌도 없어요. 돌이 없게 되어 있어요. 내 말 무슨 말이지 알겠어요?「예.」잘 하지.

반찬도 뭘 넣고 뭘 넣고 했는지, 잘못했는지 다 아는 거예요. 오만 가지 맛이 나라고 별의별 것들을 넣어서 제 맛을, 양념 맛을 다 죽여 버려요. 한국 음식은 매운 맛, 마늘 맛, 파 맛이 없어지면 안 돼요. 그것을 살리면서 화합을 해야 돼요. 그래야 사방으로 자극이 있어요. 오미자(五味子)라는 말이 있잖아요? 시금털털하지만 맛을 아는 사람은 오색가지의 맛을 다 안다는 거예요.

어저께 국이 참 맛있더라구요. 어제 국과 같이 끓였는지 맛을 좀 보자구요. 음! 같은 국이구만. 국이 맛있다는 것을 어떻게 아느냐? 설명을 쭉 하더라구요. 소고기를 보글보글 끊여 가지고 그 다음에는 기름들이 섞어지게 하는 거예요. 거기에 건더기는 받쳐 가지고 물만 내려서 만드니까 맛있다구요. 그게 맛있어요.

그래서 어저께 반찬도 많이 했지만 맛있는 국이 있기 때문에 밥을 90퍼센트 말았어요. 말아 가지고 제일 빨리 먹었어요. 물하고 먹는 게 제일 빠른 거라구요. 군대에 들어가면 밥을 빨리 먹으라고 하면, 물을 붓고 한꺼번에 마셔 버리면 3분 걸릴 것이 1분도 안 걸려요. 그런 경쟁을 할 줄 알아요. 그래서 이놈의 배통이 소화하게 하는 거예요. 그런 훈련을 하면 소화 잘 되는 거예요.

또 빠꾸도 해놨더구만. 어제께 보니까 빠꾸가 너무 물렁물렁 해요. 갈비를 쪽 빼면 그냥 그대로 그것이 쪼개지지 않고 붙어 있어야 돼요. 이게 쪼개져서 늘어지면 안 된다구요. 단단히 그냥 그대로 있어 가지고 빼 버리고 잘라 먹으면 맛있는데, 이게 너무 물러요. 너무 삶았다 이거예요. 내가 그런 것을 다 아는 사람이에요. 그렇지만 모른 척 하고 먹지요. (웃음) 정말이라구요.

팔도강산 어디서 점심을 먹어도 ‘전라도 음식을 잘 했다. 아주머니 솜씨가 몇 년 동안 해먹은 솜씨다.’ 하고 아는 거예요. 물어 보면 사실이 그래요.

또 자기 얼굴 생긴 대로 딱 하고 있어요. 뜸 뜨는 아줌마는 주먹구구식이라구요. (웃음) 암만 하더라도 자기 식으로 하는 거예요. 뭘 놓더라도, 밥 같은 것도 예술적인 것이 없어요. 아름다운 무엇이 없다는 거예요. 뚝뚝 잘라 가지고 ‘내가 맛있는 것을 했으니 먹으소!’ 이 격이라구요. 예술적인 무엇이 없다 이거예요. 재미가 없어요. 방에 들락날락 하는 것도 ‘저 재미없는 여자, 들랑거리는 것이 보기 싫다.’ 이렇게 생각하는데 할 수 없어서 말은 못 하지요. 지금 말하고 있는데, 정신차려라 그말이에요.

그렇게 보면 윤정로 아줌마는 아주 약 빠른 사람이라구요.「감사합니다.」그런 면에서 윤정로가 배울 때가 많지?「예, 많이 배우고 삽니다.」그렇지. 노래하는 것을 봐도 언제든지 내가 할 노래를 몇 가지 수첩에 기록하고 다니는 사람이라구. 그래, 안 그래?「보니까 노래를 많이 압니다.」아, 글쎄 다 기록하고 다닌다는 거야. 나도 노래를 수첩에 적어 가지고 외워 본 적이 없어요. 노래를 듣고 배웠지 내가 배워 본 적이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