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유년시절의 활동 반경 - [8대교재교본] 말씀선집378권 PDF전문보기

선생님 유년시절의 활동 반경

우리 동네가 참 재미있는 동네예요. 꿩도 많고 새들도 많고 말이에요. 철새들이 많이 오거든. 그래 가지고 봄만 되면 내가 집에 안 있었어요. 아침에 새벽같이 나와 가지고 밥은 밤에 가서 주면 먹고 안 주면…. 늦게 들어가서 밥 달라고 하면 쿠사레(くされ)를 맞거든. 있는 대로 주워 먹고 자고 다 그랬거든. 그랬기 때문에 인상이 깊지요.

우리 집만 해도 그 집이 네 마구리의 집이에요. 그 집하고, 아래에 사랑채가 있고, 소 기르는 집, 그 네 마구리가 전부 다 기와집이었어요. 겨울에는 춥거든. 사랑채하고 본채는 기왓장을 벗기고 이엉을 이어 놨어요.

「지금까지는 그것을 몰랐는데 제가 이번에 가서 느낀 것은, 정주를 전체적으로 지도를 크게 그려서 거기다가 아버님께서 고기 잡으신 곳, 아버님께서 뭘 하시던 곳, 이것을 전부 표시해서 만들려고 합니다.」거기에서 조금 가면 이창렬 어머니의 동네가 있는데 그 동네까지 내가 다 다녔다구요. 20리 길이에요. 우리 걸음이 빠르거든. 빠르니 매일같이 출근해 가지고 그 바다에서….

큰 바다가 흐르잖아요? 거기에 물이 들어오는 데가 있거든. 벌판을 끼고 들어오는 거예요. 절수라 해 가지고 말이에요. 이걸 다 막았기 때문에 물이 안 흐르거든. 그러니까 거기가 저수지와 같이 되었으니 가물치, 메기, 붕어, 고기가 우글우글하다구요. 그러니까 거기에 가서 낚시질을 하나 뭘 하나 매일같이 하니 훤하지.

또 철이 되면, 겨울이 지나고 봄이 되면 오리들, 작은 게 있다구요. 오리보다 더 작아요. 조그마한 게 예쁜 거예요. 철이 되면 아예 하늘이 안 보이게 날아오곤 했다구요. 그래서 치코를 내가 놓는데, 치코를 줄을 달아서 놓는 것이 아니에요. 논에 가게 되면 벼를 벤 그루터기가 있어요. 그 그루터기를 잡아 빼게 되면 이렇게 흙이 붙어요. 세 발에서 두 발 반만 해 놔 가지고 논두렁에다 이렇게 놓고 하나 딱 해놓고 논두렁을 막아 놓으면 이걸 타고 넘어야 돼요. 타고 넘어가려면 이 옆에 갈 때는 주의하거든. 치코를 이렇게 놓는 거예요. 좌우 편에 몇 개를 해놓으면, 치코를 세 개 놓으면 세 마리가 다 걸려요. 가면 몇백 개를 놓으면 나가게 되면 한 짐 꿰어 가지고 들어오지요. 오리고기가 얼마나 맛있는지 몰라요.

그렇게 잡던 것, 철 때에 새들, 고기들 뭐…. 내가 못 하는 것이 없지요. 가을이 되면 참게 사냥을 하는 거예요. 가을 장마가 나면 저 산골에 있던 게들도 바닷물이 있는데, 양계 합수되는 데까지 흘러가야 된다구요. 가 가지고 짠물을 먹어야 새끼를 쳐요. 거기서 새끼를 쳐 가지고 낳아 놓으면 거기서부터 한 달, 두 달이 되면 비가 오게 된다면, 비가 많이 오면 못 올라오지만, 비가 오게 된다면 강가로 수많은 이런 게들이 올라오는 거예요. 그것이 올라와서 논을 헤쳐 가지고 못이나 물이 있는 데 들어가서 일년만 되면 또 크는 거예요.

그러니까 장마가 나 가지고 게가 내려가면 그물을 치는 거예요. 그물을 치면 큰 독…. 평안도에 가면 쌀독이 이렇게 커요. 박상권 같은 사람 두 사람 세 사람이 들어가 앉아도 안 보이지. 그 독으로 하나씩 잡아요, 몇천 마리.「그런 것을 전부 표시해 놓으면 사람들이 그것을 생각하면서 보거든요.」내가 그거 하던 활동 반경이 얼마나 멀다구요? 한 반년 돌아다녀야 그거 전부 다 볼 거라구요. (웃음)