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이 안 해본 것이 없어 - [8대교재교본] 말씀선집369권 PDF전문보기

선생님이 안 해본 것이 없어

이런 걸 보게 될 때, 새들도 그렇게 많이 잡고 다 그랬어요. 내가 안 해본 것이 없어요. 족제비 사냥을 다니면 하룻밤에 백 리 길을 가요. 몇 동네를 거쳐가는 거예요. 족제비가 참…. 밤이 되면 눈 오는 날에는 쥐들도 먹이를 찾아 나서는 거예요. 눈이 쌓이면 먹기가 힘들거든. 그러니까 눈 내리기 시작하면 가서 배를 채우기 위해서, 어디든 멀리 가서 먹을 것이 있는 것을 알거든 거기에 가는 거예요. 먹이를 찾아서 이웃 동네도 가는 거예요.

그러면 쥐 발자국을 따라서 족제비가 이동하거든. 그거 보게 되면 안 다닌 데가 없지요. 길을 가로지르는 수통 구멍으로 안 나가나, 밤새껏 돌아다니는 거예요. 돌아다니면 이 마을에서 저 마을, 몇 개 마을을 거치는 거예요. 큰 놈은 다섯, 여섯 개 마을을 거쳐요. 몇십 리예요. 20리 이상의 동네까지도 자기 활동무대예요. 그렇게 먹고 살기가 힘들어요.

노라리(심심풀이로 놀이삼아 하는 일)해서 먹고 살겠다는 사람은 동물 앞에 배워야지요. 족제비 새끼같이 훈련시키면 왜 굶어죽어요? 그렇게 돌아다니게 되면 몇 동네를 가 가지고, 오리, 십리, 시오리의 동네를 다 가 가지고 밤새껏 다녔으니 아침이 되면 밥 얻어먹기 위해서 들어가는 거예요. 어떻게? 제일 맛있는 것이 뭐냐 하면, 김칫독에 있는 배추하고 무예요. 배고플 때는 그게 제일 빨라요.

그래 가지고 네다섯 명이 앉아 가지고 남의 김칫독을 열어 가지고 맛있는 것을 다 빼먹고 속을 다 빼먹어요. 실컷 먹는 거예요. 동네 아주머니가 와도 보통이에요. ‘아주머니가 자고 있기 때문에 밥 이야기를 할 수 없어 김치라도 먹어야 될 거 아니오? 사냥 다니는 사람은 도둑질은 보통 하는 거 아니오? 도둑놈을 잡으러 다니는 양반이, 족제비가 주인한테 인사하고 집어먹소? 마찬가지로 다 그러니까 져다가 팔지 않은 것을 고맙게 생각하소.’ 하는 거예요. 아주머니가 들어오면 아주머니한테 밥을 달라고 해서 비위를 부리는 거예요.

그러고 나서는 쓰윽 여름 절기에 한번 찾아가 보는 거지요. 요전번 겨울에 와서 내가 족제비 사냥을 하다가 아주머니를 만났을 때 대접을 잘 받았기 때문에 지나가다가 동네에서 먹을 것이라도 사 가지고…. 오늘이 섣달 그믐날이지요? 그래서 대보름이 되기 전에 좋은 것을 해 가지고 쓱 찾아가서 친구 하는 거예요. 아주머니들하고, 그 동네 사람들하고 친구하면 다음에 사냥을 갈 때는…. 요즘에는 전화가 있어서 얼마나 좋아요? ‘갑니다.’ 하면 전부 다 될 텐데, 전화가 없어서 그렇지 말이에요. 그래서 친구가 되는 거예요. 아주머니가 친구 되는 거예요.

교주이기 때문에 이러고 있지, 왜 그냥 세월을 보내요? 동네에 무엇이 있는지, 도적질하는 사람의 그 안방에 무엇이 있고, 놀아먹고 사는 사람의 집에는 무엇이 있고, 별의별 사람이 다 많잖아요? 뒤져 가지고 훤하게 알고 살아야지요. 그렇기 때문에 내가 도박도 다 배웠어요.

설날이 된다면 동네에 불쌍한 사람들이 많거든. 벌써 6개월 전부터 준비해요. 조청을 알아요?「예.」조청이 뭐예요?「엿입니다.」엿 따먹는, 그것이 엿 치기예요. 엿 친다고 그래요. 엿 치기 전에 그것을 큰 독에다 넣어서 손을 들이 넣어서 쑥 잡아서 펴면 다섯 손가락에 줄줄이 달려 나오는 거예요. 그것을 잡아 가지고 이렇게 먹고 너도 먹고 다 이럴 수 있는 거예요. (웃음)

주인 모르게 들어가서 해놓고 뚜껑 열고 마음대로 먹게 되면, 앉아 가지고 한바탕 먹더라도, 암만 먹더라도 많이 못 먹어요. 한 바리를 못 먹는다구요. 몇 바리가 어떻게 됐는지 주인이 알 게 뭐야? 그 다음에는 ‘어제 저녁에 고양이 같은 도적놈 몇 명이 동네에서 들어간 것을 아는데 그걸 아느냐?’ ‘모른다.’ ‘가 보라.’ 가 보라고 해서 가서 봐서 알 게 뭐예요? 독에 있는 것을 재나? ‘뭐 안 들어왔더랬는데?’ ‘그래요. 그러면 다음에 또 그런 일이 생길 텐데 언제나 그랬다가는 독이 다 없어집니다.’ 없어지면 내가 한 줄 알아요.

(녹음이 잠시 중단됨) 엿을 칠 때 맛이 시든가 짜든가 달라요. 맛을 보고는 ‘좋지 않은 것을 쳐다 팔기 때문에 엿 사지 말라고 광고한다.’ 그래요. (웃음)

키다리 문 장로가 있잖아요? 그 어머니도 그렇지만 문 장로가 욕심이 많아요. 욕심이 많다구요. 내 삼촌어머니(작은어머니)도 욕심이 많고, 문 장로도 욕심이 많다구요. 그래서 삼촌어머니를 놀려먹지요. 그래도 그 삼촌어머니는 조상이 선해서 그런지 통해요. 조카 가운데 나 이상 훌륭한 조카가 없다고 자기 아들딸은 공부 안 시켰더라도 내가 방학 때 오게 되면 반드시 학비 차비를 해주곤 했어요. 그래서 그 삼촌어머니의 공으로 내가 이렇게 되었는지 모르겠지만 말이에요. (웃으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