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전판에서 돈을 따 동네 아이들을 위해 썼던 일화 - [8대교재교본] 말씀선집322권 PDF전문보기

투전판에서 돈을 따 동네 아이들을 위해 썼던 일화

그래, 동네에 가게 되면 불쌍한 사람이 많거든. 섣달 그믐날이 되면 동네의 아이들은 때때 저고리를 해 입힌다구요. 또 설날이 되면 콩강정이라고 하나, 뭐라고 하나? 엿을 만들어 가지고 강정을 만드는 거예요. 그걸 해놓고 나눠 주기도 하고 먹기도 하고 그런 거예요.

그러니까 불쌍한 동네 아이들이 많다구요. 한 동네, 두 동네, 몇 동네를 돌게 되면 뭐 1백 명이 넘어요. 그 집에서 아버지 어머니보고 뭘 해 달라고 하면 도와줄 게 뭐예요? 안 해주지요? ‘에라 모르겠다. 내가 해야지.’ 그래 가지고 아버지보고 얘기한 거예요. ‘아버지, 내가 진짜 필요한 돈이 있다면 돈을 주겠소, 안 주겠소?’ 하니까 ‘네가 필요한 돈이면 주지.’ ‘정말이오? 얼마나 줄 거요?’ ‘좋은 일이라면 뭐 집을 팔아서라도 주지.’ 그런 거예요. 그래서 그 말을 조건을 딱 잡는 거예요. ‘내가 그렇게 돈을 써도 괜찮지요?’ 해 가지고…. 소를 팔아다가 어디에 뒀는지 내가 다 알아요. 아버지가 돈을 어디에 두는지 다 알고, 어머니 돈도 어디에 있다는 것도 다 알아요. 얼마 있는 것까지 다 알고 있는 거라구요.

섣달 그믐날이 돼 오는데 말이에요…. 봄날이 되면 소를 갈아치우는 거예요. 늙으면 봄에 농사지어야 하기 때문에 겨울에 팔거든. 소를 팔아 가지고 그때 돈으로 아마 얼마인가? 옛날에 소 값이 얼마인가? 여기는 소 값이 싸지요? 한국으로 하면 250만, 3백만 원 정도 된다구요. 그런 돈을 아버지보고 ‘명절 때가 됐는데, 내가 돈이 좀 필요한데, 아버지 돈 좀 줄 거예요?’ ‘네가 정 필요하다면 주지.’ ‘아, 그래요? 아버지가 없을 때 필요하면 어떻게 해요?’ ‘빌려 써도 좋지.’ 그러면 다 되는 거예요.

없을 때 돈 보따리를 풀어 가지고 투전판에 가는 거예요. 투전 놀이를 하게 되면 아침 될 때까지 자는 거예요. 내가 그래서 투전판을 잘 안다구요. 열두 살 때 이미 이름난 도박꾼이었어요. 도박꾼 중에서도 왕초 도박꾼이었어요. 나를 천대했다가는 문제가 벌어져요. 경찰서에 그 이튿날 다 잡혀 간다구요. 가서 고발하는 거예요. 그럴 줄 알아요. 한다 하면 하는 줄 아는 거예요.

섣달 그믐날이 되게 되면 대개 화투하고 다 그러잖아요? 동네 사람들이 봄철이 되고 다 이러면 농사지을 것을 생각하니까 한때 잘 지내는 거예요. 그걸 따라다녀요. 아침나절에는 안 해요. 가서 자는 거예요. 자고 그 다음에 투전판에 가서 돈을 댔으면 말이에요, 뭐라고 할까? 개평이라는 것이 있다구요. 1천 원이 모였으면 한 50원은 일단 빼는 거예요. 그거 재미가 있다구요. 한푼도 안 하고도 하룻밤만 있으면 요즘 돈으로 몇백만원이 생긴다구요.

그러니까 그 사람들과 다 친한 거예요. 그렇지 않으면 자는 거예요. 새벽잠을 자고 마지막 판, 딱 세 판밖에 안 해요. ‘자, 돈들 얼마 벌었어?’ 이래 가지고 대 가지고 세 판을 하는데, 내가 틀림없다고 할 때는 틀림없이 이겨요.

지금도 그래요. 도박판에 가게 된다면 말이에요, 여기 곽정환이 데리고 가게 되면, 한 테이블에 1천 달러씩 놓으면 7천 달러예요. 잭폿(jackpot)이 나오게 된다면 배를 주는 거예요, 배. 7천 달러를 한꺼번에 걸라고 하는 거지요. 그게 걸려요? 안 걸리지요. 그렇게 조건을 세워 가지고 하는 거예요. 하면 틀림없이 잭폿이 나와요. 그거 무슨 말인지 알겠어요? 30분 동안 내가 정신 차리면 틀림없이, 하루에 1만 달러를 모으는 것은 문제없어요. 그런 능력이 있는 사람이라구요.

벌써 저 사람이 무엇이 나온다고 하면 틀림없이 그렇게 나와요. ‘몇 끗이 나왔구만.’ 그러는 거예요. 나는 몇 끗이 나왔다고 틀림없이 아는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어릴 때도 관상을 보고 결혼도 해주고 다 이랬다구요.

그래, 세 판만 딱 하는 거예요. 돈을 몇십배 만들어 가지고 원금은 다 갖다 돌려주고…. 알겠어요? 그 돈을 가지고는 뭘 하느냐? 엿 만드는 공장이 있다구요. 조청 알아요?「예.」그걸 독째로 사는 거예요. 그래, 몇 개월 동안 팔아먹을 것이 큰 독에 들어가 있는 거예요. 그걸 사는 거예요. 사 가지고 밀가루를 깔아 가지고 보자기에 싸면 묻지 않거든. 이렇게 해서 지고 나와 가지고 갖다가 보관하는 거예요.

보관하는 데는 겨울이니까 말이에요, 어떻게 보관하느냐? 평안도 같은 데는 이런 나무를 나뭇가지를 쳐 가지고 더미를 집채같이 크게 만든다구요.

거기에다가 한 다리를 빼놓고 거기에다가 재두면 겨울이니까 녹기를 하나, 어떻게 되나? 그렇게 놓아두고 너희들 먹고 싶은 대로 나눠 준다고 하는 거예요. 이래 놓고 자기들이 먹고 싶다고 하면 까 가지고 싸서 나눠 주는 거예요. 그렇게 꽂아 놓으면 밖에까지 아무도 몰라요. 그러니 누가 그걸 먹기를 하겠어요, 뭘 하겠어요? 그래 가지고 그 갱엿을 아이들이 먹고 싶다고 하면 나눠 주는 거예요.

그 다음에는 구경도 시켜 주는 거예요. 고을에 가면 극장통이 있다구요. 한 20리 가야 극장이 있어요. 거기를 데리고 다니면서 이래 가지고 구경을 시켜 주는 거예요. 전부 남들은 좋아 가지고 설을 쇠는데, 이 사람들을 대해 가지고 하면 새해 운세를 풀이해 주는 거예요.

그러니까 어머니 아버지는 그럴까 봐 큰일났다고 그러지요. 집에 떡을 해도 나 먹으라고 해놓게 되면 하루밖에 안 가요. 다 나눠 주는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