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와 일족을 버리고 나선 무서운 참아버지 - [8대교재교본] 말씀선집321권 PDF전문보기

부모와 일족을 버리고 나선 무서운 참아버지

선생님이 생긴 것을 보라구요. 얼굴을 보게 되면 괜찮지만 옆으로 보면 무사예요. 무인이에요. 내가 확실히 얘기한다구요. 성격이 그래요. 내가 알아요. 내가 무서운 사람이라구요.

감옥에 있을 때 어머니가 한 달 만에 면회 와서 정성들여 만들어 온 미숫가루를 차입한 거예요. 당시 이북에 쌀이 있어요? 동네방네 사돈의 팔촌까지 찾아다니면서 나 아는 사람한테 쌀 한 숟가락씩 보태게 해서 미숫가루를 해온 거예요. 그 길이 천리길이에요. 천리가 넘지요, 서울을 통해서 흥남을 가니까.

한 달에 한 번씩 오니 쉴 새가 어디 있어요? 밤에는 울면서 지내다가…. 그렇게 천대받은 거예요. 아들을 잘못 두었다고, 어미가 책임 못 했다고 별의별 조소를 다 들은 거예요. 그래도 우리 어머니가 훌륭한 데가 있어요. 자기가 약속했으면 약속한 대로 하는 사람이에요. 그러니 어머니로서 책임지고 그렇게 하는 거예요. 거기에 동반자가 된 것이 옥세현 할머니예요.

그래서 가져온 모든 차입품을, 명주 바지 저고리를 가져오면 전부 다 죄수들한테 나눠 줬어요. 10년 세월이 됐는데 5년 이상이 됐는데도 한 번도 면회 온 적이 없는 사람이 있어요. 그 사람들이 차입품을 가지고 들어오거나 면회 온 사람 명단을 부르면 그들을 부러워하는 것을 옆에서 보지 못해요. 그런 사람들 앞에서 따뜻하게 입을 수 있고 사식을 먹을 수 있어요? 다 주는 거예요. 많은 사람이 면회 왔어도 나는 그것을 다 나눠 주는 거예요.

그러니 어머니가 얼마나 기가 막히겠어요? 한 번 와서 그런 줄 알았다가 매번 그러니까 눈물을 흘리는 거예요. 지금도 그것이 눈앞에 훤해요. 닭의 똥 같은 눈물을 흘린다는 말이 맞아요. 늴리리 동동 눈물이 떨어지는 거예요. 그러니 얼마나 기가 막히겠어요? 분하고 원통해 가지고 울면서 갈던 잇소리를 내가 지금도 잊지를 않아요.

어머니가 엉엉 우는데 내가 기합을 준 거예요. ‘나 아무개의 아들이 아니오. 그런 아들이 되기를 바란다면 여기 오지 마시오!’ 한 거예요. 얼마나 기가 차겠어요? 내가 원리를 가르쳐 주지 않았으니 알 게 뭐야? 아무것도 모르지.

자기 어미 아비를 사랑하는 아들이 안 되었어요. 어머니를 전도해서 될 것 같으면 무슨 짓이든 다 했지요. 형님이 어렸을 때부터 통하는 사람이라구요. 여러분을 사랑한 다음에 여러분이 복귀해야 돼요. 일족이 문제가 아니에요. 마을을 전부 다 하는 거예요. 반대의 길을 수습하지 않으면 갈 길이 막히기 때문에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안 돼요. 한의 길인 것을 누가 알았어요? 어머니도 모르고 다 몰랐어요. 어머니도 한을 가지고 그놈의 자식이 남한에 가서 부모한테 불효하고 배반해서 죽었다고 생각한 거예요. 형님도 그랬어요.

고향을 떠날 때 어머니 아버지, 동네 사람들이 다리를 붙들고 목을 놓고 통곡하는 것을 눈감고 뒷발로 차 버리고 나왔어요. 그것이 잊혀지지를 않아요. 성진이 어머니가 6년 동안 홀로 산 거예요. 성진이가 불쌍한 사람이라구요. 그렇기 때문에 아버지 노릇 못 했다고 하는 거예요. (녹음상태 불량으로 일부 수록하지 못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